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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음악이 동시에 주인공… 정재일 작곡가 '기생충: 라이브 인 콘서트' 시드니에서 개최

  • 조회수

    38

  • 게시일

    2026-04-22

  • 국가

    호주

시드니는 여름의 끝자락을 지나 서서히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아직 완연한 가을이라고 하기는 이르지만, 따뜻한 햇살 속에서도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공기가 느껴진다. 호주의 4월은 학생들의 방학과 맞물려 가족 단위 외출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다. 공연장과 미술관, 야외 행사장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도시 전반에 활기가 더해진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오징어 게임>, 제 92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그리고 케이팝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가 현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한류 팬을 넘어 일반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문화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작곡가 정재일 - 출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정재일 본인 제공 >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정재일 작곡가가 시드니를 찾는다. 그는 오는 4월 24일과 25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Sydney Opera House)에서 '기생충: 라이브 인 콘서트(Parasite: Live in Concert)'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콘서트는 영화 상영과 동시에 오케스트라가 실시간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라이브 투 픽처(Live to Picture)' 형식으로, 기존 영화 감상과는 다른 몰입 경험을 제공한다. 화면과 무대가 동시에 움직이는 이번 공연은 영화 음악을 새로운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다음은 정재일 작곡가와의 일문일답이다.


Q1. 영화 <기생충>의 음악을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A1.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작업하면서 구체적인 지시 사항(direction)이 있었고, 바로크(baroque)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우아함과 동시에 어딘가 어긋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Q2. 영화 음악을 작업하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2. 저는 영감을 기다리기보다는 영화를 보면서 피아노로 즉흥 연주를 합니다. 반복적인 작업 속에서 장면과 자연스럽게 맞는 음악을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 곡 작업에 전념하고 있는 작곡가 정재일 - 출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정재일 제공 >


Q3. 이번 '기생충: 라이브 인 콘서트(Parasite: Live in Concert)'는 어떤 점에서 특별한가요?

A3. 영화 음악은 보통 배경으로 들리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음악과 영화가 동시에 주인공이 됩니다. 관객들이 음악을 보다 집중해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Q4.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하는 소감은 어떠신가요?

A4. 오페라 하우스는 음악가들에게 꿈의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공간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입니다.


Q5. 라이브(live) 오케스트라 공연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5. 영화와 완벽하게 합(Synchronization)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이브 연주이기 때문에 긴장감과 생동감이 더해진다는 점이 큰 차이입니다.


Q6. 영화 음악가로서 본인의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A6. 감독의 지향점(vision)을 음악으로 번역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스타일보다 장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 작곡가 정재일 - 출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정재일 본인 제공 >


정재일은 영화 <기생충>의 음악 작업을 "봉준호 감독의 지시 사항(direction)을 음악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감독이 제시한 방향성에 따라 바로크 음악의 질감을 바탕으로, 우아함 속에서도 어딘가 비틀린 감정을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음악은 영화 속 긴장과 불안, 아이러니(irony)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영화 음악의 작업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한 장면의 음악을 위해 여러 차례 수정 작업을 반복했지만 쉽게 만족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지친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연주한 곡이 오히려 최종 선택됐었다"고 회상했다. 계산된 결과보다 순간적으로 터져 나온 감정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그의 작업 방식 역시 이러한 철학과 맞닿아 있다. 그는 "영감을 기다리기보다 피아노 앞에 앉아 영화를 틀어놓고 장면에 맞춰 즉흥적으로 연주를 이어 간다"고 말했다. 반복과 집중 속에서 장면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음악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장면과 호흡하며 이야기를 완성하는 또 다른 언어다.


이번 공연에 대해 그는 "영화를 볼 때 음악은 잘 들리지 않거나 의식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음악과 영화가 동시에 주인공이 되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속에 머물던 음악을 무대 위로 끌어올려 관객이 보다 적극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다.


정재일은 영화 음악가로서 자신의 역할을 "감독의 지향점(vision)을 음악적 언어로 통역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의 음악은 언제나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작품을 완성한다. 완벽하게 정제된 결과보다 순간적으로 어긋난 감정에서 힘을 얻는다는 그의 음악 세계는 이번 무대를 통해 더욱 생생하게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오르는 소감에 대해서는 "드림 스테이지(dream stage) 같은 공간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호주에 대해 "자연이 주는 영감이 큰 나라"라고 표현하며, 과거 원주민 악기인 디저리두(Didgeridoo)를 연주하며 음악 세계를 확장해 온 경험도 전했다.


끝으로 그는 "OTT 중심 환경 속에서 영화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며, 영화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몰입과 감동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는 콘텐츠를 어떻게 경험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정재일 작곡가 제공

-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Sydney Opera House) 공식 홈페이지 중 콘서트 소개 내용, 

https://www.sydneyoperahouse.com/cinema/parasite-live-conc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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