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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음력설은 대중적으로 '엘 아뇨 누에보 치노(el año nuevo chino)' 즉 중국의 설날로 알려져 있다. 중국 이민자가 많은 스페인에서 중국 대사관의 주재로 2주 동안(2025년에는 1월 29일부터 2월 12일까지) 음력 설 페스티벌을 열며 다양한 문화 행사와 공연으로 '엘 아뇨 누에보 치노'를 현지인들에게 각인시켰다. 마드리드의 차이나타운이라고 불리는 마드리드 우세라 지역을 중심으로 마드리드 곳곳에서 설날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특히 우세라 길거리에서 펼쳐지는 행진 공연은 설날 축제의 백미로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올해는 뱀의 해를 맞아 큰 뱀 인형이 주인공이 돼 새해의 시작을 알렸다. 이 행사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중국 음식, 예술, 디제잉, 전시회, 명상 및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제공한다. 그중 중국과 스페인을 잇는 기업인들의 만남과 같은 프로그램들은 스페인 내 중국인들이 현지 사회에서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스페인에서 음력설이 중국의 설날로만 알려지면서 음력설을 쇠는 다른 아시아권 사람들에게 종종 불편한 상황을 야기하기도 한다. 스페인의 한 방송에서 마드리드 중국 설 축제 행사를 취재하며 아시아계 여성을 인터뷰했는데 국적은 정확히 표기되지 않았으며 진행자는 해당 여성을 중국인으로 소개했다. 이후 해당 여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큰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 한국문화원에서 한복을 입고 공기놀이를 즐기는 현지인들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편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여러 문화에 대한 관심이 깊어져 한국의 음력설 문화를 알고 싶어 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주스페인한국문화원에서는 한국의 음력설 문화를 알리기 위해 다채로운 온‧오프라인 행사를 준비했다. 집에서 한국문화 체험하기 일환으로 지난 1월 28일부터 31일까지 문화원 유튜브 계정을 통해 '한복 디퓨져 인형 만들기'를 진행했고, 동시에 협력행사로 여행사(Btravel & CATAI) 문화센터에서는 한국 전승공예품 전시 및 체험 행사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2월 10일부터는 한국문화원 갤러리 '한울'에서 전통 의례 한복 전시회 및 전통놀이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설날 체험으로 한국의 전통놀이를 즐기는 현지인들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2월 10일 행사 첫날 17시부터 진행된 행사에서는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한복을 입어보며 친구 및 가족들과 한국의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한복들을 직접 입고 한국의 음력설 문화를 즐기고 있었는데 그중 제기차기 및 비석치기, 공기놀이 등 <오징어 게임> 시즌 2를 통해 소개된 한국의 전통놀이가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공기놀이에 좌절하기도 하고, 처음 만져보는 딱지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화면에서 보던 놀이를 직접 해 보는 것에 큰 재미를 느끼며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었다. 스트레이 키즈의 팬이라는 엘레나와 이레네 두 친구는 "아마존에서 공기를 구입했다."며 "꼭 배워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기놀이를 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쉬는 시간 같은 학교 몇몇 남자아이들이 딱지치기를 하는 것을 보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통신원도 <오징어 게임> 시즌 2 공개 이후 슈퍼마켓이나 공원에서 남자아이들이 딱지치기를 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는데, 드라마에서 소개된 한국의 전통놀이가 현지인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문화원의 이번 행사는 오는 21일까지 계속된다. 특히 태어난 지 1년을 맞이하는 아동과 그 가족을 대상을 하는 '돌 잡이' 행사가 연중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문화원의 여러 행사를 통해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등 대중문화 외에도 현지에서는 비교적 접하기 힘든 한국의 전통문화 및 고유의 풍습을 경험할 수 있는 장이 계속해서 마련되고 있다. 이는 한국문화에 대한 현지인들의 이해와 친근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