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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영화 및 드라마 제작 역사상 최근과 같은 붐이 일어난 적이 없었다. 그 동안 드라마분야의 많은 부분이 해외에서 수입된 영상물로 채워졌었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자국영화 및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수십 개의 제작사들이 설립 되면서 잇따라 영화와 드라마를 찍고 있으며, 일주일에 드라마가 몇 개씩 촬영 작업에 들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많은 드라마를 찍고 있는 반면, 사용가능한 대본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주로 명성 있는 문인들한테 대본작성을 요청하거나 감독들이 직접 유명한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하곤 했었다. 그러나 이들은 전문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흥미로운 드라마 대본을 찾는 것은 무엇보다 힘든 일이다. 대부분의 제작사들이 좋은 대본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문제는 대본의 양적인 부족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드라마를 찍을 수 없을 정도의 대본도 종종 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부족한 대본을 해결하기 위해 이제는 문학평론가들에게 대본 작성을 주문하기도 한다. 심지어 드라마 감독들이 직접 대본을 쓰기도 한다. 이러한 대본의 부족은 많은 제작사들이 유명한 작품이 나오면, 즉시 그 작품의 작가와 만나 독점 계약하는 상황도 초래하기도 한다.
또 다른 해결방안의 하나는 드라마 대본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것이다. 베트남의 유명 드라마 제작사인 Lasta는 태국에서 대본을 가져와 베트남 내에서 촬영한 후 방영하고 있다. Lasta 외에도 많은 제작사들이 대본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드라마를 많이 제작하고 있는 한국 등에서 대본을 구입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수입된 대본은 이국의 정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의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수용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제작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작가들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예를 들면 한국방송대학에서 대본 전문 강사로 활동 중인 교수를 초빙해 대본작가들에 대한 교육을 수차례 실시하는 경우가 있었다.
더 중요한 변화의 모습은 학교에서 전문적으로 공부한 젊은 친구들이 작가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외국의 작사시스템을 배워 활용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작가업무를 단독으로 수행했었지만, 이제는 그룹을 구성해 대본을 같이 작성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방법은 한 사람이 대본을 작성했던 과정에서 초래되는 약점들을 보완하는 동시에 대본의 생산량도 많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렇다면 이들의 수입은 얼마나 될까? 작가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적지 않은 수입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평균 한 회당 베트남 돈 300-500만동 정도를 받고 있다. 유명한 작가의 경우 회당 1,000만동(한화 약 64만원)까지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 작가는 작년에 그의 대본작업을 통해 4-5억동을 벌었다고 하기도 한다. 이제 베트남에서 드라마 대본을 쓰는 작업은 돈을 잘 버는 직업으로 인기도 많아지고 있다.
드라마 제작의 핵심 인력 중 하나인 작가를 육성하기 위한 제작사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참신한 젊은 작가들의 자발적인 노력은 베트남 영상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한층 높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