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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전문정보 제공

설날 영화가 보여준 한·말 영화 협력 가능성

  • 조회수

    6

  • 게시일

    2026-03-05

  • 국가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극장가에서 음력 설날(Lunar New Year)은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말레이시아 인구의 약 22.6%를 차지하는 중국계 사회에게 가장 중요한 명절인 데다, 정월대보름까지 약 15일간 설 연휴가 이어지면서 긴 휴가를 맞은 가족 단위 관객들이 극장을 찾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3월 3일까지 이어진 설 연휴를 맞아 코미디, 액션, 가족극, 무협, 사극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 9편이 일제히 개봉하며 극장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현지 대표 언론 말레이 메일(Malay Mail)이 발표한 2월 19일부터 22일까지의 박스오피스 집계에 따르면, 개봉작 가운데 7편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르며 설 시즌 극장가의 높은 관객 수요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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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 박스오피스 석권한 명절 영화들 – 출처: ‘말레이 메일(Malay Mail)’ >

그동안 말레이시아 설날 극장가에서는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중화권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흥행을 주도해 왔다. 올해 역시 중화권 수입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구체적으로 중국 무협·액션 영화 <표인: 풍기대막(Blades of the Guardians)>을 비롯해 홍콩 코미디 영화 <야왕(Night King)>, 중국 코미디 영화 <판다 플랜: 더 매지컬 트라이브(Panda Plan: The Magical Tribe)>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2010년 한국 휴먼 영화 <하모니>를 원작으로 한 <햇빛 영화 합창단(Sunshine Women's Choir)>과 대만 액션 영화 <쿵푸(Kung Fu)> 역시 순위권에 진입했다.


이 같은 중화권 영화의 강세 속에서도 설 연휴 기간인 2월 19일 개봉한 말레이시아·싱가포르 합작 영화 <아벵 아저씨 VS 량씨 할머니>가 수입 영화를 제치고 흥행세를 이어가며 주목받고 있다. < VS > 3월 2일 기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총 1,330만 링깃(약 49억 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누적 수익 700만 링깃(약 26억 원)을 올린 <표인: 풍기대막(Blades of the Guardians)>의 흥행 성적을 넘어섰다. 극장에서는 가족 단위 관객들의 방문도 두드러졌다. 영화를 관람한 현지 관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너무 재밌어서 가족 9명을 모두 데리고 가서 한 번 더 봤어요(@kinpoiamy)”, “이번 설 연휴 영화 중 가장 재밌어요(@derek.chor)”, “말레이시아 영화가 잘 돼서 기뻐요(@fcsedia)” 등 긍정적인 반응을 남겼다.


< 가족 단위 관객들이 ‘아벵 아저씨 VS 량씨 할머니’ 홍보물을 보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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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평을 받은 '아벵 아저씨 vs 량씨 할머니' – 출처: '아벵 인스타그램(@ahbeng2026)' >


<
아벵 아저씨 VS 량씨 할머니>가 말레이시아-싱가포르 양국에서 이례적인 흥행 성과를 거둔 요인은 단순한 합작을 넘어 양국 관객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유명 배우 잭 림(Jack Lim)이 연기한 ‘아벵(Ah Beng)’은 과거 그가 ‘마이 에프엠(MY FM)’ 라디오 진행을 맡던 시절 처음 선보인 경비원 캐릭터로, 다혈질이고 단순하지만 따뜻한 내면을 가진 인물로 그려진다. 이후 2010년 코미디 영화 <우후!(Woohoo!)>로 스크린에 첫 등장한 이 캐릭터는 2012년 영화 <아벵 더 무비: 3가지 소원(Ah Beng the Movie: 3 Wishes)>과 2014년 영화 <아벵: 미션 임파서블(Ah Beng: Mission Impossible)>을 거치며 국민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또한 아벵 아저씨와 함께 극을 이끄는 거친 입담을 가진 ‘량씨 할머니’는 싱가포르의 국민 배우 잭 네오(Jack Neo)가 1990년대 TV 프로그램 ‘코미디 나이트(Comedy Night)’에 처음 선보인 캐릭터다. 이후 1999년 코미디 영화 <량씨 할머니: 더 무비(LIANG PO PO: The Movie)>와 2016~2018년 방영된 버라이어티 예능 <해피 캔 올레디!(Happy Can Already!)>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싱가포르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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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량씨 할머니와 아벵 아저씨 – 출처: ‘The Star’ >


또한 익숙한 소재에 신선한 설정을 더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양국 관객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선사한 점 역시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자칫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양국 간 경제적 격차라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겼다는 평가다. 영화 속 두 주인공은 납치된 아이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에 가정부로 취직했다는 싱가포르 국적 량씨 할머니의 말에 아벵 아저씨가 “말레이시아에 일하러 오는 싱가포르인은 없다”며 황당해하는 장면이 대표적인 코믹 포인트로 꼽힌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최대 언론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는 해당 장면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매일 국경을 넘나드는 말레이시아 노동자들의 현실을 재치 있게 조명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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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국 국경 경제 조명한 ‘아벵 아저씨 VS 량씨 할머니’ – 출처: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 >


