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비엘(BL)·지엘(GL) 콘텐츠 단속과 한국 콘텐츠 진출에 대한 시사점
- 디지털 콘텐츠 수출에 있어 사회문화 법률 검토 필요 -
8월 28일 미얀마의 주요 일간지인 ≪엔피 뉴스(NP News)≫와 ≪일레븐 미얀마(Eleven Myanmar)≫는 “미얀마 정보부가 비엘(BL, Boys’ Love) 및 지엘(GL, Girls’ Love) 도서를 인쇄·출판·판매하는 불법 서점과 페이스북 페이지에 대한 단속 방침을 발표”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보도하였다. 주요 내용은 미얀마 공보부는 비엘 및 지엘 등 불온서적을 인쇄·출판하거나 판매하는 불법 서점과 페이스북에 대해서 2014년 인쇄 및 출판업법을 따라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얀마 공보부는 페이스북 내 비엘과 지엘 관련 도서를 판매한 9곳의 페이지를 ‘미얀마의 문화와 부합하지 않고 청소년들의 사고방식과 감정적 인식에 잘못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동성 간의 사랑을 다룬 비엘 및 지엘 도서를 판매하는 불법 페이지’로 지목하였다고 설명했다.
미얀마인들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미얀마의 비엘물은 태국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태국은 미얀마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력하다. 태국에서는 일본의 비엘/야오이(BL/Yaoi) 문화에서 영향을 받았고, 현재는 비엘물이 독자적인 드라마 산업과 상업물로 자리를 잡아 비주류 문화에서 준주류 문화로 올라왔다고 알려졌다. 태국에서 게이나 트렌스젠더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 보수적으로 알려진 미얀마에서도 태국만큼은 아니지만 게이나 트랜스젠더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런 점을 보았을 때 태국의 영향력이 미얀마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는 말도 일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태국의 영향으로 미얀마에서도 비엘과 지엘은 청소년과 성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장르 중 한 가지로 여겨지고 있다.

< 미얀마 정부, 미얀마 동성연애 관련 서적 불법 출판 및 유통 법적조치 진행 기사 – 출처: ‘일레븐 미얀마’ 웹사이트 >
다만 이번 기사는 동성애 관련 책을 불법적으로 유통하는 출판사에 대한 단속이라는 헤드라인이지만 내용 중 청소년에게 잘못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기 때문에 논점을 두 가지로 나눠서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미얀마에서 비엘물을 출판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불법은 아니지만 문화에 보수적인 면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미얀마는 콘텐츠 심의가 강하고 국민들 또한 보수적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창작물에 검열을 하면서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운다. 영화를 볼 때도 한국인의 시각에서는 “심의가 걱정될 정도는 아닌데 왜 영화의 장면이 잘렸거나 모자이크 처리가 되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미얀마의 심의는 엄격한 편이라 볼 수 있다. 과거에도 유명한 비엘 소설이 미얀마에서 판매될 때 “유명 비엘 서적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는데, 이런 비엘 서적 때문에 출판사가 단속을 당하거나 폐업한 사례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는 온라인을 통해서 비엘물을 접할 수도 있고, 또한 일부 서점에는 비엘 코너가 있어서 비엘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즉 중요한 것은 책을 유통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절차를 받은 뒤 허가를 받고 출판해야 한다는 점과 또 다른 점은 미얀마 정부는 비엘물이 청소년에게 잘못된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심의 문턱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얀마에는 한국의 문화가 많이 알려져 있고 이를 사람들이 다양하게 소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의 웹툰과 웹소설은 아직까지 저작권 등의 이슈로 정식 유통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 유럽뿐만 아니라 동남아로 계속 뻗어나가는 우리의 문화 콘텐츠를 볼 때 미얀마도 진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국의 웹툰이나 웹소설이 미얀마에 진출할 때 한국에서는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으나 미얀마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내용이 콘텐츠에 존재할 수도 있다. 또한 한국에는 무협, 액션, 판타지 등 여러 가지 웹툰과 웹소설 장르가 있는데, 비엘 장르도 그중 한 가지 장르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콘텐츠의 현지 진출 과정에서 콘텐츠 심의가 미얀마 유통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미얀마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 콘텐츠 기업은 국내에서의 콘텐츠 유통 기준을 적용하기보다는 미얀마의 관련 법률과 사회·문화적 기준을 사전에 검토하고, 장르별로 현지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 미얀마 정부, 미얀마 동성연애 관련 서적 불법 출판 및 유통 법적 조치 진행 기사 – 출처: ‘엔피 뉴스’ 웹사이트 >
이는 비단 비엘과 지엘 장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디지털 콘텐츠가 미얀마에 들어올 때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이러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하여 현지의 콘텐츠 유통 파트너와의 많은 대화와 현지 법률가의 정확한 확인을 거쳐서 공식적인 절차로 미얀마에 진출해야 한다. 또한 미얀마는 성적인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보수적인 성향이라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되는 포인트로 보인다. 결국 이번 비엘(BL)·지엘(GL) 단속 사례는 미얀마 콘텐츠 시장이 단순히 ‘한류 인기가 높은 시장’이 아닌, 한국 콘텐츠 기업이 진출하기 위해 현지 법률·문화·유통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장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일레븐 미얀마(Eleven Myanmar)≫ (2026. 08. 28). လိင်တူအချင်းချင်းချစ်ကြိုက်သည့် BL(Boys’ Love)၊ GL(Girls’ Love) စာအုပ်များ ပုံနှိပ်သူ၊ ထုတ်ဝေသူ၊ ရောင်းချနေသည့် တရားမဝင်စာအုပ်အရောင်းဆိုင်များနှင့် Facebook Page များကို အရေးယူမည်,
https://news-eleven.com/article/314589
- ≪엔피 뉴스(NP News)≫ (2026. 08. 28). BL၊ GL စာအုပ်များ ရောင်းချနေသည့် Facebook Page များကို ဥပဒေနှင့်အညီ အရေးယူမည်ဟု သတိပေး,
https://www.npnewsmm.com/news/6a913847f3242826f223b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