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영, MoMA PS1서 ‘딜리버리 댄서 코덱스’ 미국 첫 개인전 성료
< '김아영 딜리버리 댄스 코덱스(Ayoung Kim Delivery Dancer Codex)' 전시 포스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뉴욕 퀸즈의 실험적 현대미술 기관 모마 PS1(MoMA PS1)에서 열린 김아영 작가의 개인전 <딜리버리 댄서 코덱스 (Delivery Dancer Codex)>가 3월 16일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는 김아영이 올해 초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상(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을 수상한 뒤 미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딜리버리 댄서’ 삼부작 작품들이 한자리에서 공개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 '김아영 딜리버리 댄스 코덱스(Ayoung Kim Delivery Dancer Codex)' 전시가 열렸던 뉴욕 모마 PS1(MoMA PS1) 전경 - 출처: 통신원 촬영>
전시는 MoMA PS1 수석 큐레이터 루바 카트립(Ruba Katrib)가 기획했다. 카트립은 전시 오픈 직후 열린 11월 8일 간담회에서 김아영을 “디지털 혁신의 최전선에 있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김 작가가 생성형 AI, 게임엔진, 실사 영상을 결합해 기술과 서사가 충실하게 맞물린 작품을 선보인 점에 주목했다. 그는 김아영 작품이 동시대적 주제인 플랫폼 노동, 시간, 데이터 권력 구조를 탐구하는 서사와 첨단 디지털 기술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MoMA PS1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 판단했다.

< '김아영 딜리버리 댄스 코덱스(Ayoung Kim Delivery Dancer Codex)' 전시를 둘러보는 관람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그녀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영상, 게임엔진, 인공지능을 결합한 서사적 미디어아트 작업으로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이전에도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미술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베를린과 홍콩 등지에서 ‘딜리버리 댄서’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왔다.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는 도시 플랫폼 노동과 시간 체계를 탐구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여러 편의 영상 작업이 하나의 세계관을 이루는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 모마 PS1(MoMA PS1) 홈페이지에 소개된 전시 프로그램 - 출처: '모마 PS1(MoMA PS1)' 홈페이지 >
<딜리버리 댄서>의 3부작은 〈딜리버리 댄서스 스피어(Delivery Dancer’s Sphere)〉(2022), 〈딜리버리 댄서스 아크: O° 리시버(Delivery Dancer’s Arc: O° Receiver)〉(2024), 〈딜리버리 댄서스 아크: 인버스(Delivery Dancer’s Arc: Inverse)〉(2024)로 구성된다. 작품의 서사는 서울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두 명의 배달 노동자, '에른스트 모(Ernst Mo)'와 '엔 스톰(En Storm)'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미래적 도시에서 ‘시간을 배달한다’는 설정 속에서 이들은 플랫폼 노동, 데이터 자본주의, 시간 체계가 만들어내는 권력 구조를 탐구한다. 게임엔진, 모션캡처, 3D 애니메이션, 생성형 AI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영상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며, 관객은 마치 미래적 세계관 속으로 들어간 듯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된다.

