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 – 한국의 독자적인 대중문화 시스템인 케이팝이 유럽 현지에서 새로운 진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 단순히 한국 가수의 음악을 소비하는 수입 단계를 넘어, 케이팝의 기획·육성 시스템과 미디어 문법을 현지 방송계가 적극적으로 도입해 새로운 문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이른바 ‘케이팝의 현지 토착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 중심에는 최근 이탈리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초대형 합작 프로젝트 '포틴(FOURTEEN)'이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이탈리아 국영 방송사 «라이(RAI, Radiotelevisione Italiana)»와 현지 음악 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협력해 기획한최초의 ‘이탈리아-유럽형 케이팝 걸그룹 제작 프로젝트’다.

< 걸그룹 '포틴(FOURTEEN)'을 선발하는 오디션 공고 - 출처: '포틴(FOURTEEN)' 제작 프로젝트 인스타그램 계정(@fourteenplanet) >
이번 프로젝트 출범과 관련해 이탈리아 주요 언론들은 케이팝이 가진 산업적·문화적 파급력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현지 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글로벌 이벤트 매거진(Global Events Magazine)»은 프로젝트의 배경을 설명하며 케이팝의 본질을 분석했다. 해당 매체는 "한국은 단순히 음악만을 수출한 것이 아니라 음악 그룹을 글로벌 현상으로, 아이돌을 하나의 브랜드로, 그리고 노래를 세계 공통어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전체 문화 시스템’을 수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사이 서울에서 탄생한 케이팝은 오늘날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미학, 규율, 스토리텔링, 팬덤 문화, 패션, 퍼포먼스, 디지털 전략을 아우르는 문화 현상이 됐다."며 "유럽과 이탈리아 역시 매진 행렬을 기록한 콘서트와 소셜미디어, 한국 문화에 매료된 젊은 세대를 통해 이 흐름에 깊이 들어와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탄생한 '포틴(FOURTEEN)'은 유럽이 지금까지 본격적으로 시도하지 않았던 '이탈리아-유럽형 케이팝 걸그룹' 제작에 도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체는 이번 오디션이 단순히 가창력이나 댄스 실력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 장악력과 인성, 사회적 카리스마, 그리고 아이돌로서의 잠재력을 두루 갖춘 인재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가 한-이 문화 교류 측면에서 상징성을 갖는 이유는 이탈리아 공영 미디어의 중심인 국영 방송사 «라이(RAI)»가 전면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현지 매체인 «플라이 라디오 티브이(Fly Radio TV)»는 '포틴(FOURTEEN)'의 산업 구조와 미디어 전략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해당 매체는 "'포틴(FOURTEEN)'은 네 명의 젊은 여성 아티스트를 선발·육성하기 위해 «라이(RAI)»와 협업해 개발된 트랜스미디어 프로젝트"라며 "오리지널 앨범 제작, 공식 뮤직비디오 촬영, «라이(RAI)» 채널을 통해 곧 방영될 TV 시리즈 방영, 그리고 2027년 예정된 이탈리아 전국 라이브 투어 등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적인 시각을 마탕으로 'Made in Italy' 오리지널 프로덕션을 통해 유럽에 최초로 케이팝의 언어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오디션은 단순히 4인조 걸그룹 멤버를 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의 성장 서사를 담아낼 TV 시리즈 조연 배우와 공식 백댄서 크루까지 함께 선발할 예정이다. 케이팝 특유의 성장형 스토리텔링과 세계관 구축 방식을 이탈리아 주류 방송 시스템에 접목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커지고 있는 케이팝 열기는 오디션 개최 지역 선정에서도 드러난다. 문화·예술 전문 매체인 «옴니아 디지탈레(OMNIADIGITALE.IT)»는 이탈리아 남부 문화 중심지인 나폴리가 이번 프로젝트의 첫 출발지가 된 점에 주목했다. 해당 매체는 "캄파니아 지역에서 출발하는 이 프로젝트는 유럽 팝 시장의 지형을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이탈리아와 유럽 최초의 이탈리아-유럽형 케이팝 걸그룹 '포틴(FOURTEEN)' 공식 캐스팅이 나폴리에서 시작된다"고 전했다. 이어 "6월 13일과 14일 캄파니아의 주도 나폴리에서 음악과 TV, 공연, 디지털 언어를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첫 공식 오디션이 열린다"며 "나폴리는 전국 오디션 투어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식 발표된 전국 오디션 일정은 6월 13일과 14일 나폴리를 시작으로 6월 20~21일 밀라노, 6월 25~26일 로마로 이어지며 최종 콜백은 6월 27~28일 로마에서 진행된다. 현재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이탈리아 전역 청소년들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포틴(FOURTEEN)' 프로젝트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문화 교류의 새로운 전환점을 보여준다. 과거 한류가 한국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이탈리아 소비자가 수용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케이팝의 제작 시스템 자체가 이탈리아 현지 자본과 지상파 방송망과 결합하는 현지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탈리아 국영 방송사 «라이(RAI)»의 참여는 의미가 크다. «라이(RAI)»는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과 중장년층 시청자 비율이 높은 방송사로 알려져 있다. 그런 «라이(RAI)»가 젊은 층을 다시 TV와 디지털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로 케이팝 포맷을 선택했다는 점은, 케이팝의 문법이 세계 청소년 세대의 보편적인 소통 방식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해석된다.
다만 프로젝트의 장기적 성공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케이팝의 핵심인 강도 높은 트레이닝 시스템과 아티스트-팬덤 간의 긴밀한 관계 형성이 개인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유럽 문화 환경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한국식 아이돌 육성 시스템과 세계관 중심의 스토리텔링이 현지 참가자와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번 오디션을 통해 탄생할 이탈리아인 케이팝 걸그룹 '포틴(FOURTEEN)'이 현지화에 성공한다면 이는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음악 시장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문화 시스템과 이탈리아의 예술적 감성, 그리고 지상파 방송의 자본력이 결합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포틴(FOURTEEN)' 캐스팅 공식 홈페이지, https://fourteenplanet.com/casting/
- «글로벌 이벤트 매거진(Global Events Magazine)» (2026.05.19). From the Heart of Korea to Europe: FOURTEEN, the First True Italian K-Pop Project, Is Born | Dal cuore della Corea all’Europa: nasce FOURTEEN, il primo vero progetto K-Pop italiano, https://buly.kr/28vass4
- «플라이 라디오 티브이(Fly Radio TV)» (2026.05.20). FOURTEEN, il nuovo progetto italiano che rivoluziona il K-Pop europeo, https://buly.kr/BeMVqwt
- «옴니아 디지탈레(OMNIADIGITALE.IT)» (2026.05.20). FOURTEEN, Napoli apre i casting della prima girl band K-Pop italo-europea, https://buly.kr/AF2S0R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