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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DF 2026 화제작, 다큐멘터리 <남남북녀>

  • 조회수

    17

  • 게시일

    2026-01-27

  • 국가

    헝가리

'제12회 부다페스트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Budapest International Documentary Festival, 이하 BIDF 2026)'가 지난 1월 24일 막이 올랐다. 헝가리 최대 다큐멘터리 영화 축제인 'BIDF'는 올해 '당신의 미래 영화는 이미 상영 중이다(Your future film is already rolling)'라는 슬로건 아래, 전 세계 70여 편 화제작을 선보인다. 부다페스트 시네마 시티 마무트(Cinema City Mammut)를 중심으로 전국 10개 주요 도시에서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는 총 5개 국제 경쟁 섹션을 운영하며 헝가리 내 독보적인 문화 담론의 장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영화제 경쟁 부문 중 하나인 '당신의 손에 달린 관계의 미래(In Your Hands – The Future of Your Relationship)' 섹션에는 한국계 미국인 선 킴(Sun Kim)과 노르웨이 출신 모르텐 트라아비크(Morten Traavik) 감독 공동 연출작 <남남북녀(North South Man Woman)>가 공식 초청됐다. 분단이라는 한국적 특수 상황을 '로맨스'라는 보편적 틀로 풀어내며 현지 평단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 작품의 현장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통신원은 지난 1월 25일 일요일 오후 7시 시네마 시티 마무트(Cinema city Mammut)에서 열린 첫 상영회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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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남북녀' 장면 - 출처: '부다페스트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BIDF)' >

다큐멘터리 <남남북녀>는 탈북 여성과 남한 남성 만남을 주선하는 결혼 정보 회사 '러브스토리아'를 5년간 밀착 취재한 기록이다. 영화 비평적 관점에서 이 작품이 주목하는 '결혼 정보 회사'는 단순한 매칭 공간을 넘어, 남북한의 이질적 가치관이 충돌하고 타협하는 '작은 통일'의 실험실이자 상징적 공간으로 기능한다. 영화는 자본주의적 매칭 시스템이 북한 출신 여성들의 로맨틱한 환상 혹은 생존 전략과 만났을 때 발생하는 파열음을 내러티브 핵심 동력으로 삼는다. 동시에 '남남북녀'라는 고전적 수사가 상징하는 성적 판타지와 실제 현실 속 문화적 이질감 사이 간극은 분단이 한국인 실존에 남긴 깊은 흉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는 헝가리 관객에게 단순한 타국의 비극을 넘어, 체제 변화 속 인간 소외와 정체성 혼란이라는 보편적 메시지로 치환되어 전달됐다.

이번 작품의 예술적 성취는 두 감독의 독보적인 이력과 보완적 파트너십에 기반한다. 모르텐 트라아비크(Morten Traavik)는 지난 20년간 북한을 20회 이상 방문하며 예술과 정치 경계에서 활동해온 퍼포먼스 아티스트이자 감독이다. 그는 북한 당국과 직접 협상하며 슬로베니아 밴드 평양 공연을 성사시키는 등 이른바 '과잉 외교(Hyper-Diplomacy)' 전략을 통해 폐쇄적 체제 이면의 인간성을 도발적으로 끌어내 왔다. 트라아비크에게 북한은 여전히 '지구상 마지막 남은 거대한 연극 무대'이며,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체제가 규정한 '배역'에서 벗어나려는 인물들의 사투를 거시적 프레임으로 포착한다.

반면 한국계 미국인 선 킴(Sun Kim) 감독은 트라아비크의 실험적이고 거친 시선에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정서적 세밀함을 투영한다. 그녀는 2012년부터 '트라아비크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서구적 시각과 한국적 맥락 사이 균형을 잡아온 파트너다. 트라아비크가 체제와 구조라는 외벽을 두드리는 도발을 감행한다면, 선 킴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 특히 여성의 미묘한 감정 변화와 말로 다하지 못한 슬픔을 기록하며 서사에 입체감을 더한다. 이러한 두 감독의 상반된 접근 방식은 <남남북녀>를 단순한 다큐멘터리를 넘어선 깊이 있는 인간 보고서로 완성시켰다.

< '선 킴' 감독이 영화 종료 후,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첫 상영 종료 후 주헝가리 한국 문화원 후원으로 마련된 '관객과의 대화(Q&A)' 세션이 이어졌다. 영화제 시작 전 일찌감치 티켓이 매진되며 만석을 기록한 상영관은 현지 관객 열기로 가득했다. 이어진 대화 시간에서 헝가리 관객들은 한국 분단 상황이라는 특수성을 넘어, 영화 속 인물들이 겪는 문화적 부적응과 인간 소외, 그리고 사랑 본질에 주목하며 열띤 질문을 이어갔다. <남남북녀>는 다큐멘터리라는 매개를 통해 남북한 사회 층위를 헝가리 대중에게 깊이 있게 전달했다는 평을 받았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통신원 촬영
부다페스트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BIDF) 홈페이지, 

In Your Hands Competition: North South Man Woman, https://bidf.hu/movies/show/1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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