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UNAM)에서 붓으로 만나는 한글… 서예와 한국화로 마음을 잇다
- 한글날 기념 워크숍서 한국어 학습자 40명 참여… 세종대왕에게 보내는 공동편지와 사군자 난 그리기 체험 -

<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 산하 국립언어통번역학교 공식 웹사이트에 실린 현장 사진 – 출처: 국립언어통번역학교 공식 웹사이트 >
멕시코를 대표하는 명문 대학 중 하나인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UNAM) 산하 국립언어통번역학교(ENALLT)에서 한글날을 기념해 한글 서예와 한국화로 한국문화를 경험하는 특별한 수업이 열렸다.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붓과 먹으로 한글을 쓰고 사군자 가운데 하나인 난을 직접 그리며 한국의 문자와 전통예술을 만났다. 특히 학생들이 각자 한글로 글을 써서 하나의 공동편지를 완성하는 활동은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멕시코에서 글과 그림으로 마음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위한 이번 한국문화 체험은 에날트(ENALLT, Escuela Nacional de Lenguas, Lingüística y Traducción)의 최희정(Choi Hee Jung) 한국어 교수와 박영진(Park Youngjin) 한국어 교수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주관했다. 멕시코에서 작가로 활동하며 한글문화원 조성빈(Cho Sung Bin) 원장이 실습 지도를 맡았으며, 주멕시코 한국문화원(Centro Cultural Coreano en México)과 멕시코 한글문화원(Centro Cultural de Lenguaje Coreano en México)이 체험에 필요한 재료를 지원했다.
이번 수업은 한글과 한국화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조성빈 강사는 한국화에서 그림의 모양뿐 아니라 붓의 움직임과 선, 여백이 중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어 매화·난·국화·대나무로 이루어진 사군자를 소개하며, 옛사람들이 식물의 모습에서 어려움을 견디는 힘과 고요한 품격, 깨끗한 마음, 곧은 절개와 같은 덕목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사군자는 단순히 식물을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자연을 통해 사람의 마음과 성품을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먼저 신문지 위에서 붓을 움직이는 연습을 했다. 점과 짧은 선, 긴 선, 굵은 선과 가는 선을 차례로 그리며 붓을 쥐는 방법과 힘을 조절하는 법을 익혔다. 먹과 물을 흡수하는 화선지는 붓의 움직임에 따라 선의 굵기와 모양이 달라진다. 평소 펜으로 글씨를 쓰는 데 익숙한 학생들에게 전통 붓은 낯선 도구였지만, 한 획씩 그으며 새로운 표현 방식을 배워나갔다.
이어 한글 쓰기 활동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한글’, ‘한국’, ‘사랑’, ‘마음’, ‘친구’ 등의 단어를 붓으로 써보며 한글의 구조와 아름다움을 경험했다. 조 강사는 세종대왕이 백성들이 쉽게 읽고 쓸 수 있도록 만든 문자가 한글이라는 점을 소개하며, 글씨를 잘 쓰는 것보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담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업의 중요한 순서는 세종대왕에게 보내는 공동편지 만들기였다. 한국어 학생들은 각자 맡은 문장을 한지에 붓으로 써서 하나의 편지를 완성했다. 여러 사람의 글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이루자 학생들은 공동작품을 함께 살펴보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조 강사는 한 사람의 단어들이 모여 40명의 마음을 담은 편지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화 활동으로 한글이 한국과 멕시코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후반부에는 한국화의 사군자 가운데 난을 직접 그리는 실습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조 강사의 시범을 보며 붓을 눌렀다가 들어 올리는 동작으로 잎을 표현하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선을 뻗어 난의 균형을 잡는 방법을 배웠다. 가늘고 긴 잎과 작은 꽃을 몇 개의 선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붓의 힘과 속도, 먹의 농담을 조절하며 한국화의 특징을 경험했다. 완성된 그림 옆에는 각자의 한국어 이름을 적었으며, 멕시코와 한국의 문화의 연결의 의미로 작품마지막으로 작가의 낙관을 찍어 마무리했다.
행사를 공동 기획한 최희정 교수는 이번 수업이 기존의 서예 체험에서 한국화까지 확장됐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최 교수는 “기존에는 서예만 했는데 전문 화가를 모셔 그림까지 그리게 돼 더 확장된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이런 문화 경험을 통해 한국어와 더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영진 교수 역시 붓을 통해 한국문화와 교감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주목했다. 박 교수는 “붓끝으로 어설프지만 나만의 난의 은은한 향을 담아내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과 한글의 선을 그리며 한국 문화와 깊이 교감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두 교수의 말에는 언어를 가르치는 데서 나아가 학생들이 직접 쓰고 그리는 경험을 통해 한국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이번 행사의 현장은 국립언어통번역학교 공식 웹사이트에도 소개됐다. 2026년 10월 5일 관련 기사를 게재한 미겔 앙헬 소리아노(Miguel Ángel Soriano) 기자는 학생들이 한글로 이름을 쓰고 붓과 먹을 다루며 한국문화에 다가가는 과정을 기록했다. 행사 당일 현장에서 학생들의 활동과 소감을 세심하게 취재하고 이를 대학 공동체에 전한 소리아노 기자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현지 대학 매체가 한국문화 체험의 의미를 소개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행사는 멕시코 사회와 한국문화를 연결하는 기회가 됐다.
이번 한글날을 기념한 수업은 한글을 배우는 데서 출발해 전통예술을 직접 경험하고 공동작품으로 마음을 나누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은 붓으로 글씨를 쓰고 난을 그리며 결과물의 완성도보다 직접 시도하고 경험하는 과정의 가치를 배웠다. 한글 서예와 한국화는 서로 다른 활동처럼 보이지만, 붓끝의 움직임으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언어 학습을 넘어 전통예술 체험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워크숍은 교수진과 작가, 문화기관이 함께 만들어낸 문화 교류의 장이 됐다. 학생들이 직접 쓴 한글과 그린 난이 한국에서 배운 문화를 오래 기억하게 하는 소중한 작품으로 남고, 한국과 멕시코를 잇는 또 하나의 다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붓으로 한글 쓰기, 난 그리기 체험 과정 – 출처: 통신원 촬영 >


< 수업을 들은 학생들과 단체 사진 - 출처: 통신원 촬영 >

<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 엠미누엘 아시아언어학과장(좌), 조성빈 작가 (우) - 출처: 통신원 촬영 >

<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 박영진 한국어 교수(좌), 조성빈 작가(가운데),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 최희정 한국어 교수(우) - 출처: 통신원 촬영 >

< 세종대왕님께 보내는 편지를 전시한 게시판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 이번 한국문화 체험하는 모습을 기사로 작성한 소리아노 기자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UNAM) 산하 국립언어통번역학교(ENALLT) 공식 웹사이트,
https://enallt.unam.mx/informa/dia-del-hangul-en-la-enallt-aprender-entre-tinta-y-pince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