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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이 바라본 하영 배우의 친일 선조 논란

  • 조회수

    38

  • 게시일

    2026-08-18

  • 국가

    인도네시아

8월 초 하영 배우의 4대째 의사 집안이란 자랑을 들은 네티즌들이 그녀의 증조부가 근대 의사이자 일제강점기 대정친목회 등 친일단체 활동 이력이 있는 안상호라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하영의 선조 친일 논란이 불거졌지만 정작 인도네시아에서는 배우 본인이 (친일 선조의)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취지의 인스타그램 사과문을 올린 후인 8월 12일부터 여러 여러 매체에서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인도네시아에서 이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8월 12일 ‘케이 인사이트 헬스(K insight Health)’ 유튜브 계정(@KinsightHealth)에 올라온 ‘독점 하영 논란(Ekslusif!! Kontroversi Hayoung)’이라는 쇼츠였는데, 이 구독자 700명의 작은 채널에 무려 532개의 댓글이 달리면서부터다. 그로부터 불과 이틀 후인 8월 14일 구독자 560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현지 대형 유튜버 장한솔이 ‘하영 가족 끝장 조사(Keluarga Hayoung Dikorek Terus Sampai Habis)’라는 제목의 18분 50초짜리 콘텐츠를 올리자 업로드 5일 만에 43만 명 이상이 이 영상을 조회하고 1,600개 넘는 댓글이 달리며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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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영 배우 관련 쇼츠에 달린 인도네시아 댓글 532개 (2026. 08. 12 기준) – 출처: 유튜브 ‘케이 인사이트 헬스’ 채널(@KInsightHealt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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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버 장한솔의 하영 배우 관련 콘텐츠에 달린 1,600여 개의 댓글 (2026. 08. 18 기준) - 출처: 유튜브 ‘Korea Reomit’ 채널(@KoreaReomit) >

 

이후 인도네시아 주요 매체에 하영 배우 선조 친일 관련 기사가 매일 한두 개씩 보도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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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영 배우 선조 친일파 논란을 다룬 ‘꼼빠스닷컴’과 ‘하리안 떠르빗’의 보도(2026. 08. 16) - 출처: (좌) ‘꼼빠스닷컴’ 웹사이트 / (우) ‘하리안 떠르빗’ 웹사이트 >

 

앞서 언급한 유튜브 쇼츠와 장한솔 채널에 달린 인도네시아 네티즌들 댓글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의견은 “하영이 조상의 친일 행위 때문에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그렇더라도 자신의 가문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기 전에 가족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봤어야 한다”는 비판이 동시에 존재하는 중간적 입장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이용자들은 하영이 일제강점기를 직접 경험한 인물도 아니고 증조부의 행위에 관여한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한국인들이 이 문제에 강하게 반응하는 이유 자체는 상당 부분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주장은 조상의 죄와 후손의 책임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집안에서 태어날지는 자신이 선택할 수 없다”, “잘못한 것은 증조부인데 왜 하영이 그 죄를 책임져야 하느냐”, “각자의 죄는 각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식의 반응이 반복된다. 특히 하영이 직접 친일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는 것과 ‘친일파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 연예 활동이나 사회적 평가에까지 불이익을 주는 것은 일종의 연좌제라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난다. 100년 가까이 지난 조상의 행적을 현재의 후손에게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도 상당수 발견된다. 친일 행위의 역사적 책임을 어디까지 후손에게 연결할 수 있는냐 하는 문제다. 그렇다고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이 하영의 모든 행동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댓글에서 매우 강하게 나타나는 또 하나의 공통된 의견은 “하영이 굳이 그렇게 자세한 가족사를 공개하지 않았어도 됐다”는 것이다. 하영은 단순히 가족 중에 의사가 있었다고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점을 이야기하면서 증조부의 이름과 경력까지 언급했고, 결과적으로 그 가문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자랑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이용자들은 불필요하게 많은 가족사를 공개한 것이 문제를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자랑하려고 이야기했는데 오히려 부메랑이 되었다”, “연예인이 민감한 가족사를 공개할 때는 더 신중해야 한다”, “말하기 전에 소속사나 가족에게 확인했어야 한다”는 반응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상당수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은 하영이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가문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충분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그 가문의 성공과 영광을 대중 앞에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는 점을 문제라고 인식했다. 당시 사회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에 증조부가 어떻게 높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기반을 확보했는지를 스스로 한 번쯤 확인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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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파 논란 쇼츠에 달린 댓글 일부의 원문과 번역 - 출처: 유튜브 ‘케이 인사이트 헬스’ 채널(@KInsightHealth) >

 

한국 네티즌이 강한 분노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 적잖은 인도네시아인들은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역사에 대해 반응할 권리가 있다”,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배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친일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인이 한국인들에게 역사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한국인들이 지난 세기 식민지 시절의 피해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오늘날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역사의식이 높은 사례로 평가하기도 한다. 즉, 하영 개인에 대해서는 동정적이면서도 한국 사회가 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는 존중해야 한다는 태도가 동시에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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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버 장한솔의 하영 친일파 논란 콘텐츠에 달린 댓글 원문과 번역 - 출처: 유튜브 ‘Korea Reomit’ 채널(@KoreaReomit) >

 

