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프랑스 칸에서는 국제 영화제와 별도로 TV 드라마 및 OTT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국제 행사인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Canneseries 2026)'이 개최됐다. 해당 행사는 글로벌(global) 콘텐츠 산업의 관계자가 참여해 신작 드라마와 시리즈를 공개하고, 다양한 플랫폼의 경쟁 작품을 소개하는 산업 중심의 국제 행사로 운영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블랙핑크의 지수가 참석하여 현지 언론의 주요 관심을 받았다. 지수는 지난 3월 공개된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 <월간 남친>의 출연 배우로 이번 행사에 참여했으며, 행사 기간 중 프랑스 매체인 ≪마담 피가로(Madame Figaro)≫가 수여하는 '라이징 스타 어워드(Madame Figaro Rising Star Award)'를 수상했다. 국제 공동 제작 산업에서 주목받는 신예 배우에게 수여되는 이 상은 작품 경쟁 부문과는 구분되는 성격을 가지지만, 국제 공동 제작 산업이 주목하는 차세대 상징(icon)으로서 한국 배우의 영향력이 입증되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Canneseries 2026)' 행사에 참석한 블랙핑크 지수와
팬덤의 영향력에 대한 기사 - 출처: '르 파리지앵(Le Parisien)' >
프랑스 주요 언론들 역시 지수의 참석과 수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으며, 지수의 수상은 한국 스타의 개인적인 매력이 국경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인 현상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의 보도 내용은 그녀의 연기적인 성취보다 주로 이번 행사에서 착용한 착장과 외모, 그리고 세계적인 유명 인사로서의 위상에 초점을 맞췄으며, 현장에서 다수의 팬들이 모여드는 모습 등을 통해 그녀의 높은 팬 동원력에 주목하고 있었다. 이러한 점은 이번 수상이 작품의 내실보다는, 영향력 있는 유명 인사를 활용하여 마케팅적인 화두로 소비됐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게 만든다. 더불어 이는 전 세계 시장에서 스타덤(stardom, 유명 연예인이 되는 상태나 그런 지위)을 넘어 배우로서의 진정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중요한 숙제를 안겨줬다.

< '한국 픽션(La fiction Coréenne)' 부문에 출품된 한국 드라마 작품 안내 화면
- 출처: 칸 시리즈(Canneseries) 공식 홈페이지 >
한편, 이번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한국 작품들은 '한국 픽션(La fiction Coréenne)'이라는 별도의 부문으로 소개됐다. 총 3편의 한국 드라마인 <신의 구슬>, <당신의 모든 것>, <젠플루언서>가 비경쟁 부문으로 초청됐고, 상영 후 감독 및 배우들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Guest Vist, GV)를 통해 한국 드라마의 기획력과 제작 역량을 알리는 기회를 가졌다. 하지만 이러한 별도 부문의 운영은 한국 문화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시장에서는 여전히 이색적 혹은 팬덤 기반의 행사라는 틀 안에 머물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럽 내에서 한국 문화콘텐츠는 '스타 중심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산업적, 비평적 관점에서 깊이 있는 논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담론의 주제로서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여겨진다. 현지 보도의 대부분이 드라마의 서사적인 가치나 사회 비평적인 성과보다 스타 개인의 옷차림, 외양, 팬덤 영향력에 편중되어 있었다. 이는 한국 문화콘텐츠 고유의 서사와 사회적인 맥락이 현지 비평가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과 함께 서구 중심적인 시각에서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을 보편적인 문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한국 문화콘텐츠는 넷플릭스(Netflix) 등 글로벌 OTT를 통한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했지만, 이것이 국제 행사의 평가 구조나 주요 수상으로 직결되지 않고 있는 점은 깊이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이는 유럽 시장이 여전히 한국 문화콘텐츠를 보편적인 예술적 기준에서 보는 것이 아닌, 일종의 특수 장르로 취급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산업적인 성공이 비평적인 권위로 이어지지 않는 이러한 불균형은 한류의 질적 도약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장벽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은 케이팝 기반 스타들이 드라마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국제적인 문화 행사에서도 주목받고 있음을 확인 시켜줬다. 그러나 한국 문화콘텐츠가 앞으로 단기적인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스타 개인의 영향력이나 대중성을 넘어, 예술성과 보편적인 공감대를 확보한 콘텐츠의 지속적인 발굴과 전략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의 간극을 메우지 못한다면, 한국 문화콘텐츠는 그 자체가 지닌 거대한 산업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성공'에 그칠 위험이 크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칸 시리즈(Canneseries)의 공식 홈페이지,
https://canneseries.com/fr/event/la-fiction-coreenne-1
- ≪알로시네(Allociné)≫ (2026. 04. 26). CANNESERIES 2026 : après Boyfriend On Demand sur Netflix, Jisoo des Blackpink révèle quels rôles elle rêve de jouer, https://buly.kr/1y0hYeS
- ≪쎄뉴스(Cnews)≫ (2026. 04. 23). Canneseries : quel prix Jisoo, star des BlackPink, va-t-elle recevoir aujourd'hui lors du festival ?,
https://buly.kr/28vSAwl
- ≪파리 매치(Paris Match)≫ (2026. 04. 24). Sur le tapis rose du Festival Canneseries, Jisoo illumine la Croisette,
https://buly.kr/28vSAwl
- ≪마리 끌레르(Marie Claire)≫ (2026. 04. 24). Pour sa première fois à Cannes, Jisoo enflamme le pink carpet avec une mise en beauté de princesse, https://buly.kr/H6jrYKS
- ≪르 파리지앵(Le Parisien)≫ (2026. 04. 23). « Sept heures de route juste pour te voir » : à Canneséries, les fans de Jisoo en transe devant la chanteuse de Blackpink, https://buly.kr/28vSAzT
- ≪마담 피가로(Madame Figaro)≫ (2026. 04. 24). Jisoo, lauréate du Madame Figaro Rising Star Award à Canneséries : «Ce titre me donne de la force», https://buly.kr/FWV2iz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