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스기나미구社가 후원한 ICAF가 지난 11일부터 3일간 열렸다. 이 행사는 "일본 애니메이션 학회"의 연구진들과 "일본 애니메이션 협회"의 애니메이션 작가들이 운영하는 <ICAF 실행위원회>가 주최한다. <2006 제 4회 ICAF>에는 전국의 애니메이션 팬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학생 등 약 150명이 모여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2006 ICAF>에 참가하는 학교의 애니메이션은 러닝타임 40분을 초과하지 않아야 이들의 작품이 행사 기간 동안 상영될 수 있다. 특히 이번 ICAF에선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학생들의 작품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실행 위원장인 도쿄 조형 대학의 ‘기후네 도쿠미쓰’ 교수는 “학생의 작품 발표 장소는 많아지고 있다. 반면에 학교간의 애니메이션 관련 이벤트는 거의 없기 때문에 ICAF같은 이벤트는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행사이다”라며 “이런 행사를 기회로 학생끼리 교류가 깊어지고, 학생들에게는 서로 자극이 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학교들의 교수들은 ‘ICAF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 중 몇 몇 은 10년 후에는 훌륭한 애니메이션 관련 인재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 ICAF와 행사 참가학생들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번 행사에선 18개 학교, 200여 편 이상의 작품이 상영되었다. 주최 측은 특별프로그램으로 유럽의 CG작품과 프랑스의 학생 애니메이션 걸작집 및 <2005 한국 부천 국제 학생 애니메이션 페스티벌(PISAF)>의 수상작품 등을 상영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학회 회장인 요코타 마사오 교수는 “일본의 학생은 현재의 자신을 애니메이션에 그리려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이들의 애니메이션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나타내는 수단이다.”라며 “반면에 한국과 유럽의 애니메이션은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써의 역할이 강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적극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작품이 많다. 단 유럽 애니메이션은 한국 애니메이션보다 객관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 많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은 생활의 일부라고 해도 될 만큼 하나의 문화로서 정착되고 있지만 업계의 현실은 만만하지 않다. 또한 2003년 도쿄 공예대학을 시작으로 2004년 오사카 전기통신 대학, 교토 세이카 대학 등이 애니메이션 학과를 설립했다. 그러나 일본 내 정식 애니메이션학과를 개설한 곳은 이들 대학 세 곳뿐이며, 여전히 학계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은 미미한 편이다. 또한 ICAF가 ‘스기나미구’라는 기업의 후원으로 이루어지지만 이 행사의 자금 운영 역시 열악한 상황이다.

페스티벌에 참가한 학생들은 애니메이션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도 적당한 배움터가 없다. 우수한 애니메이션 작가의 육성은 민간 회사 혹은 개인의 노력에 의지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현실이다. 특히 도쿄 조형대학의 코이데 마사시 교수는 “한국처럼 나라에서 애니메이션 작가를 육성하는 제도가 일본에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한국의 애니메이션 이벤트는 ICAF의 10배 이상의 규모로 이루어진다.”라며 한국의 애니메이션 육성정책을 부러워했다.

최근 일본 정부 및 관련 업자들은 한국의 육성책에 자극 받아 일본 애니메이션을 상업 산업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그 예로 도쿄 중심가에는 <도쿄 국제 애니메이션 센터>가 개관했으며, 스기나미구社는 애니메이션 사업관을 건축 중이다. 또한 3월말에는 <도쿄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를 토대로 한-일 애니메이션 산업 교류가 더욱 빈번해질 것이며 높은 수준을 지닌 일본內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들이 배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