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2026년 5월 23일까지 태국 방콕의 카트만두 포토 갤러리(Kathmandu Photo Gallery)에서 진행된다. 사진작가 권학봉의 개인전인 <레이어드 게이즈(Layered Gazes, 겹쳐진 시선)>는 과거와 현재가 사진 속에서 중첩되는 방식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는 유관순과 한국 독립운동이다. 시리즈는 차분한 흑백 사진들로 구성됐으며, 한국 독립운동의 상징인 유관순을 연상시키는 어린 소녀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다양한 역사적 상징물 앞에 등장한다. 소녀의 존재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인권, 독립, 민주주의의 현재 상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또한 유관순을 상징하는 소녀의 형상을 통해 이름 없이 사라진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환기하며, 역사적 장소를 배경으로 공중에 부유하는 인물을 배치해 과거와 현재,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을 만들어냈다.

< ‘레이어드 게이즈(Layered Gazes)' 사진 전시 포스터 이미지 - 출처 : 카트만두 포토 갤러리 페이스북 페이지(@Kathmandu Photo Gallery) >

< ‘레이어드 게이즈(Layered Gazes)' 사진전 내부 전경 - 출처 : 통신원 촬영 >

< ‘레이어드 게이즈(Layered Gazes)' 사진전 내부 전경 - 출처 : 통신원 촬영 >
사진작가 권학봉은 <독립운동: 겹쳐진 시선>으로 파리 사진상 순수예술 부문 금상을 수상했으며, 영국 모노비전 사진상 개념사진 부문 우수상과 미국 국제 사진상(IPA, International Photography Awards)에서 오피셜 셀렉션에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 일대 소수민족에 관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오랫동안 이어왔으며, 다큐멘터리 사진에 인공조명을 접목하는 등 기존 화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왔다. 그리고 현재에는 태국 람빵(Lampang)에 거주하며 활동 중이다.
권학봉 작가는 2019년부터 '팝타이사진(PhapthaySajin)'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는 권학봉 작가가 기획하고 총괄한 한-태 사진 교류 플랫폼으로, 한-태 사진 교류의 제도화를 목표로 한다. 단순한 일회성 전시가 아니라 지속적인 연속 프로그램으로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2019년 제1회 <팝타이 사진>은 한국과 태국 사진작가 각 1~2인이 참여한 소규모 교류전으로 시작해 한-태 사진 교류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제2회 <팝타이사진>으로 이어지며 점차 규모가 확장됐고, 한국과 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5인이 함께 참여해 양국의 시선으로 서로 다른 문화와 삶을 담아낸 교류 전시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는 태국의 사진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했다. 사진 기록과 보존, 후학 양성에 평생을 바쳐온 칸타 푼피탓(Kanta Poonpitat)과 태국 현대 사진을 탐구하는 소피랏 무앙쿰(Sophirat Muangkum) 등이 참여하며 프로젝트의 의미를 더했다. 이를 계기로 권학봉 작가는 '작품을 전시하는 사진작가'를 넘어, 한국과 태국의 사진 예술계를 연결하는 기획자이자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 팝타이 사진전 포스터 이미지 - 출처 : 팝타이 공식 홈페이지 https://phapthaysajin.com/ >
이번 <레이어드 게이즈(Layered Gazes, 겹쳐진 시선)> 전시가 단순한 개인 사진전을 넘어 문화외교적 측면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한국의 비상계엄이라는 민감한 동시대적 사건을 3·1운동과 유관순이라는 역사적 맥락과 연결해 국제 관람객이 이해할 수 있는 예술 언어로 번역해냈다는 점이다. 특히 태국 방콕이라는 동남아 문화 허브에서 이러한 주제가 공론화된다는 점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문화적 확장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태국에 거주 중인 한국인 사진작가의 민간 문화외교 활동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권학봉 작가는 오랫동안 태국 람빵에 거주하며 한국과 태국의 사진 문화 교류를 꾸준히 이끌어왔다. 그는 한국 사진작가 41인이 참여한 <더 코리안 게이즈(The Korean Gaze)> 교류전을 진행했으며, 치앙마이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에서 열린 한국 사진작가 19인의 작품 95점 전시에서 현지 감독을 맡는 등 민간 차원의 한-태 문화 가교 역할을 지속해왔다. 아울러 이번 전시는 한국의 독립·민주 정신을 동남아시아에 알리는 계기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태국 관람객과 방콕의 국제 예술계 종사자들에게 유관순과 3·1운동, 그리고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의 맥락이 시각예술을 통해 전달된다는 점은 한류가 단순한 대중문화를 넘어 역사·인문적 깊이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카트만두 포토 갤러리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photo/?fbid=1385590236703910&set=a.549064120356530
- 통신원 촬영
- 권학봉 사진작가 홈페이지 https://hakbongkwon.com/
- 팝타이 공식 홈페이지 https://phapthaysaj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