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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고〉 열풍 잇는 부다페스트 카페 투어, 현지인이 사랑하는 5대 명문 카페

  • 조회수

    28

  • 게시일

    2026-03-08

  • 국가

    헝가리

최근 한국 인기 예능 프로그램 〈핑계고〉 헝가리 편이 방영되면서 출연진이 방문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부다페스트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현지에서 5년째 거주 중인 통신원에게도 방송에 담긴 부다페스트의 풍경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다만 출연진이 방문한 '카페 제르보(Gerbeaud)'의 결제 금액은 현지 물가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송에서는 커피 4잔과 케이크 2조각, 스콘 1개, 파르페 1개를 주문하고 103유로(약 18만 원)를 지불하는 장면이 소개됐는데, 이는 일반적인 현지 카페 가격 수준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물론 '카페 제르보'가 16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황실 문화의 상징이자 대표 관광 명소라는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부다페스트 일반 카페의 에스프레소 평균 가격이 약 800포린트(약 3,500원), 아메리카노가 약 1,000포린트(약 4,400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민들의 일상적인 소비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가격대다. 실제로 이곳은 현지인보다는 관광객 방문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관광지형 카페로 평가된다.  행을 계획하는 독자들을 위해 역사적 분위기와 합리적인 가격을 동시에 갖춘 현지인 단골 카페 5곳을 소개한다.


현지인이 자부심으로 추천하는 헝가리 5대 명문 제과점

1. '자모쉬(Szamos Cukrászda)': 마지팬 초콜릿 명가

현지인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브랜드는 단연 '자모쉬'다. 이곳은 아몬드 가루와 설탕을 버무려 만든 마지팬(Marzipan)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마지팬은 특유 고소하고 달콤한 맛은 물론 찰흙처럼 모양을 빚기 쉬워 헝가리 전통 제과 분야에서 인형이나 꽃 등 화려한 장식 재료로 널리 쓰인다. 특히 국회의사당 인근 ‘자모쉬 투데이’ 지점은 마지팬 박물관을 겸하고 있어 헝가리 디저트 문화를 입체적으로 살펴보기 적합하다. 2026년 현재 에스프레소 한 잔 가격은 850포린트(약 3,200원)이며, 대표 메뉴인 〈에스테르하지 케이크〉는 1,650포린트(약 6,200원) 선이다.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카페 제르보'나 '뉴욕 카페'대비 절반 이하 가격으로, 헝가리 전통 깊은 디저트를 합리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부다페스트 주요 쇼핑몰에 입점해 접근성이 높은 '자모쉬' 매장 전경 - 출처: 통신원 촬영 >


2. '어거스트(Auguszt Cukrászda) 1870': 150년 가문 고집과 자부심

1870년부터 5대째 가업을 잇는 '어거스트'은 공산주의 시절 국유화 아픔을 딛고 일어선 헝가리 중산층 상징적 베이커리이다. 부다 지역 페니 거리(Fény utca) 본점은 재래시장 옆에 위치해 현지 정취를 물씬 풍긴다. 화려한 장식 대신 나무 냄새 가득한 고풍스러운 서재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도보슈 타르트와 갓 구운 헝가리식 스콘 포가처(Pogácsa)는 이곳 백미로 꼽힌다.

 

한국 독자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포가처'는 예능 〈핑계고〉 출연진이 짠맛에 당황했듯, 달콤한 잼을 곁들이는 영국식 스콘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졌다. 단맛이 배제된 짭짤한 풍미가 주를 이루는 이 빵은 한국 ‘소금빵’과 결을 같이한다. 감자, 요거트, 치즈 등 부재료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포가처는 헝가리인 식탁에 빠지지 않는 필수 식전 빵이다. 가격은 '어거스트'같은 고급 제과점에서 개당 약 500포린트(약 2,000원) 선이며, 스파(Spar)나 리들(Lidl) 같은 대형 마트에서는 약 150포린트(약 660원)에 판매되어 누구나 일상에서 즐기는 대표적 국민 간식 역할을 한다.


다채로운 헝가리 케이크와 제과류를 선보이는 '어거스트' - 출처:  '어거스트(Auguszt) 1870' 홈페이지 >

 

3. '스튀머(Stühmer Édességbolt)': 초콜릿 장인이 빛은 레트로 감성

1868년 함부르크 출신 제과 장인 프리기예스 슈튀머(Frigyes Stühmer)가 설립한 이곳은 헝가리 최초로 증기 동력을 활용해 고품질 초콜릿을 생산한 역사적 장소로 알려져 있다. 특히 1920~30년대 당대 유명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정교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현재까지도 헝가리 최고급 초콜릿을 생산한다는 전통과 자부심을 이어가고 있다. 공산주의 시기 국유화를 겪은 뒤 2006년 재출범한 스튀머는 ‘품질 최우선’이라는 모토 아래 전통 레시피를 계승하고 있다. 초콜릿 구매가 부담스럽다면 커피 주문 시 무료로 제공되는 작은 ‘스튀머 초콜릿’ 한 조각을 먼저 맛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 온 깊은 초콜릿 풍미는 이곳이 현지인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를 단번에 느끼게 한다.


