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의 보장암 국제예술촌(Treasure Hill Artist Village)은 과거 1960~70년대 중국에서 건너온 피난민들이 정착해 형성된 이주민 마을이었다. 그러나 2006년부터 국제 예술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보수가 진행되면서 현재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한때 피난민들의 생활 터전이었던 보장암 국제예술촌은 오늘날 해외 아티스트들을 대상으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해외 예술가들이 대만의 문화를 경험하고 교류하는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보장암 국제예술촌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곳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예술가들이 타이베이의 도시 문화를 경험하고, 현지 생활을 통해 얻은 공간적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 이슈에 적극 참여하도록 장려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레지던시 기간 동안 현지 아티스트와의 교류와 최종 발표 프로그램을 통해 타이베이와 국제 네트워크 간 지속적인 대화를 촉진하는 것 역시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4월 25~26일에는 2026년 보장암 국제예술촌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첫 번째 참여 아티스트 11명을 만날 수 있는 '오프닝 및 아티스트 토크·아티스트 투어(Opening + Artist Talks & Artist Tours)' 행사가 진행됐다. 4월 25일에는 6명의 레지던트 아티스트가, 4월 26일에는 다섯 명의 레지던트 아티스트가 각각 참여했다. 보장암 국제 예술촌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영어로 진행됐으며 참가비는 무료였다.

< 레지던트 아티스트 전시 포스터 – 출처 : 아큐패스(ACCUPASS) 내 에이아이알 타이베이(AIR Taipei) 행사 페이지 >
이번 행사에는 한국인 아티스트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인 연구자이자 큐레이터인 이아영(Ah-Young Lee)이 2026년 보장암 국제 예술촌 레지던트 아티스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으며, 이번 아티스트 토크 및 투어 행사에도 참여했다. 이아영은 동아시아 동시대 미술사를 지역적이고 실험적인 서사를 통해 서술하는 방식을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장암 국제예술촌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이아영은 2개월간의 레지던시 기간 동안 1960년대 대만에서 등장한 복합 미술과 한국의 실험 미술을 비교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 연구는 냉전 체제와 자유민주주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형성됐으며 국제 개념 미술과 긴밀하게 연결돼 온 두 미술 경향을 분석함으로써, 전후 동아시아 아방가르드 미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레지던시 기간 동안 작성될 연구 일지의 형식과 연구 과정의 구성 역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한국인 아티스트 이외에도 캐나다, 미국, 태국, 호주, 독일, 스웨덴,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해외 아티스트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들의 전문 분야 역시 시각 예술, 음악, 문학, 문화연구 등으로 폭넓게 구성돼 있었으며, 각기 다른 배경과 작업 방식을 지닌 레지던스 아티스트들을 통해 다양한 시각과 예술적 접근을 엿볼 수 있었다.
향후에도 레지던트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5월 2일에는 한국인 아티스트 이아영이 자신의 연구를 주제로 담화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오는 5월 9일에는 미국 출신 아티스트 카산드라 샤오(Cassandra Hsiao)가 대만 현지 배우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극의 일부 장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 행사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또한 상주 아티스트들의 전시인 <2026 시즌 1 레지던트 아티스트 전시(2026 Season 1 Resident Artist Exhibition)>는 4월 25일부터 5월 10일까지 보장암 국제예술촌에서 열린다. 대만과 해외 국가 간 문화 교류를 촉진하려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게, 대만 현지인들과 해외 레지던트 아티스트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지속적으로 마련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처럼 보장암 국제예술촌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타이베이 시민들과 해외 아티스트들을 연결하는 접점 역할을 하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예술촌 운영부는 타이베이시 문화국의 예술가 교류 프로그램 규정과 아티스트 필리지 레지던시 지침에 따라 '에이아이알 타이베이(AIR Taipei, Artist-in-Residence Taipei)'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보장암 국제예술촌을 중심으로 레지던시 기반 창작 활동을 기획·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에이아이알 타이베이(AIR Taipei) 프로그램의 2026년도 모집은 2026년 3월 30일부터 6월 30일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되며, 지원은 온라인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아큐패스(ACCUPASS) 내 에이아이알 타이베이(AIR Taipei) 행사 페이지, https://buly.kr/B7cBAtB
- 네이버(NAVER) 여행 보장암 국제예술촌 소개 페이지, https://travel.naver.com/overseas/TWTPE2428715/poi/summ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