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9월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순위로 본 한국 콘텐츠
- <스캔들> 1위, <대환장 기안장 시즌2>와 <피지컬: 100> 해외판까지 순위권 진입 -
2026년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싱가포르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톱 10에는 한국과 연결된 콘텐츠 4편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제작 시리즈 <스캔들(The Scandal)>이 1위를 차지했고, 한국 예능 <대환장 기안장 시즌2(Kian’s Bizarre B&B: Season 2)>가 6위에 올랐다. 여기에 한국 예능 <피지컬: 100(Physical: 100)>에서 출발한 해외 현지판 <피지컬: 100 멕시코(Physical 100: Mexico)>와 <피지컬: 100 이탈리아(Physical 100: Italy)>가 각각 7위와 8위를 기록했다.
이번 순위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뿐 아니라 한국 예능 포맷을 현지화한 해외판까지 동시에 톱 10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와 예능을 그대로 해외에 선보이는 방식에 더해, 한국에서 만들어진 콘텐츠 형식이 다른 국가에서 새롭게 제작돼 다시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소비되는 흐름을 한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26년 9월 싱가포르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Top 10

< 2026년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싱가포르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톱 10 - 출처: 넷플릭스 투둠 웹사이트 >
1위에 오른 <스캔들>은 손예진, 지창욱, 나나가 출연하는 한국 시리즈다. 넷플릭스는 이 작품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시리즈로 소개하고 있으며, 정지우 감독과 김재중 작가가 참여했다. 작품은 9월 18일 공개된 뒤 해당 주간 싱가포르 TV 프로그램 순위 정상에 올랐다.

< ‘스캔들’ 포스터 - 출처: 넷플릭스 웹사이트 >
<스캔들>은 공개 시점이 9월 18일이었던 만큼 9월 21~27일 순위는 공개 직후의 반응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정 한 주의 1위가 장기간의 인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개 직후 싱가포르에서 빠르게 상위권에 진입했다는 점은 한국 드라마에 대한 현지 접근성과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6위에 오른 <대환장 기안장 시즌2> 역시 한국 제작 콘텐츠다. 넷플릭스 공식 소개에 따르면 시즌 2에는 기안84를 비롯해 김연경, 이준호, 카즈하 등이 출연하며, 9월 22일 공개됐다. 넷플릭스는 해당 프로그램을 한국 작품이자 한국 예능으로 분류하고 있다.

< ‘대환장 기안장 시즌 2’ 트레일러 캡처 - 출처: 넷플릭스 웹사이트 >
<대환장 기안장>은 첫 시즌에서도 싱가포르와 인연이 있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시즌1은 공개 당시 비영어권 TV 시리즈 글로벌 순위 6위에 올랐고, 한국뿐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여러 국가에서 톱 10에 진입했다. 시즌2가 공개 직후 다시 싱가포르 주간 순위에 포함된 것은 첫 시즌에서 형성된 해외 시청층이 후속 시즌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주간 순위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피지컬: 100>의 해외판이다. 7위 <피지컬: 100 멕시코>와 8위 <피지컬: 100 이탈리아>는 한국에서 제작된 작품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피지컬: 100>의 형식을 각 국가에 맞게 제작한 현지판이다.
넷플릭스는 <피지컬: 100 이탈리아>를 한국 <피지컬: 100>의 이탈리아 현지판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100명의 참가자가 여러 신체 능력 대결을 거쳐 최후의 1인을 가리는 기본 형식을 유지한다. 이탈리아판은 현지 제작사 엔데몰 샤인 이탈리아(Endemol Shine Italy)가 제작해 9월 11일부터 공개됐다.
<피지컬: 100 멕시코> 역시 100명의 참가자가 신체 능력을 겨루는 경쟁 예능으로 제작됐으며, 넷플릭스는 제작 국가를 멕시코로 명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9월 16일 공개됐다.
이 때문에 이번 싱가포르 차트에서는 ‘한국 콘텐츠가 몇 편 들어갔는가’만 세는 것보다 구분해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스캔들>과 <대환장 기안장 시즌2>는 한국에서 직접 제작된 콘텐츠지만, <피지컬: 100 멕시코>와 <피지컬: 100 이탈리아>는 각각 멕시코와 이탈리아에서 제작됐다. 대신 이 두 작품은 한국에서 개발한 콘텐츠 포맷이 해외에서 현지 제작물로 확장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 콘텐츠의 해외 진출이 완성된 작품을 수출하거나 자막과 더빙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프로그램의 기본 형식 자체가 다른 국가에서 다시 제작되는 방식으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7위와 8위에 각각 멕시코판과 이탈리아판이 연이어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흥미롭다. 싱가포르 시청자가 한국 원작을 직접 보는 것뿐 아니라, 한국에서 시작된 포맷을 다른 문화권에서 재해석한 콘텐츠도 함께 소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나의 한국 예능 포맷이 멕시코와 이탈리아에서 각각 제작된 뒤 다시 싱가포르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구조는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환경에서 나타나는 문화콘텐츠 유통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전체 순위를 보면 아시아권 콘텐츠의 존재감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작품뿐 아니라 중국과 일 본, 대만 등 다양한 국가의 콘텐츠가 함께 상위권에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이번 순위를 한국 콘텐츠만의 독주로 해석하기보다는 싱가포르 넷플릭스에서 다양한 국가의 콘텐츠가 함께 소비되는 가운데 한국 제작물과 한국에서 출발한 포맷이 동시에 존재감을 보인 한 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또한 넷플릭스의 국가별 톱 10은 특정 기간 동안 해당 플랫폼 안에서 나타난 시청 흐름을 보여주는 자료다. 한 주의 순위만으로 싱가포르 전체 시청자의 콘텐츠 선호도나 한국 콘텐츠의 시장점유율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작품 공개 시점이나 신규 에피소드 공개 여부 등에 따라 주간 순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차트는 한국 콘텐츠의 해외 확산 방식을 조금 다르게 살펴볼 수 있는 사례다. <스캔들>과 <대환장 기안장 시즌2>처럼 한국에서 만든 드라마와 예능이 직접 소비되는 동시에, <피지컬: 100>이라는 한국 예능 포맷을 바탕으로 제작된 멕시코판과 이탈리아판도 싱가포르 시청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한국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이야기할 때 이제는 어떤 작품이 어느 국가에서 몇 위를 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시작한 콘텐츠의 형식과 제작 방식이 다른 문화권으로 얼마나 확장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9월 마지막 주 싱가포르 넷플릭스 톱 10은 완성된 한국 콘텐츠와 해외에서 현지화된 한국 포맷이 같은 차트 안에서 동시에 소비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넷플릭스 투둠(Netflix Tudum) 웹사이트,
https://www.netflix.com/tudum/top10/singapore/tv
- 넷플릭스(Netflix) 웹사이트,
https://about.netflix.com/en/news/the-scandal-premieres-september-18
https://www.netflix.com/sg/title/8190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