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심장이라 불리는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Brussels)은 클래식 경연이 펼쳐진다. 세계적 음악 경연인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벨기에 왕실이 후원하는 이 대회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와 함께 세계 최고 권위의 무대로 꼽히며, 바이올린, 피아노, 성악, 첼로 부문을 번갈아 개최한다. 올해는 첼로 경연이 열린다.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는 원래 바이올린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피아노와 성악이 추가됐으며 첼로는 비교적 최근인 2017년에 정식 부문으로 채택됐다. 첼로 부문은 아직 역사가 짧지만 이미 세계 정상급 젊은 첼리스트들의 핵심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2022년에는 최하영 첼리스트가 이 경연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을 차지해 주목받았다.


<준결승에 참여한 한국계 캐나다인 앤드류 변일훈(Andrew Ilhoon Byun) 첼리스트 – 출처: 통신원 촬영>
2026년 첼로 부문 준결승은 5월 11일부터 16일까지 브뤼셀 플라제이(Flagey)에서 진행됐다. 올해는 66명의 본선 참가자 가운데 24명이 준결승에 올랐으며, 한국계 및 한국 국적 연주자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5월 16일에 열린 준결승은 하루 두 차례로 나뉘어 진행됐다. 오후 세션은 오후 3시에, 저녁 세션은 오후 8시에 시작됐다. 오후 세션은 네 명의 첼리스트가 약 세 시간에 걸쳐 경연을 펼쳤다. 처음 두 연주자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다음 두 연주자는 피아노와 함께 연주했다. 경연장에는 많은 관객이 참석해 연주를 관람했으며, 한 첼리스트의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로 환호했다. 당일 경연에 참여한 한국계 캐나다인 앤드류 변일훈(Andrew Ilhoon Byun)첼리스트는 연주 중간중간 손수건을 꺼내 땀을 닦으며 긴장감을 보였다. 경연 후 경연장 밖에서 마주친 우즈베키스탄 첼리스트 딜쇼드 나르질라예프(Dilshod Narzillaev)는 자신을 알아본 사람들과 인사하며 함께 사진을 찍고, 당일 저녁에 결과가 발표 된다면서 여유로운 미소를 보였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타티아나 씨와 우즈베키스탄 첼리스트 딜쇼드 나르질라예프 – 출처: 통신원 촬영>
결승 진출자 12명 명단에는 한국의 김태연과 한국계 캐나다 연주자 앤드루 변일훈, 우즈베키스탄 연주자 딜쇼드 나르질라예프 외 프랑스(2명), 일본, 미국, 스페인, 폴란드, 이탈리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연주자가 포함됐다. 결선 무대는 5월 25일부터 30일까지 브뤼셀의 예술의 전당인 보자르(BOZAR)에서 열리며, 최종 순위 발표는 30일 밤 진행된다. 한국 첼리스트 김태연은 이미 <비톨트 루토스와프스키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 경력을 지닌 차세대 유망주로 이번 경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준결승을 관람한 벨기에 한인 입양인들 – 출처: 통신원 촬영>
브뤼셀에서 열린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첼로 준결승은 벨기에 한인 입양인에게도 의미가 깊었다. KSD 나눔재단(한국예탁결제원 나눔재단, 회장 이순호) 후원으로 벨기에에서는 2024년부터 벨기에 한인 입양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한인 입양인이 당일 경연을 함께 관람했다. 한국계 캐나다인 앤드류 변일훈 첼리스트가 등장하자 이들은 사진을 찍었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연주를 관람했으며, 연주가 끝난 뒤에는 박수로 환호를 보냈다. 한인 입양인은 “한국인 연주자가 반가웠다. 내가 본 연주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오늘 저녁 경연에도 한국인 첼리스트가 연주를 한다. 세계적인 경연에 한국인 연주자가 진출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내 딸도 첼로를 연주하는데 같이 못 와서 안타깝다. 한국인은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브뤼셀 현지 음악계에서는 이번 대회를 두고 “아시아, 특히 한국 연주자의 시대가 이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한국은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에 이어 첼로 분야에서도 우수한 인재를 꾸준히 배출하며,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는 그 위상을 증명하는 무대가 된다. 2022년 최하영 우승 이후 한국 첼리스트들에 대한 유럽의 관심은 더욱 커졌고, 이번 2026년 대회 역시 그 흐름을 이어가는 상징적인 무대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