인도네시아 역시 네덜란드의 장기간 식민지배와 일본 점령을 경험했기 때문에 식민지배와 협력자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지는 않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1945년 독립선언 이후 네덜란드와 실제 독립전쟁을 벌이고 국제사회의 압력과 협상을 거쳐 1949년 주권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경험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역사적 기억에는 식민지배 이후 독립전쟁을 통한 새로운 국가의 탄생이라는 비교적 명확한 단절의 서사가 존재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1945년 해방 이후에도 일제에 협력했던 인물과 그들이 축적한 재산·사회적 지위가 충분히 청산되지 못했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친일 협력자의 재산과 후손의 사회적 지위,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이 겪은 어려움 등이 연결되면서 친일 문제는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의 사회적 정의와 불평등 문제로까지 이어져 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네티즌 가운데 일부가 “왜 한국에서는 80~100년 전 조상의 문제까지 현재의 후손에게 연결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이러한 역사적 경험의 차이에 기인한다.


여기서 ‘론도 이렝(Londo Ireng)’이란 표현이 나온다. 자바어로 ‘검은 네덜란드인’이라는 뜻이다. 식민지 시대 네덜란드 식민권력에 협력하거나 그 체제 안에서 식민지배의 이익을 누렸던 현지인 협력자·친식민 세력을 가리키는데, ‘검은 머리 외국인’과 유사한 표현이다. 최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을 ‘론도 이렝’이라 불러 물의를 빚으면서 이 표현이 다시 조명을 받았다. 일부 인도네시아 이용자들은 한국의 ‘친일파’와 인도네시아의 ‘론도 이렝’은 엄밀히 동격으로 두긴 어려운 개념이지만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은 예의 댓글들에서 이 둘을 비교하면서 식민지배에 협력한 현지인들의 후손까지 오늘날 조상의 행위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문제에 대해 찬반 의견으로 부딪혔다.


댓글에서는 “한국 네티즌들이 너무 심하다”, “조상의 잘못을 후손에게 책임지게 해서는 안 된다”, “연좌제나 캔슬 컬처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나타나는 한편, “한국인들이 왜 분노하는지도 이해해야 한다”, “일제강점기는 한국인에게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반론도 나온다. 즉 하영에게는 조상의 행위를 이유로 책임을 묻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면서도, 한국 사회가 친일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역사적 배경 자체는 인정하는 모습이다.


특히 하영 측의 대응 방식에 비판적인 의견도 많았다. 처음에 친일 의혹을 부인했다가 이후 사과와 해명으로 입장을 바꾼 과정이 오히려 논란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처음부터 가족의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확인했어야 했으며, 논란의 핵심은 하영 본인의 행위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대한 대응과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히 신중했는가에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하영의 팬이나 일부 이용자들은 배우 본인의 활동과 증조부의 행적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하영이 조상을 선택한 것도 아니고 조상의 행위에 직접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이미 사과하고 역사에 대해 공부하겠다고 밝힌 만큼 배우로서의 활동까지 중단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들의 입장을 압축하면 “하영은 조상의 행동에 책임질 필요가 없지만, 한국인들이 왜 그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는 이해해야 한다”는 쪽에 가깝다. 물론 이러한 이해의 배경에는 인도네시아의 론도 이렝에 대한 경험이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 자신들의 식민지 경험을 통해 한국의 역사 문제를 이해하려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특히 한국 연예계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미 한국만의 뉴스가 아니다. 특히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에서는 한국보다 더욱 뜨거운 뉴스가 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한국에서 벌어지는 논란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의 논의와 대립이 인도네시아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벌어졌다. 이번 하영 배우의 선조 친일 논란이 그녀 자신에겐 무척 곤혹스러운 재난이 되었지만 마침 양국의 광복절과 독립기념일 시즌에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의 젊은이들이 전반적으로 건강한 국가관과 애국심, 그리고 나름 합리적인 역사관을 가지고 있음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 완결되지 않은 인도네시아의 한국인 위안부 문제, 일본군의 연합군 포로감시원/군무원으로 왔다가 고려독립당을 결성해 일본군에 맞서거나, 전범으로 몰리거나 양칠성처럼 일본군과 함께 공화국군 유격대에 합류해 네덜란드군과 싸우다 죽은 조선인 청년들도 언젠가는 다시 역사적으로 조명되어 재평가받는 기회가 오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유튜브 ‘케이 인사이트 헬스(K Insight Health)’ 채널(@KInsightHealth),

https://www.youtube.com/shorts/1UIVYDaOWGM

- 유튜브 ‘Korea Reomit’ 채널(@KoreaReomit),

https://www.youtube.com/watch?v=I4Xtn0PW0iY

- ≪꼼빠스닷컴(Kompas.com)≫ (2026. 08. 16). Alasan Status Kakek Buyut Aktris Ha Young Kini Jadi Kontroversi,

https://www.kompas.com/hype/read/2026/08/16/154625766/alasan-status-kakek-buyut-aktris-ha-young-kini-jadi-kontroversi

- ≪하리안 떠르빗(Harian Terbit)≫ (2026. 08. 16). Kontroversi Pro Jepang Kakek Buyut Aktris Ha Young Meluas, Pemkot Anyang Mendadak Ubah Status Postingan,

https://www.harianterbit.com/selebritas/27417520476/kontroversi-pro-jepang-kakek-buyut-aktris-ha-young-meluas-pemkot-anyang-mendadak-ubah-status-postin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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