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Mexico City)의 거리에서 한국인 청년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시작하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발걸음을 멈춘다. 흘러나오는 노래는 케이팝이 아니다. 멕시코인들의 기억 속에 깊이 자리한 호세 호세(José José), 후안 가브리엘(Juan Gabriel), 페드로 인판테(Pedro Infante)의 명곡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가수 준(Jjun)은 멕시코 음악을 스페인어로 노래하며 현지에서 ‘엘 프린시페 데 라 까예(El Príncipe de la Calle·거리의 왕자)’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고 있다.
준이 멕시코 음악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친구를 통해 접한 호세 호세(José José)의 음악이었다. 멕시코에 오기 전부터 스페인어와 멕시코 음악에 관심을 가졌고, 멕시코에 정착한 뒤에는 본격적으로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2019년부터 그가 <엘 트리스테(El Triste)> 등 호세 호세의 곡을 부르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후 소셜미디어와 거리 공연을 통해 인지도를 넓혔다.
준의 활동을 상징하는 공간은 멕시코시티 역사 지구다. 그는 거리에서 호세 호세의 <가빌란 오 팔로마(Gavilán o Paloma)>, <알모하다(Almohada)> 등을 비롯해 후안 가브리엘과 페드로 인판테의 곡을 부르며 시민과 관광객을 만났다. 2024년 멕시코 매체 ≪엔마스(N+)≫는 그의 거리 공연을 소개하면서 당시 틱톡 팔로워가 11만 8천 명을 넘었다고 보도했고, 거리에서 노래하는 그의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고 전했다.
준의 특징은 단순히 멕시코 노래를 따라 부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지 언론들은 그의 스페인어 발음과 호세 호세(José José)를 연상시키는 창법, 노래에 담긴 감정 표현에 주목했다. 2024년 멕시코 매체 ≪엘 임파르시알(El Imparcial)≫과 ≪밀레니오(Milenio)≫ 역시 그가 호세 호세의 곡을 부르며 멕시코 대중의 관심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의 활동은 멕시코시티에만 머물지 않는다. 2026년 7월 베라크루스(Veracruz)주 할라파(Xalapa)의 플라사 레르도(Plaza Lerdo)에서는 멕시코의 대표적인 음악 그룹인 라 소노라 산타네라(La Sonora Santanera)의 공연에 앞서 무대에 올라 호세 호세의 대표곡을 선보였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관객들은 그의 공연을 지켜보며 함께 노래하고 영상을 촬영했다.
최근에는 멕시코 여러 도시에서도 그의 이름이 알려지고 있다. 2026년 8월 ≪엔마스≫는 준이 멕시코시티뿐 아니라 몬테레이(Monterrey)와 과달라하라(Guadalajara) 등에서도 공연하며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의 공연을 본 한 멕시코 관객은 외국인이 멕시코의 언어와 노래를 배우고 부르는 모습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고, 어린 시절 부모가 듣던 음악을 다시 들으며 가족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은 준의 인기가 단순히 ‘외국인이 멕시코 노래를 잘 부른다’는 호기심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가 선택한 노래들이 멕시코인들의 개인적인 추억과 가족의 기억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인 준이 부르는 노래를 통해 멕시코인들이 자신의 과거와 추억을 다시 만나는 것이다.
온라인에서의 활동도 그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준의 거리 공연 영상은 관객들이 직접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면서 확산됐고, 거리에서 만난 새로운 관객이 다시 온라인 팬으로 연결되는 방식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2026년 2월 ≪우노티브이(UnoTV)≫는 당시 그의 소셜미디어 규모를 인스타그램 22만 9천 명, 페이스북 27만 2천 명, 유튜브 52만 6천 명 이상으로 소개했다. 플랫폼별 집계 시점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그의 활동이 상당한 디지털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준의 활동은 한국 문화를 멕시코에 소개하는 전형적인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그는 한국의 노래를 멕시코에서 부르는 대신 멕시코인들이 사랑하는 음악을 한국인이 배우고 노래하며 현지 문화 안으로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한국과 멕시코 사이에는 음악이라는 새로운 소통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2025년에는 한국에서도 멕시코 음악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갔다. 멕시코 관련 문화 행사와 방송 등에 참여하며 호세 호세의 음악을 소개하고, 멕시코의 음악을 사랑하는 한국인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멕시코 거리에서 시작된 준의 이야기는 케이팝의 세계화와는 또 다른 방향의 한류를 보여준다. 한국인이 멕시코 음악을 배우고, 멕시코인이 그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는 순간 국적과 언어의 경계는 잠시 사라진다. ‘거리의 왕자’라는 별명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바로 그가 멕시코의 거리에서 만들어 가고 있는 문화적 만남이다.
준의 스페인어 노래는 한국과 멕시코가 서로의 문화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상대방의 음악을 직접 이해하고 함께 즐기는 문화 교류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되고 있다.

< 언론 매체 보도 사진 – 출처: ‘메가노티시아스’ 웹사이트 >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엔마스(N+)≫ (2026. 09. 03). Conoce al Joven Coreano que Canta Temas de Pedro Infante y Juan Gabriel en Calles de la CDMX,
https://www.nmas.com.mx/entretenimiento/coreano-canta-temas-de-pedro-infante-juan-gabriel-jose-jose-calles-de-la-cdmx/?utm_source=chatgpt.com
- ≪엔마스(N+)≫ (2026. 04. 21). ‘El Príncipe de la Calle’: Jun, el Coreano que Se Ganó el Cariño en México con su Imitación de José José,
https://www.nmas.com.mx/entretenimiento/el-principe-la-calle-jun-coreano-que-se-gano-carino-mexico-su-imitacion-jose-jose/?utm_source=chatgpt.com
- ≪우노티브이(UnoTV)≫ (2026. 02. 15). Coreano sorprende en redes sociales por cantar igual que José José,
https://www.unotv.com/virales/coreano-sorprende-en-redes-sociales-por-cantar-igual-que-jose-jose/?utm_source=chatgpt.com
- 준(Jjun) 공식 페이스북 계정(@jun.jeong.3705),
https://www.facebook.com/jun.jeong.3705/
https://www.facebook.com/watch/?v=1703170417680334
- 준(Jjun)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jjuncoreano),
https://www.instagram.com/jjuncoreano/
- ≪엘 임파르시알(El Imparcial)≫ (2026. 08. 28). El fenómeno de J. Jun: el coreano que conquista CDMX al estilo de José José,
https://www.elimparcial.com/mexico/2024/10/29/el-fenomeno-de-j-jun-el-coreano-que-conquista-cdmx-al-estilo-de-jose-jose/?utm_source=chatgpt.com
- ≪메가노티시아스(meganoticias)≫ (2026. 07. 17). ¿Quién es J. Jun, el coreano que enamora cantando a José José?,
https://www.meganoticias.mx/xalapa/noticia/qui%C3%A9n-es-j-jun-el-coreano-que-enamora-cantando-a-jos%C3%A9-jos%C3%A9/752137?utm_source=chatgpt.com
- ≪엔마스(N+)≫ (2026. 08. 05) Jjun, el Cantante Coreano que Hace Llorar a México con Canciones de José José,
https://www.nmas.com.mx/ciudad-de-mexico/entretenimiento/jjun-el-cantante-coreano-que-hace-llorar-a-mexico-con-canciones-de-jose-jose/?utm_source=chatgp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