< 모마 PS1(MoMA PS1)에 전시된 딜리버리 댄서스 스피어(Delivery Dancer’s Sphere)〉(2022)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는 모마 PS1(MoMA PS1) 3층 갤러리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비교적 큰 규모로 구성됐다. 이 전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설치는 〈딜리버리 댄서스 아크: 인버스(Delivery Dancer’s Arc: Inverse)> (2024)였다. 공간 중앙에는 세 개의 거대한 스크린이 주황색 카펫으로 덮인 무대 같은 구조물 위에 서로 다른 각도로 매달려 있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누워서 보는 영화관 같은 느낌이 났다. 스크린은 거대한 하늘처럼 펼쳐져 있고, 그 아래 언덕 위에서 앉거나 누워 영상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이 보이는데 이러한 공간 구성은 관객이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영상과 공간 환경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많은 관람객들이 언덕 구조물 위에 누워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일부 평론에서는 이번 전시가 “영화 상영과 게임 환경 사이에 놓인 새로운 관람 경험”을 제시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필자가 평일 낮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에는 꾸준히 관람객이 드나들었으며, 작품 상영이 시작되면 조용히 자리를 잡고 영상을 끝까지 지켜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영상의 대사는 대부분 한국어로 진행되지만 영어 자막이 매우 정확하게 번역돼 있어 내용 이해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 딜리버리 댄서스 아크: 인버스(Delivery Dancer’s Arc: Inverse)>(2024) - 출처: 통신원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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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스트 댄서스 A(Ghost Dancers A) (2022) - 출처: 통신원 촬영>
전시 내내 현지 매체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뉴욕 타임즈(NYT)⟫는 김아영 작품을 “현대 사회의 기술적·경제적 조건을 반영한 몰입형 SF적 스펙터클”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2025년 미술계 신예 스타(Fine Art Breakout Star)로 선정하며 미국 무대에서도 주목받는 작가임을 강조했다. 국제 현대미술계에서 영향력 있는 ⟪아트포럼(Artforum)⟫은 2025년 11호에서 김아영을 커버 스토리로 다루며,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가 현대 미디어 아트의 새로운 경계를 탐험한다고 평가했다. 작품 속 인공지능(AI), 게임 엔진, 모션 캡처, 양자적 서사 구조가 결합된 세계관을 통해 관객에게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도 주목했다. 이밖에도 프리즈(Frieze)는 김아영을 동시대 미디어 아트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하며, 기술적 혁신과 서사적 깊이를 동시에 갖춘 전시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고 ⟪아트뉴스(ARTnews)⟫와 ⟪아트시(Artsy)⟫ 역시 ‘딜리버리 댄서 코덱스’를 2025년 뉴욕 최고의 전시 중 하나로 선정하며 찬사를 보냈다.

< 아트포럼 2025년 11월호 표지 - 출처: '아트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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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딜리버리 댄서스 아크: 인버스(Delivery Dancer’s Arc: Inverse)>(2024)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전시는 단순한 개인전을 넘어, 한국 미디어아트가 국제 미술계에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이후 이어진 영상과 기술 기반 예술 전통 속에서, 김아영은 인공지능(AI), 게임엔진, 플랫폼 경제를 활용한 동시대적 서사를 구축한다. 백남준이 미디어 환경의 탄생을 탐구했다면, 김아영은 기술이 조직하는 노동과 시간, 데이터 권력 구조를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기술과 서사가 결합된 그녀의 작업은 국제 무대에서 동시대 미디어아트의 중요한 목소리로 자리 잡았다.

< 고스트 댄서스 B(Ghost Dancers B) (2022) - 출처: 통신원 촬영 >
모마 PS1(MoMA PS1)은 신진 및 중견 작가들의 실험적 프로젝트, 설치, 퍼포먼스, 미디어아트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기관으로, 뉴욕 미술계에서 동시대 예술 실험의 플랫폼 역할을 한다. 또한 이번 전시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추진하는 <케이-아츠 온더고(K-arts on the GO)>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해당 사업은 해외 우수 플랫폼으로부터 초청을 받은 한국 예술인의 공연/전시의 항공료와 운송료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한국 미디어아트가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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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퀸즈에 위치한 모마 PS1(MoMA PS1)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 작가가 뉴욕 주요 현대미술 기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여는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시는 한국 미디어아트가 국제 미술계 담론 속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기술과 서사가 결합된 김아영의 작업은 아직 실험적 단계에 있지만, 바로 그 실험성이 뉴욕 미술계가 주목하는 이유이자, 또 하나의 한국 미디어아트 목소리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 '김아영 딜리버리 댄스 코덱스(Ayoung Kim Delivery Dancer Codex)' 전시 포스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진출처 및 자료참고
- 통신원 촬영
- 모마 PS1(MoMA PS1) 홈페이지, https://www.momaps1.org/en/programs/556-ayoung-kim
- ⟪아트포럼⟫ (11월호). Ayoung Kim, https://www.artforum.com/features/ayoung-kim-spotlight-andy-st-louis-1234737022/
- ⟪뉴욕타임즈⟫ A Speedy Art-Career Rise Fueled by a Descent Into Our Modern Abyss,
https://www.nytimes.com/2025/11/26/arts/design/ayoung-kim-video-artist-ps1.html
- ⟪프리즈⟫ (11/12월호). https://www.frieze.com/magazines/frieze-magazine/issue-255
- ⟪아트뉴스⟫ (2025. 12. 8). The Defining Artworks of 2025, https://www.artnews.com/list/art-news/news/most-important-artworks-1234762369/
- ⟪아티시⟫ (2026. 1. 13). 16 Leading Curators Predict the Art Trends of 2026,
https://www.artsy.net/article/artsy-editorial-16-leading-curators-predict-art-trends-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