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북미 상영
한국 사극의 해외 확장 가능성 주목

<미국 최대 멀티 플렉스 체인 영화관 AMC 홈페이지의 "왕과 사는 남자" 티켓 예매 화면 - 출처: 'AMC 극장' 홈페이지>
한국 사극 영화 <왕과 사는 남자(The King’s Warden)>가 국내 흥행 상승세 속에 북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 작품은 2월 1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봉을 시작으로, 2월 20일부터 뉴욕·뉴저지·워싱턴 D.C.·애틀랜타 등 미국 11개 도시와 캐나다 밴쿠버·토론토·캘거리 등지에서 제한 상영(limited release) 방식으로 상영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2월 4일 개봉 이후 설 연휴를 기점으로 관객 수가 빠르게 증가하며 개봉 24일 만에 누적 관객 700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 몇 년간 현대극 중심이던 흥행 흐름 속에서 사극 장르가 다시 대중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 '왕과 사는 남자'가 상영중인 맨하튼 타임스퀘어 42번가에 위치한 AMC- 통신원 촬영 >
이번 북미 개봉은 전국 동시 개봉이 아닌 ‘제한 상영(limited release)’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등 문화 소비가 활발한 대도시에서 먼저 관객 반응을 확인한 뒤 상영관을 확대하는 전략적 배급 방식이다. 해외 영화나 독립영화가 미국 시장에 진입할 때 자주 활용되는 단계적 접근이기도 하다. 특히 뉴욕·뉴저지 지역에서 미국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 가운데 하나인 AMC 극장(AMC Theatres) 라인업에 포함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 예술영화관 상영을 넘어 상업 상영망 안에서 편성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현재 <왕과 사는 남자’>는 한인 밀집 지역인 뉴욕 퀸즈의 AMC 베이 테라스 6(AMC Bay Terrace 6), 뉴저지 릿지필드파크의 AMC 릿지필드 파크 12(AMC Ridgefield Park 12)은 물론, 맨해튼 중심부 타임스스퀘어 42가에 위치한 AMC 엠파이어 25(AMC Empire 25)에서도 상영 중이다. AMC 상영이 곧 흥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사극 영화가 미국 주류 멀티플렉스 체인에 편성됐다는 사실 자체는 산업적 측면에서 일정한 상징성을 지닌다. 이는 한인 관객층을 넘어 보다 넓은 상업 상영망으로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 '왕과 사는 남자'가 상영중인 맨하튼 타임스퀘어 42번가에 위치한 AMC 극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 맨하튼 타임스퀘어 42번가에 위치한 AMC 극장 티켓 발권기에서 관람객이 '왕과 사는 남자'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제한 상영의 특성상 미국 주요 평론가들의 리뷰는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영화 비평 집계 사이트인 로튼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도 공식 평단 점수는 형성되지 않았다. 다만 로튼토마토 관객 코멘트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긍정적인 반응이 확인된다. 한 관객은 “역사적 배경을 몰라도 감정선이 잘 전달된다”고 평가했으며, 또 다른 관람객은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와 영상미가 인상적이었다”고 남겼다. 영화 팬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레딧(Reddit)에서도 관람 후기가 공유됐다. 한 이용자는 “한국 사극 특유의 문화적 맥락을 모두 이해하지 못했지만 인간관계 중심의 서사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이용자는 “전통적인 시대극이지만 감정 표현은 현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일부 관객은 역사적 맥락에 대한 설명이 다소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는 사극 장르가 해외 관객에게 여전히 일정 부분 문화적 장벽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레딧에 공유된 관람객의 후기- 출처: '레딧 (Reddit)' 홈페이지 >
그동안 한국 영화가 국제 무대에서 크게 주목받은 사례는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등 작가주의 감독들의 작품이 중심을 이뤘다. 이들 감독의 작품 가운데 <기생충>과 <미나리>는 가족과 계급, 정체성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통해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그 결과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 등 주요 국제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반면 전통 사극은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코드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해외 확장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왕과 사는 남자>의 북미 개봉은 사극 장르 자체의 해외 가능성을 시험하는 사례로 읽힌다. 영화가 역사적 배경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인간관계와 감정 중심의 서사를 강조했다는 점은 해외 관객 반응에서도 긍정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사극 역시 보편적 감정 서사에 기반할 경우 문화적 경계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미국 최대 멀티 플렉스 체인 영화관 AMC 홈페이지의 "왕과 사는 남자" 티켓 예매 화면- 출처: 'AMC 극장' 홈페이지 >
미국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이번 제한 상영만으로 대규모 흥행 성공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상영 회차가 유지되고 관객 반응이 온라인에서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는 점은 일정 수준의 수요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향후 상영관 확대 여부와 북미 박스오피스 성적에 따라 한국 사극 장르의 해외 확장 가능성은 보다 구체적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왕과 사는 남자>의 북미 개봉은 단순한 해외 상영을 넘어 한국 사극이 글로벌 상업 상영망 안에서 시험대에 오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사극이 제 2의 한류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이번 시도는 그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첫 단계로 기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AMC 극장 홈페이지, https://www.amctheatres.com/movies/the-king-s-warden-82754
-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 홈페이지, https://www.rottentomatoes.com/m/the_kings_warden?utm_source=chatgpt.com
- 레딧 (Reddit) 홈페이지, https://buly.kr/D3g42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