<부다페스트 전역에 위치하며 초콜릿과 케이크 등 다채로운 디저트를 선보이는 '스튀머' 매장 - 출처: 통신원 촬영>


4. '뮈베스(Művész Kávéház)': 예술가들이 사랑한 안드라시 거리 쉼터

 

< 120년 역사 고풍스러운 네오 르네상스 양식 인테리어와 비더마이어 가구가 돋보이는 '뮈베스' 실내 전경 - 출처: '뮈베스(Művész Kávéház)' 홈페이지 >


1898년 문을 연 '뮈베스'는 네오 르네상스 양식 건물이 자아내는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일품이다. 한때 ‘작은 제라보(Kis-Gerbeaud)’라 불렸을 만큼 제라보 가문 기술력과 전통을 공유하며, 실내 비더마이어 가구는 가치를 인정받아 1973년부터 응용 미술품으로 보호받고 있다. 이곳은 헝가리 대문호 이반 만디(Iván Mándy)가 매일 아침 글을 쓰던 전설적인 장소로, 그의 이름이 새겨진 구리 명판 단골석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오페라 하우스 맞은편이라는 탁월한 입지에도 에스프레소 가격 1050포린트(약 4,600원), 카페라테가 1490 포린트(한화 약6, 500원)을 유지하며,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서 현지 지식인과 예술가들이 신문을 읽으며 안식처로 삼는 부다페스트 진짜 보석 같은 공간이다.


5. '도브너(Daubner Cukrászda)': 부다 지역 최고 실속파 성지

 

헝가리 백 년 전통과 합리적 가격으로 현지인 발길 끊이지 않는 '도브너' 제과점 - 출처: '도브너(Daubner Cukrászda)' 홈페이지 >


한국 대전 명물 성심당을 방불케 하듯, 부다페스트에서도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서 케이크를 대량 구매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주요 관광지에서 다소 떨어진 부다 2구역에 위치하나, 화려한 장식보다 정직한 맛과 푸짐한 양에 집중하며 현지인 압도적인 사랑을 받는다. 조각 케이크 대부분 가격이 1,000포린트(약 4,400원) 내외로 가성비 또한 탁월하다. 특히 헝가리 전통 크림 케이크 크레메쉬(Krémes)는 가장 먼저 품절되는 최고 인기 메뉴다. 방문객 대부분이 현지 단골이어서 주문 절차가 매우 신속하게 진행되므로, 방문 전 번역기를 통해 원하는 메뉴 이름을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헝가리 카페 문화 제대로 즐기는 법

정통 헝가리 카페를 방문할 때 몇 가지 에티켓을 알아두면 더욱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첫째, 커피와 함께 제공되는 작은 잔의 물은 입안을 헹궈 커피의 향을 온전히 느끼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둘째, 2026년 기준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10~15%의 서비스 요금(Szervízdíj)이 영수증에 포함되므로 별도의 팁을 남길 필요가 없다. 셋째, 역사적 가치가 높은 카페의 경우 입구에서 직원의 안내를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인 예절로 여겨진다. 넷째, 처음 방문한다면 7겹 초콜릿과 캐러멜이 특징인 ‘도보슈’ 케이크나 견과류 풍미가 깊은 ‘에스테르하지’ 케이크를 선택하는 것이 무난한 선택으로 꼽힌다.


〈핑계고〉를 통해 소개된 부다페스트의 모습이 화려한 도시의 외형이라면, 골목의 작은 제과점에서 집시 음악을 들으며 케이크를 나누는 시민들의 일상은 도시의 또 다른 얼굴이라 할 수 있다. 높은 가격이나 대규모 시설이 곧 문화적 수준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수백 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오며 시민들의 삶과 함께해 온 전통 카페들이야말로 헝가리가 간직해 온 문화 자산이라는 평가다. 부다페스트 여행을 계획하는 한국 독자들에게는 가이드북에 등장하는 유명 카페의 긴 대기 줄보다, 현지인들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오래된 제과점을 찾아보는 경험을 권할 만하다. 그곳에서 흐르는 집시 음악과 합리적인 가격의 케이크 한 조각이야말로 부다페스트가 방문객에게 전하는 가장 진솔한 환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어거스트(Auguszt Cukrászda) 1870 홈페이지,  https://auguszt1870.hu/termekkategoria/edes-sutemenyek/

뮈베스(Művész Kávéház) 홈페이지, https://www.muveszkavehaz.com/tortenelmunk/

도브너(Daubner Cukrászda) 홈페이지, .http://daubnercukraszda.hu/szeletes-sutemeny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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