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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배우는 것이 손해가지 않도록 하겠다” 노무현 대통령이 통역 없이 몽골 학생들과 대화를 나눈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몽골을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8일 오후 울란바토르 대학에서 한국학 및 한국어를 전공하는 몽골 학생들을 만났다. 울란바토르대는 목사인 윤순재 총장이 지난 1993년 몽골에 세운 한국어학당이 발전한 것으로, 2002년 종합대로 승격되었고 현재 16개 학과(이중 4개 학과 개설 예정) 1천 6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울란바토르 대학은 몽골에서 외국인이 세운 최초의 사립대이자 몽골 최고의 사립대이기도 하다.
노 대통령은 학생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으며 행사장인 1층 소강당에 입장했으며, 이에 학생 대표는 ‘좋은 말은 타봐야 알고 좋은 친구는 사귀어봐야 안다’는 몽골 속담을 소개하면서 “몽골과 한국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이 더욱 협력하길 바란다”고 환영의 말을 전했다.
인사에 나선 노 대통령은 한-몽골과의 미래지향적 관계에 대해 역설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이 과정에서 황사 문제를 한-몽골이 관계를 발전시켜야 하는 한 가지 이유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을 마치면 몽골에 1인당 1ha의 땅을 빌려 나무심기를 해야 겠다”며 “한국 사람이 나무를 심어 푸른 숲을 만들면 인류가 이뤄낸 위대한 유산이 될 것이고, 좋은 관광 상품도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앞으로도 계속 몽골과 한국은 함께 해야 한다. 황사 때문에 못 살겠다” 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자유 ․ 평등이 보편적으로 존중되는 역사의 진보를 설명하면서 한-몽골이 ‘국경을 뛰어넘는 자유와 평화의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20분 가량 이 대학 학생 30 여명과 자유로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현지인들과 통역 없이 한국말로 장시간 대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청와대측 설명이다.
‘자유로운 대화’에 맞게 몽골 학생들은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며 “몽골에 대한 인상은 뭐냐”, “중매결혼이었느냐”, “몽골은 경제발전을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이냐”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몽골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 “(한국과)너무 닮았다”고 대답한 노 대통령은 남바린 엥흐바야르 대통령에 대해 “열정이 넘친다”고 평가한 뒤 “몽골이 뭔가를 찾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친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와의 연애 경험을 들려주며 “벤처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했으면 의심하지 말고 끝까지 가라”며 여학생들에게 ‘조언’했고, 이날 자리에 동석한 권 여사는 “한마을에 사는 공부 잘하는 우수한 남학생이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노 대통령은 한국의 성공 비결에 대해 완전고용 수준의 노동력 채용, 일하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사회, 교육투자 성공 등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국민들이 중요하다며 한국말과 문화를 배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국말 배우는 것이 반드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국가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