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 뮤지컬이 해외 무대에서 점차 존재감을 넓혀가는 가운데, 5월 영국 런던 초연을 앞둔 1인 록 뮤지컬 <더 라스트맨(The Last Man)>이 현지 공연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 정식 개막 전 단계임에도 현지 공연 전문 매체들이 캐스팅과 창작진, 작품 구조 등을 중심으로 잇따라 보도에 나서면서, 한국 창작 공연이 웨스트엔드 인근 소극장 무대까지 확장되는 흐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번 영국 초연은 2026년 5월 8일부터 6월 13일까지 사우스워크 플레이하우스 엘리펀트(Southwark Playhouse Elephant)에서 진행된다. 해당 공연장은 대형 상업 뮤지컬보다는 실험적이고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소개해온 공간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에서는 이번 작품 역시 공연장의 성격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현지 매체들은 캐스팅과 크리에이티브 팀 공개 이후 “한국에서 출발한 작품이 현지 창작진과 결합해 어떻게 재해석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프로덕션에는 영국 올리비에 어워즈(Laurence Olivier Awards) 수상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의 핵심 창작진이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드라마터그로 합류한 제스로 컴튼(Jethro Compton)은 현지 보도를 통해 이번 작업이 단순한 번역이나 수입 공연이 아니라 “영국 관객을 위해 새롭게 구조화된 버전”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영국 창작진과 한국 원작 팀이 공동 작업하는 방식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한국 공연 콘텐츠의 해외 진출 흐름 가운데 하나로도 해석된다.
뮤지컬 <더 라스트맨(The Last Man)>은 2021년 한국 초연 이후 꾸준히 시즌 공연을 이어온 창작 뮤지컬이다. 이후 중국과 대만 등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진행했고, 뉴욕과 도쿄에서는 리딩 공연을 통해 해외 제작진의 관심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중국 상하이 무대까지 진출하며 국제적인 확장 흐름을 이어왔고, 이러한 과정 끝에 영국 런던 초연으로 연결됐다.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영국 공연을 위해 별도의 현지 제작사까지 설립되며 본격적인 협업 구조도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 한국 창작 뮤지컬 ‘더 라스트맨 - 출처: 사우스워크 플레이하우스(Southwark Playhouse) 공식 홈페이지 >
뮤지컬 <더 라스트맨>은 좀비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된 이후, 단 하나의 방공호 'B-103'에 고립된 생존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작품이다. 극 중 인물은 제한된 공간에서 장기간 고립된 채 살아가며 점차 현실과 기억의 경계가 흐려지고, 결국 생존 자체의 의미까지 의심하게 된다. 영국의 문화·라이프스타일 전문 주간지 «타임 아웃(Time Out)»은 이 작품을 “지하 벙커 안에서 심리적으로 붕괴되어 가는 생존자의 내면을 따라가는 1인 록 뮤지컬”이라고 소개하며, 작품의 구조적 독특함과 심리극적 성격에 주목했다.
이번 영국 프로덕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주인공 역할을 두 배우가 번갈아 연기한다는 점이다. 렉스 리(Lex Lee)와 나비 브라운(Nabi Brown)이 각각 다른 날짜에 무대에 올라 같은 상황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 풀어낸다. 이는 단순한 캐스팅 변주를 넘어, 동일한 고립 상황 속에서도 인물의 성격과 직업 설정이 달라지며 작품 전체의 분위기와 서사 결까지 달라지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음악 역시 작품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록 음악 기반의 구성은 극의 긴장감과 고립감을 강화하는 동시에, 단순한 서사 전달을 넘어 인물의 심리 상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러한 형식은 기존 웨스트엔드 대형 상업 뮤지컬과는 결이 다르지만, 최근 런던 공연계에서 점차 확장되고 있는 실험적인 소극장 뮤지컬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 제작사 네오(NEO)가 이번 영국 공연에 직접 참여해 현지 제작사와 공동 프로덕션을 구성한 점도 중요한 변화로 꼽힌다. 이는 단순한 해외 라이선스 판매를 넘어, 기획 단계부터 현지 창작 환경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형태를 한국 공연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되는 새로운 협업 모델 가운데 하나로 해석하고 있다.
영국 현지 공연 매체들은 초연 전부터 이 작품을 두고 “한국 창작 뮤지컬이 새로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케이팝과 K-드라마를 넘어 무대 예술 분야에서도 한국 콘텐츠가 런던 공연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5월 초연을 앞두고 한국 창작 뮤지컬에 대한 기대감 역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사우스워크 플레이하우스(Southwark Playhouse) 공식 홈페이지 중 공연 소개 부분, https://southwarkplayhouse.co.uk/productions/the-last-man/
- «웨스트 엔드 시어터(West End Theatre)» (2026.04.21). Cast and creative team set for UK premiere of hit Korean musical The Last Man, https://buly.kr/EzkqRNa
- «타임 아웃(Time Out)» (2026.04.22). The Last Man – One-man Korean musical about the survivor of an apocalyptic zombie plague, https://buly.kr/8piK6ph
- «코리아 헤럴드(The Korea Herald)» (2026.04.27). Korean musicals enter season of revival and recalibration, https://buly.kr/4metY4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