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이 이엔엠(CJ ENM)·사우디 엠비시(MBC) 그룹, 중동 케이 콘텐츠 유통 확대… 현지 시청자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 엠비시(MBC) 샤히드에 티빙 브랜드관 론칭… 아랍어 현지화와 한국 동시 공개 추진, 시청자들은 전용 채널과 원어 시청 등 다양한 요구 -

< 밉컴 칸 2026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김도현 시제이 이엔엠 콘텐츠유통사업부장과 타레크 알이브라힘 엠비시 그룹 콘텐츠 디렉터 – 출처: 엠비시 그룹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mbcgroup) >
한국 콘텐츠의 중동 진출이 현지 미디어 플랫폼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의 콘텐츠 기업 시제이 이엔엠(CJ ENM)과 사우디아라비아를 기반으로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엠비시(MBC) 그룹이 장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한국 드라마의 현지 유통망 확대에 관심이 쏠린다. 엠비시 그룹은 한국의 방송사 ≪엠비시(MBC)≫와는 별개의 미디어 기업이다. 특히 이번 협약을 알린 엠비시 그룹의 공식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는 한국 콘텐츠 전용 채널에 대한 기대와 아랍어 더빙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나타나 눈길을 끈다.
현지 OTT에 티빙 브랜드관… 한국 콘텐츠 유통망 확대
시제이 이엔엠은 지난 10월 13일 프랑스 칸(Cannes)에서 열린 국제 콘텐츠 마켓 ‘밉컴 칸(MIPCOM Cannes) 2026’에서 엠비시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4일 발표했다. 협력의 핵심은 엠비시 그룹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엠비시(MBC) 샤히드(Shahid)’에 티빙(TVING) 브랜드관을 개설하는 것이다. 중동·북아프리카 24개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샤히드를 통해 시제이 이엔엠과 티빙 오리지널, 국내 주요 제작사의 한국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시제이 이엔엠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티빙 브랜드관에는 2026년 신작 13편 이상과 기존 콘텐츠 라이브러리 20편 이상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최애의 사원>, <은밀한 감사>, <우주를 줄게> 등을 비롯해 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 <판사 이한영> 등이 라인업에 포함된다. 일부 작품에는 아랍어 자막과 더빙을 제공하며, 최신 드라마는 한국 공개 시점에 맞춰 샤히드에서도 동시 공개할 계획이다. OTT뿐 아니라 엠비시 그룹의 방송 채널 ≪엠비시4(MBC4)≫를 통한 콘텐츠 유통도 추진한다. 다만 구체적인 방송 편성 일정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은 개별 작품의 판권 판매를 넘어 현지 플랫폼과 방송 채널을 함께 활용해 한국 콘텐츠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청자가 여러 서비스를 오가며 작품을 찾아야 하는 수고를 줄이고, 한국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과 현지의 공개 시차를 줄이는 전략은 최신 작품을 기다리는 시청자의 수요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용 채널 기대부터 더빙 반대까지… 엇갈리는 시청자 반응
실제 이용자들의 반응은 플랫폼 확대가 어떤 기대와 과제를 마주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엠비시 그룹의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한국 드라마와 음악, 애니메이션을 위한 한국 채널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댓글과 한국 드라마 전용 채널을 희망하는 의견이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한국 콘텐츠 전용 채널을 인도 영화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채널과 비교하기도 했다. 이는 일부 시청자가 개별 작품의 공급을 넘어 한국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공간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엠비시 그룹의 시제이 이엔엠 파트너십 발표 게시물에 달린 이용자 댓글 - 출처: 엠비시 그룹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mbcgroup) >
