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머지 페스티벌’ 홍보 포스터 - 출처: 채스우드 스트리트페어 공식 페이스북 계정(@ChatswoodNSW) >
호주는 겨울에서 봄으로 향하고 있다. 시드니(Sidney) 북부 윌로비시(City of Willoughby)도 봄을 맞아 지역 대표 문화축제 <이머지 페스티벌(Emerge Festival)>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로 29년째를 맞은 행사는 9월 1일부터 10월 11일까지 40일간 이어지며 전시, 워크숍, 공연, 먹거리, 야외 활동 50개가 넘는 프로그램이 지역 곳곳에서 펼쳐진다.
이 축제를 단순한 봄맞이 행사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는 윌로비시의 지역정책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윌로비시가 2025년 채택한 장기 지역전략 ‘우리의 미래 윌로비 2036(Our Future Willoughby 2036)’은 “다양성이 살기 좋고 번영하는 도시의 기반”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연결되고 포용적인 도시(A City that is connected and inclusive)’를 주요 지역사회 성과 중 하나로 설정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을 도시의 장기 발전방향으로 명시한 것이다.
이러한 방향은 시가 운영하는 모자이크 다문화센터(MOSAIC Multicultural Centre)의 활동에서도 드러난다. 모자이크 다문화센터는 언어교육과 문화·여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주민 간 연결과 문화 공유를 지원하며, 지역사회 문화행사로 하모니 데이(Harmony Day)와 <이머지 페스티벌>을 직접 소개하고 있다. <이머지 페스티벌>은 아츠 앤드 컬처 유닛(Arts and Culture Unit)이 총괄하지만 시의 다문화 커뮤니티 서비스가 지향하는 ‘연결’과 ‘포용’의 방향과도 접점을 갖는다.
올해 프로그램에도 이러한 특성이 반영돼 있다. 아르메니아, 일본, 홍콩, 대만 등 여러 문화권의 행사가 축제 안에 포함되며, 9월 5일 열리는 ‘채스우드 스트리트페어(Chatswood StreetFair)’의 다문화 스테이지에는 중국, 멕시코, 인도, 일본, 아일랜드, 불가리아, 스페인 등 다양한 문화권의 공연이 이어진다.
한국문화의 참여도 눈에 띈다. 공식 프로그램에는 청도 태권도(Chung Do Taekwondo)의 시범, 케이팝 댄스와 보컬 공연, 한국전통음악무용단 터울림(Toulim)의 한국 전통 타악 공연이 포함돼 있다. 전통 타악과 태권도, 케이팝이 한 지역축제의 공식 무대에 함께 등장한다는 점은 현지 주민들이 한국 문화를 폭넓게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 축사를 전하고 있는 타냐 테일러 윌로비 시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 윌로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맛보기 공연 - 출처: 통신원 촬영 >

< 소울 나이트 트리오의 무대 퍼포먼스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난 8월 7일 열린 공식 론칭 행사에서도 한국 전통 음악과 무용이 첫 공연을 장식했다. 지역 정·재계와 미디어, 여러 민족 커뮤니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후 타냐 테일러(Tanya Taylor) 윌로비 시장의 인사말, 윌로비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한국문화가 별도의 한인 행사가 아니라 지방정부의 공식 다문화 문화 행사에서 다른 문화권의 공연과 나란히 소개됐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
채스우드는 한인 상권과 커뮤니티가 자리 잡은 동시에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이다. 한국문화가 한인사회 내부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정부가 운영하는 공공 문화공간에서 다른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은 한국문화의 현지 접점을 넓히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대규모 케이팝 공연이나 한국문화 전문행사는 이미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진 관객이 주로 찾는다. 반면 <이머지 페스티벌>과 같은 지역축제에는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한다. 이들이 전통음악과 무용, 태권도, 케이팝을 함께 접한다면 한국을 대중문화 강국으로만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적 다양성을 가진 국가로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머지 페스티벌>은 지방정부가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을 공공 문화공간에 어떻게 반영하고 주민 간 교류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다양성’, ‘연결’, ‘포용’을 장기 지역전략의 가치로 제시한 윌로비시에서 한국문화 역시 현지 사회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만남이 지속된다면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넓히고 한국에 대한 친근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에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채스우드 스트리트페어 공식 페이스북 계정(@ChatswoodNSW),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359208963013944&set=pb.100067745600766.-2207520000&type=3
- 윌로비 시의회(Willoughby City Council) 공식 웹사이트,
https://www.willoughby.nsw.gov.au/Community/Planning-for-our-Future/Our-Future-Willoughby
https://www.willoughby.nsw.gov.au/Community/Multicultural-services/MOSAIC-Multicultural-Centre
https://www.willoughby.nsw.gov.au/Council/News-and-media/Discover-the-hidden-gems-at-Emerge-Festival-2026
<이머지 페스티벌(Emerge Festival)> 공식 웹사이트,
https://www.emergefestival.com.au/Chatswood-StreetFair/Multicultural-Stage-at-the-Concourse
https://www.emergefestival.com.au/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