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에서는 e스포츠와 게임 교육을 학교 정규 과정에 도입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논쟁이 되고 있다. 오는 9월 새학기부터 프랑스 학교 교육과정에 비디오 게임과 e스포츠 교육 프로그램 확대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사회적 관심이 쏠린다. 일반 체육 특기생 제도처럼 재능 있는 청소년 게이머를 위해 학업 시간표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맞춤형 시간표 도입 가능성도 거론돼 논란이 확산한다.
총리실이 승인한 것으로 알려진 문건이 공개되면서 교육, 산업, 보건 정책이 서로 충돌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해당 정책이 교육부 및 보건부와의 충분한 합의 없이 총리실 주도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프랑스 정부는 "학교 정규 교과에 e스포츠를 공식 도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부 해명하지만, 공개된 문건과 언론 조사에서는 이미 총리실 승인 단계까지 진행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논란이되고 있는 'e스포츠 전략 2026-2030'에 대한 기사 - 출처: '프랑스 앙포(France info)'>
프랑스 정부가 추진 중인 e스포츠 전략은 e스포츠를 단순 오락이 아니라 일종의 경제, 문화 산업으로 인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전략을 통해 1) 게임 산업 인재 양성 2) 디지털 직업 교육 확대 3) 프랑스 콘텐츠 산업 강화 4) 청년층 친화 정책 등을 목표로 삼는다. 실제로 프랑스는 이미 게임 산업을 국가 산업 및 경쟁력으로 인식했으며, 2020~2025년에도 국가 차원의 e스포츠 전략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번 논쟁의 핵심은 단순히 '학교에서 게임을 가르치는 것'에 국한하지 않는다. 오히려 청소년의 스크린 과다 노출을 경고하면서 e스포츠를 미래 유망 산업이자 젊은 층을 사로잡을 핵심 전략으로 보고 추진하는 프랑스 정부의 이중적 태도가 쟁점이다. 또한 이번 정책이 사실상 교육 정책이라기보다는 산업 정책에 가깝다는 점도 비판받는다.
최근 몇 년간 프랑스에서는 아동 및 청소년의 스크린 중독과 과도한 노출 시간이 사회 문제로 다뤄졌다. 청소년의 건강과 집중력, 수면 문제와 스크린 사용 시간에 대한 연관성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학교 내 e스포츠와 게임 활동을 확대하려는 정책의 등장은 보건 전문가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현장에서 이 정책을 실천해야 하는 교사 역시 딜레마에 빠졌다. 게임을 통해 협동 능력, 전략적 사고 및 순발력을 길러줘야 하는 동시에 과도한 게임 사용과 스크린 노출 문제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이미 프랑스 베르사유(Versailles) 지역 20여 개 중학교에서는 e스포츠 활동이 방과 후 프로그램 형태로 운영된다. 해당 수업에 참여하는 일부 학생은 인터뷰에서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활동이라기보다 팀워크, 집중력, 전략적 사고 등 협업과 소통 능력을 배우는 공간으로 인식했다. 또한 e스포츠 활동을 통해 단순히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이 아니라 e스포츠 및 게임 산업과 연결된 다양한 직업을 탐색할 수 있다고 답했다.
프랑스 내 게임 산업은 2013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게임 시장은 약 27억 유로(약 4조 8천억 원) 상당의 콘솔 게임 시장과 14억 유로(약 2조 5천억 원) 규모의 모바일 게임 시장, 12억 유로(약 2조 1천억 원) 규모의 PC 게임 시장으로 구성되며, 이 규모는 지속적인 확장세를 나타낸다. 이미 프랑스는 2001년부터 국립 공예학교와 연계해 게임 산업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국립 게임 및 디지털 미디어 인터랙티브 학교(L’École nationale du jeu et des médias interactifs numériques du Cnam, Cnam-Enjmin)를 설립해 운영한다. 또한 각 지방에 게임 및 디지털 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다양한 사립 교육기관도 운영된다. 나아가 독자적인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프랑스 국립 영화 영상 센터(Centre national du cinéma et de l’image animée, CNC)를 통해 게임 회사가 게임 제작 시 발생하는 비용 일부에 대한 세금 감면이나 제작을 지원한다. 2019년부터 15세에서 20세 사이의 청소년이 사용할 수 있는 문화 패스(Le pass Culture)를 게임 구입에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친다. 이처럼 프랑스는 게임을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미래의 핵심적인 산업 분야로 인식해 교육, 산업, 문화 정책 전반에 걸쳐 꾸준한 육성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e스포츠 관련 프랑스 정부의 정책은 게임을 학교에 도입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닌, 디지털 산업 육성과 청소년 건강 및 교육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도전이다. 결국 이번 정책의 성패는 e스포츠를 교육과 산업 발전의 기회로 활용하면서도, 과도한 스크린 노출과 건강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균형점을 마련하느냐에 달렸다. 프랑스의 선택은 앞으로 디지털 교육 정책을 도입하거나 시행하는 다른 국가에게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프랑스 국립 게임 및 디지털 미디어 인터랙티브 학교(Cnam-Enjmin)» 홈페이지, https://enjmin.cnam.fr/
- «프랑스 문화부(Ministère de la culture)» (2024.12.05). Jeux-vidéo, https://www.culture.gouv.fr/themes/jeux-video
- «앙포.fr(Info.fr)» (2026.05.07). Esport à l’école : Matignon passe outre la santé publique, https://info.fr/esport-ecole-matignon-passe-outre-sante-publique/
- «프랑스 앙포(France Info)» (2026.05.07). Les jeux vidéo intégrés aux parcours éducatifs, les dessous d’un arbitrage de Matignon qui pose question, https://www.franceinfo.fr/enquetes-franceinfo/les-jeux-video-integres-au-parcours-scolaire-les-dessous-d-un-arbitrage-de-matignon-qui-pose-question_7987550.html
- «르몽드(Le Monde)» (2026.05.11). « La promotion de l’e-sport en milieu scolaire voulue par le premier ministre est une aberration », https://www.lemonde.fr/idees/article/2026/05/11/la-promotion-de-l-e-sport-en-milieu-scolaire-voulue-par-le-premier-ministre-est-une-aberration_6687945_3232.html?utm_source=chatgpt.com
- «르 피가로(Le Figaro)» (2026.05.11). Jeux vidéo de compétition : l’Éducation nationale va mettre en place des horaires aménagés pour les «gamers», https://www.lefigaro.fr/actualite-france/jeux-video-de-competition-l-education-nationale-va-mettre-en-place-des-horaires-amenages-pour-les-gamers-20260511
- «프랑스 앙포(France Info)» (2026.05.18). Des cours d’esport à la rentrée ?, https://www.franceinfo.fr/sports/esport/des-cours-d-esport-a-la-rentree_8012051.html
- «르 카페 페다고지크(Le café pédagogique)» (2026.05.19). Esport à l’école : promouvoir les écrans tout en les limitant ?, https://www.cafepedagogique.net/2026/05/19/e-sport-a-lecole-promouvoir-les-ecrans-tout-en-les-limit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