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사카의 국립분라쿠극장에서 개최된 ‘창극 춘향’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지난 7월 9일, 오사카(大阪)의 국립분라쿠극장(国立文楽劇場)에서는 한국의 판소리 문학 중 하나인 〈춘향전〉을 현대문학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판소리 공연인 〈창극 춘향〉이 개최됐다. 19시부터 시작된 공연에서 26명의 국립민속국악단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전통예술 판소리를 바탕으로 노래와 음악, 무용, 연기가 어우러진 하나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펼쳐냈다. 오랜 한국 고전 문학을 일본 관객들에게 색다르게 전달하려는 시도는 일본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해당 해외 순회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2026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사업의 일환으로, 주오사카한국문화원(大阪韓国文化院) 등이 협력하여 한국 문화예술의 해외교류를 증진시키고 우수한 인재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올해 오사카와 오키나와에서 단 2번만 열리는 한국 국립민속국악원(韓国国立民俗国楽院)의 공연인 만큼, 특별한 한국 전통 공연이 되리라 기대되었다.
작년 6월에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오사카와 도쿄(東京)에 위치한 한국문화원에서는 한국화 작품 전시회인 〈2025 다시 그린 세계〉를 통해 동양화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정의하며, 한일의 역사적인 문화예술교류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 바가 있다. 올해의 공연 역시 한국의 전통 공연 예술을 통해 전통적 가치와 한국문학 특유의 한(恨)과 흥(興)의 정서까지 전달하고자 기획한 것으로 예상된다.

< 공연 개시 30분 전부터 붐볐던 ‘창극 춘향’ 공연 당일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당일, 국립분라쿠극장은 공연 개시 30분 전부터 〈창극 춘향〉을 보러 온 현지인들로 붐볐으며 그 안은 활기로 가득했다. 1층의 입장 카운터에서는 사전 신청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입장 티켓을, 2층 공연장 입구에서는 〈창극 춘향〉의 공식 포스터를 배부했다. 춘향의 이름에 꽃을 피운 디자인의 공식 포스터가 눈길을 끌었으며, 그 속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예술인 판소리의 명작, 〈춘향가〉를 음악 연극으로 새롭게 무대화(韓国を代表する伝統芸能「パンソリ」の名作『 春香 歌』を音楽劇として新たに舞台化)’한다는 소개가 실려 있었다. 주최 측은 포스터를 통해 “판소리만의 힘차고 강인한 소리와 섬세한 호흡, 신체 표현을 통한 춘향의 감정변화에 주목해달라”고 밝혔다.
1, 2층에는 연극을 소개하는 대형 포스터들이 두세 곳에 붙어 있었고, 판소리 공연의 공식 책자를 훑어보며 공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인 2층의 휴게공간에서는 판소리가 울려 퍼졌다. 관객들은 약 9할이 일본 관람객이었으며, 주로 30~40대 여성 중심이나 그외에도 50대 노부부, 초등학생 딸과 함께 온 가족 등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이 특별한 판소리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본의 예술문화진흥회와 국립분라쿠극장 관계자 등도 함께 참석했다.
19시부터 시작된 공연에서는 양반의 아들인 이몽룡과 기생의 딸인 춘향이 신분을 뛰어넘어 사랑을 하는 기존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춘향의 시선과 내면에 초점을 맞추어 무용과 판소리를 통해 애절한 사랑과 이별, 기다림과 재회의 과정을 섬세하게 다각도로 전했다. 사계절에 흐름에 맞춰 춘향의 감정변화를 그려내는 전개 속, 애절한 사랑 끝에 이몽룡과 재회하는 장면에서는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훔쳤다.
한국의 판소리를 보여주는 공연인 만큼, 등장인물의 이름과 “얼씨구”와 같은 흥겨운 추임새를 한국어로 전달하였고, 부채와 장구를 흔들며 무용하는 사람들과 한국의 전통 문양을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무대연출은 한국 전통 예술을 잘 반영하고 있었다. 또한, “제비처럼 날아가자” 등 자연에 빗대어 감정을 표현하는 대사도 눈길을 끌었다. 춘향과 이몽룡의 재회 장면에서는 분홍색 꽃이 날리는 연출이 돋보였고 동시에 〈창극 춘향〉의 공식 로고 디자인이 연상되기도 했다.

< 피날레 공연에 환호하는 일본 관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재회 장면으로 공연은 끝이 나며 국악단은 피날레로 〈사랑가〉를 열창하며 차례로 인사했고, 연주자와 유수정 예술감독도 무대에 등장해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피날레 공연에 일본 관객들은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공연이 막을 내리자 2층의 휴게공간에서는 대형 포스터를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의 기념사진 촬영이 진행되었으며, 관객들도 적극적으로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 공연이 끝나고 시작된 국립민속국악원 단원들과의 기념 촬영 – 출처: 통신원 촬영 >
공연에 관해 일본 관람객들은 “공연이 정말 웅장했다”. “전체적으로 너무 좋았다”. “(신분을 뛰어넘어 사랑을 한다는 스토리는)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로맨스 사극인 것 같다”, “앞에서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 “너무 감동적이라서 눈물이 났다”는 다양한 긍정적인 의견을 주고받았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일본 관객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주최 측은 무료로 〈창극 춘향〉 공연을 주최했으며, 지난 6월 23일까지 사전 신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티켓이 배부되었다. 공연 중에도 일본인 관객들이 언어적 장벽을 느끼지 않고 한국어 공연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공연장에서는 무대의 좌우 스크린을 통해 일본어 자막도 동시 제공되었다. 실제로도 관객들은 자막의 소중함에 많은 공감을 표했다. 무대 양쪽에 위치한 스크린에서 대사에 맞춰 자막이 나와, 일본인들에게 애환이 담긴 판소리의 공연의 정서와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확인된다.
오사카의 〈창극 춘향〉 공연에 이어 오는 13일 예정되었던 오키나와 공연은 태풍의 영향으로 하루 연기된 14일 개최되었으며,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오사카와 도쿄를 중심으로 교류를 도모했던 작년과 달리 새로운 예술교류의 거점으로 오키나와를 선정한 만큼, 오키나와 사람들도 한국의 전통예술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음악극을 통해 고전 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한 시도는 일본 관객들에게 한국의 판소리 공연에 흥미를 갖게 했으며, 이는 추후 양국의 전통문화 예술 교류의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문화 콘텐츠를 통한 한일협력과 성지순례 효과가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공연은 일본과 한국의 전통예술 콘텐츠의 협업 및 교류의 발전 도모뿐만이 아니라 〈춘향가〉의 본고장이자 국립민속국악원이 위치한 남원으로 성지순례 관광을 떠나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세계일보》 (2026. 07. 06). “남원서 시작된 창극 ‘춘향’…일본 오사카·오키나와 무대 오른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60706510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