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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를 돌아다니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된지 벌써 10년이 가까워 온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여행가는 아니다. 주로 동남아 국가들의 NGO들과 함께 프로젝트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는데, 어쩌면 컨설팅 해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적절하다
NGO, 즉 비정부단체로 일컬어지는 시민단체들이 종국에 추구하는 목표는 정치권이나 기업이 추구하는 권력이나 이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질’을 향상 하는데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삶의 질’ 이란 말은 그 공동체 구성원 개인의 삶을 말한다. 결국 공동체 구성원 각자의 삶의 질이 향상 된다는 것은 공동체의 질이 향상 된다는 말과 같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맑은 공기와 맑은 물은 필수적이지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돈을 버는 일에만 급급해 무책임하게 방출한 배기가스로 공기를 오염 시키고 폐수를 방류하여 물을 오염 시킨다면 비록 경제적으로 삶이 조금 여유로워 질 수는 있겠지만 이것은 삶의 질에 있어서 향상은 커녕 오히려 위협이 되는 것이다.
산업화 이후에 생겨난 개발과 환경문제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사회를 이루고 있는 국가운영 체제에서 비롯된 국가폭력에 시달리는 인권문제와 어느 사회든 주류에서 밀린 노동자, 여성, 아동, 장애인 등 소수자들을 위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무수한 시민단체들은 한마디로 공동체를 건강하게 지켜 줄 수 있는 파수꾼들이다.
그러한 NGO들도 결국 공동체의 구성원들이고 그들 삶에 내재된 문화에 무관하지 않다. 내가 동남아를 돌아다니며 이러한 시민단체 사람들을 만나보면 나라마다 약간씩 다른 취향은 있지만 한국의 TV 드라마나 영화 또는 가수들이 화제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나에게 한국에서도 ‘대장금’이 히트 했느냐, 이영애가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느냐 등 한류에 대한 나의 의견에 관심이 많다. 예전에 전혀 없던 일들임을 감안해보면 역시 아시아 제국에서 일고 있는 한류의 파고가 심상치 않음을 실감케 한다.
방콕의 2대 영자신문 중 하나인 ‘The Nation’지의 한 기자는 현재 아시아에서 갑자기 부상한 한국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증폭되고 있는데, 그 이유를 한국 경제발전의 상징인 삼성이나 LG의 전자제품, 현대의 자동차 그리고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각종 아이디어 상품들이 아시아지역의 시장에서 한류의 파고와 함께 상승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물었다. "한류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 하느냐?"
그에 대한 대답에 앞서 나는 오늘 반가운 기사 하나를 인터넷 신문에서 보았다. ‘ASIA’라는 계간지가 발행 되었다는 소식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지만 그동안 아시아 국가들은 바로 이웃 아시아 국가들과 모든 분야의 교류나 문화적 소통을 소홀히 한 채 서구문명권에 모든 가치기준을 설정하고 그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려 했던 지난날들에 대한 성찰과 아시아 공동체의 정체성을 재정립 하려는 운동이 본격화 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현재 재단이 슬로건으로 내건 "Go with Asia for the better" 와 딱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재 아시아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은 바로 오랫동안 식민제국주위자들에 의해 파괴된 자국의 문화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과 무관치 않다. 오랫동안 억압과 수탈의 구조가 깨지면서 새로운 세대와 함께 급격한 판도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류의 본질은 ‘자유’다. 내가 태국 언론인의 물음에 대해 답변한 내용도 새롭게 창간한 계간지 ‘ASIA’ 지의 창립 취지와 똑같은 것이었다.
해외에서 보는 통신원의 입장에서 한류가 아시아 정체성을 정립하는 촉매로서 기여 하려면 소위 한류 스타로 분류된 연예인들과 관계자들의 책임 또한 막중함을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웃들에게 좀 더 가까이 갈수 있어야 한다. 진정으로 이웃들과 함께 희로애락을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류 스타로 오랫동안 사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 제2의 큰 도시인 족자가르타 지방에 큰 지진이 일어나 많은 인명과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고 절망에 빠져있는 현지인들에게 세계 각처의 인도적 구호가 줄을 잇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고, 한국정부에서도 발 빠르게 정부차원의 구호물자와 필요한 구조인력을 조직해서 파견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류 스타들의 피해지역 출현 자체만으로도 실의에 빠진 난민들 그리고 현지 구조대원들에게도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