아벵 아저씨의 대사처럼 싱가포르 노동자가 일자리를 찾아 말레이시아로 향한다는 설정은 현실에서는 다소 낯설게 받아들여진다. 일반적으로는 더 나은 임금과 근무 환경을 찾아 말레이시아 노동자들이 싱가포르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는 말레이시아 대학을 졸업한 취업 준비생이 싱가포르 음식점 취업 면접에 도전하는 장면을 통해 말레이시아의 두뇌 유출 문제를 간접적으로 조명한다. 그러나 작품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간 경제 격차라는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단순히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아벵 아저씨와 량씨 할머니가 힘을 합쳐 납치된 아이를 구출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균형감을 유지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1965년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하기까지의 역사적 배경과, 독립 이후 이어져 온 양국 간 협력과 동맹 관계를 자연스럽게 서사 속에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론적으로 <아벵 아저씨 VS 량씨 할머니>의 이례적인 흥행은 양국 관객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서사를 코미디 장르로 풀어낸 결과로 분석된다. 이는 명절 극장가 흥행을 좌우하는 요소가 단순한 볼거리 중심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정서적 공감과 풍부한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에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가족의 화합과 국가 간 연대를 함께 그려낸 이번 작품의 성과는 공동 제작 영화의 가능성과 설날 시즌 영화로서의 가치를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다. 변화하는 설날 극장가 흐름 속에서 향후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함께 제작하는 설날 합작 영화가 등장할 가능성에도 기대가 모인다. 만약 이러한 시도가 현실화된다면, 이번 작품은 한류를 매개로 한 양국 간 문화 교류와 인적 교류, 나아가 사회·역사적 맥락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모범 사례로 참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2023. 3. 7). Brain drain: Majority of Malaysians who emigrated moved to Singapore, says human resources minister,

https://www.straitstimes.com/asia/brain-drain-majority-of-malaysians-who-migrated-moved-to-singapore-says-hr-minister

채널 뉴스 아시아(Channel New Asia)》(2024. 2. 22). Malaysian government study warns of 'brain drain', finds 3 in 4 Malaysians living, working in Singapore skilled or semi-skilled,

https://www.channelnewsasia.com/singapore/malaysia-government-study-brain-drain-working-living-singapore-skilled-salary-4140731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2026. 3. 1). From Ipoh to Singapore: Ah Beng Vs Liang Po Po and the economics of cross-border jobs,

https://www.straitstimes.com/asia/se-asia/from-ipoh-to-singapore-ah-beng-vs-liang-po-po-and-the-economics-of-cross-border-jobs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2026. 1. 14). When Liang Po Po meets Ah Beng in new Chinese New Year movie, accidents happen,

https://www.straitstimes.com/life/entertainment/when-liang-po-po-meets-ah-beng-in-new-chinese-new-year-movie-accidents-happen

-더 스타(The Star)》(2026. 1. 19). When Malaysia's Ah Beng meets Singapore's Liang Po Po in new Chinese New Year movie, accidents happen,

https://www.thestar.com.my/lifestyle/entertainment/2026/01/19/when-liang-po-po-meets-ah-beng-in-new-chinese-new-year-movie-accidents-happen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Free Malaysia Today)》(2026. 2. 20). ‘I’m Not Gangster’: crime, comedy and consequence, 

https://www.freemalaysiatoday.com/category/leisure/2026/02/20/im-not-gangster-crime-comedy-and-consequence

-더 스타(The Star)》(2026.2.17). From Ah Beng to Jackie Chan: 9 CNY movies to catch this festive season, 

https://www.thestar.com.my/lifestyle/entertainment/2026/02/17/from-ah-beng-to-jackie-chan-9-cny-movies-to-catch-this-festive-season

-말레이 메일(Malay Mail)》(2026.2.27). Malay Mail’s top 10 picks: CNY 2026 titles storm Malaysian box office, from ‘Blades of the Guardians’ and ‘Ah Beng vs Liang Po Po’ to ‘Scare Out’, 

https://www.malaymail.com/news/showbiz/2026/02/27/malay-mails-top-10-picks-cny-2026-titles-storm-malaysian-box-office-from-blades-of-the-guardians-and-ah-beng-vs-liang-po-po-to-scare-out/210582

- 시네마 온라인(Cinema Online) 홈페이지, https://www.cinema.com.my/articles/interviews_details.aspx?search=2011.i_jacklimwork_7233

- 아벵 인스타그램(@ahbeng2026), https://www.instagram.com/ahbeng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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