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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헐리웃 배우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이 스타가 되었다고 처음으로 느낀 때는? 그건 바로 내 주위에 파파라치가 얼씬거리기 시작을 한 때!'
그렇다. 스타와 파파라치는 서로 뭔가를 끊임없이 주고받는 공생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가 있다. 스타들은 파파리치를 가장 지겨워하고 거의 적대시하기 일쑤지만 스타에게 파파라치의 숫자는 그대로 인기의 척도 그 자체가 된다. 파파라치가 사라지면 그 스타도 이미 상품성의 시효가 지났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기가 떨어지면 가지 말라고 붙잡아도 그들은 사라진다. 그때는 오히려 가장 그리워지는 대상이 바로 파파라치가 된다.
그리고 여기 익명을 요구한 어느 파파라치의 인터뷰가 또 하나 있다. '자신의 직업을 평가한다면? 3D(더럽고, 위험하고, 어렵고) 직종 중 최소한 3번째 이내의 직업'
그렇다. 스타야 도망가고, 욕 하고, 수틀리면 몇 대 쥐어박은 다음에 돈 몇 푼 집어주면 되지만, 사진 한 장 찍기 위해 온 몸을 내던지는 그들의 생존 의지와 투혼은 가히 눈물겹기까지 하다.
스타의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 봉지에 제일 먼저 손을 대는 사람은 청소부가 아니라 파파라치다. 스타의 집이 보이는 나무꼭대기에서 한 사나흘쯤 잠복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놀라울 일도 아니다. 스타가 눈에 보이는 순간 그들의 투혼은 더욱 더 빛을 발한다. 차들이 80킬로로 달리는 도로에서 무단 횡단은 기본이요, 불법 유턴에 신호위반은 아예 일상사가 된다. 거의 목숨을 내던지는 그들의 운전 기술은 기본적인 생존 전략의 하나이다.
이런 파파라치의 집요함이 큰 불행을 몰고 온 케이스도 있다. 지난 1997년 영국의 다이애나 비의 자동차 사고가 바로 그 예이다. 당시 다이애나가 동승한 차에 파파라치가 바짝 따라붙어 추격을 했고, 그 과정은 결국 다이애나의 죽음이라는 불의의 사고로 이어졌다. 파파라치의 과도한 집착에 의해 다이애나 비가 세상을 떠난 후, 한동안 이들 파파라치에 대한 규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바도 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잘 찍은(스타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화가 나는) 사진 한 장에 때로는 수십, 수백만 불을 받기도 하니, 그들에겐 로또가 따로 없다. 그러기에 최대 구경의 무거운 망원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 서너 대를 목에 건 그들 파파라치의 목숨을 건 추격전이 오늘도 헐리웃에선 일상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헐리웃을 특징 지워주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파파라치이다. 헐리웃의 반경 몇 킬로 안에 서식(?)하고 있는 파파라치가 1개 대대 병력이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이다. 그들의 카메라에 의해 린제이 로한이 술 먹고 구토하는 사진이 전 세계 인터넷에 떠돌기도 하고,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외출 시에 간혹 속옷을 잊어(?)먹는다는 놀라운 사실도 적나라하게 알려지게 되었다.
이들 파파라치들의 집요함은 이른바 옐로우 페이퍼라고 불리는 타블로이드 신문과 잡지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좀 더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스타들의 사진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그러다 보니 파파라치들은 스타 자녀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 그들이 다니는 학교로 숨어 들어간다거나, 아예 스타의 뒤를 따라 휴양지로까지 숨어들기까지 한다. 얼마 전에는 쌍둥이를 막 출산한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가택에 무단 침입을 해 경호원과 사투를 벌이기도 했고, 할리 베리의 집 안에도 침입해서 그녀가 아기와 함께 있는 사진을 몰래 찍어 유출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스타와 파파라치 간의 신경전은 거의 매일 있는 일상사처럼 돼 버렸다. 때로는 파파라치에게 침을 뱉거나, 욕을 하고, 때론 개를 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까지도 파파라치들에겐 오히려 고마운 행위로 인식이 된다. 왜? 얼른 찍어서 올리면 그것도 최소한 몇 백 달러는 나갈 사진이 되니까. 심지어는 스타에게 얻어맞은 파파라치가 시퍼렇게 멍이 든 자기 얼굴을 스스로 찍어서 올린 적도 있다(1,200 달러에 팔렸다고 한다).
파파라치에 맞선 스타들의 강력한 대항에도 불구하고 스타들의 일명 ‘굴욕적인 모습’들로 도배된 사진들은 지금도 끊임없이 미국 신문가판대의 타블로이드를 장식하고 있어서, 이 전쟁 아닌 전쟁은 결코 종전을 맞이할 기미가 안 보인다. 스타의 잔뜩 망가진 모습들을 즐기는 독자들이 있는 한, 그리고 그걸 비싼 돈에 사 주는 옐로우 페이퍼가 건재하는 한, 파파라치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미국 최고의 스타 커플인 안젤리나 졸리와 브레드 피트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의 모습이 담긴 첫 사진이 자그마치 1,100만 달러에 팔렸다는 믿기지 않는 사실 앞에서는, 본 통신원조차도 당장 망원렌즈 달린 사진기를 사고 싶은 격렬한 충동을 아니 느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건 아프리카 어느 강가를 걷다가 100캐럿짜리 다이아몬드 원석을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희귀한 행운이다. 사실 거의 대부분의 파파라치는 필름 값을 대기에도 힘에 부친 생활을 영위해 나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스타로부터 온갖 구박에 모욕을 당하면서 자존심은 사정없이 구겨지고, 스타의 비싼 스포츠카를 싸구려 차로 뒤쫓으며 목숨을 건 셔터를 눌러대는 그들---.
도망가는 스타도 힘들지만, 파파라치도 힘이 든다. 지금도 스타의 문 앞에서 지방이 허옇게 굳은 햄버거를 소리죽여 씹으면서 스타를 기다리는 파파라치들이 수도 없이 많다. 그들 역시도 헐리웃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들을 위해 일부러 실수 한 번쯤 해주는 스타의 아량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