반면 아랍어 더빙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나타났다. 일부 이용자는 아랍어 더빙을 요청했지만, 다른 이용자들은 “제발 아랍어로 더빙하지 말아 달라” “더빙 없이 자막만 달아 달라”는 댓글을 남겼다. 한 이용자는 “한국어로 듣는 배우들의 목소리가 좋았다. 차라리 우리가 그들의 언어를 배우자”며 원어 시청을 선호한다는 뜻을 밝혔다. 콘텐츠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지화하는 동시에 원어 시청을 원하는 이용자의 선택권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자막과 더빙을 함께 제공하고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은 이러한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공식 유통 경로에 대한 기대도 눈에 띈다. 한 이용자는 “샤히드에 ≪티브이엔(tvN)≫ 프로그램을 올려 달라. 콘텐츠를 훔쳐 오는 외국 사이트를 뒤지느라 지쳤다”는 댓글을 남겼다. 티빙 오리지널 <스터디그룹>을 샤히드에서 보고 싶다는 요청도 있었다. 이는 공식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접근성이 시청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반대로 정식 공급 이후 기존에 이용하던 사이트에서 작품이 삭제될 것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이러한 댓글은 게시물에 참여한 일부 이용자의 의견으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전체의 시청 행태나 불법 스트리밍 규모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
또 다른 이용자는 “반대로 아랍 프로그램을 한국어로 번역하거나 더빙해 한국에 소개하는 플랫폼은 왜 없나. 적어도 아랍 세계를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남겼다. 이번 협약은 한국 콘텐츠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 댓글은 문화교류가 한 방향에 머물지 않고 상호적인 콘텐츠 교류로 확장될 가능성도 생각하게 한다. 한국 드라마의 해외 진출뿐 아니라 아랍권의 드라마와 영화가 한국 시청자에게 소개될 기회가 확대된다면 양 지역의 문화적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콘텐츠 수출 넘어 현지화 전략으로… 장기적 문화교류 가능성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도 이번 파트너십을 보도하며 양사가 기존 콘텐츠 공급 관계를 장기적인 협력으로 확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한국 콘텐츠의 해외 진출이 작품별 수출을 넘어 현지 미디어 기업과 플랫폼을 활용하는 지속적인 유통 모델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우디 현지 언론도 이번 협약을 보도했다. 리야드에 본사를 둔 아랍어 일간지 ≪알리야드(الرياض)≫는 10월 14일 문화면 기사에서 타레크 알이브라힘(Tareq Alibrahim) 엠비시 그룹 콘텐츠 총괄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엠비시 그룹이 35년 넘게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시청자와 관계를 쌓아 왔다고 설명하며, 이번 협력이 엠비시를 세계 콘텐츠와 아랍 시청자를 잇는 관문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약의 성과는 앞으로 실제 공급 작품 수와 시청 실적, 현지 이용자의 반응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랍어 현지화와 한국 동시 공개가 시청자 유입으로 이어질지, 원어 시청과 더빙을 둘러싼 다양한 선호를 어떻게 반영할지도 주요 과제다. 그럼에도 한국 콘텐츠 기업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미디어 그룹이 협력해 유통망을 확대했다는 점은 중동 시장 진출 전략의 변화를 보여준다. 한국 콘텐츠가 현지 시청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동시에, 양 지역의 콘텐츠가 서로의 시장에서 소개되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엠비시(MBC) 그룹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mbcgroup),
https://www.instagram.com/p/DebryCXjdaN/?img_index=2
- ≪버라이어티(Variety)≫ (2026. 10. 13). CJ ENM, MBC Group Enter Long-Term Pact to Expand Korean Entertainment Across West Asia, North Africa, a ‘Natural Next Step’ (EXCLUSIVE),
https://variety.com/2026/tv/global/cj-enm-mbc-group-expand-partnership-mipcom-1236909790/
- ≪코리아중앙데일리(Korea JoongAng Daily)≫ (2026. 10. 14). Tving to bring Korean dramas to Middle East, North Africa,
https://www.koreajoongangdaily.com/entertainment/tving-to-bring-korean-dramas-to-middle-east-north-africa/12919589
- ≪알리야드(الرياض)≫ (2026.10.14). مجموعة MBC و CJ ENM الكورية تبرمان اتفاقية المحتوى الترفيهي,
https://www.alriyadh.com/2210788
- ≪시제이 이엔앰(CJ ENM)≫ (2026. 10. 14). CJ ENM and MBC GROUP Enter Long-Term Strategic Partnership to Expand Korean Entertainment Across MENA,
https://www.cjenm.com/en/news/cj-enm-and-mbc-group-enter-longterm-strategic-partnership-to-expand-korean-entertainment-across-m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