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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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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통해 보는 필리핀과 중국의 관계

  • [등록일] 2025-02-01
  • [조회]1441
 

지난 1월 29일은 음력으로 새해 첫날을 뜻하는 설날이었다. 설날은 한국을 비롯해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기념하고 축하하는 날이기도 하다. 필리핀은 지난 2011년 11월 24일 설날을 국가 공휴일 가운데 하나인 특별 비근무 공휴일(Special Non-working Day)로 지정했다. 필리핀 내 중국계 인구는 전체 인구 가운데 약 1.8%인 135만 명 정도이며 중국계 필리핀인 선조는 대부분 푸젠성이나 광둥성 등 중국 남부에서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 식민통치 시절인 1594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이 필리핀 비논도(Binondo) 지역에 들어섰다. 필리핀은 300년 넘게 스페인 식민 지배를 받는 동안 스페인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이 있는 마닐라를 중심으로 중국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그 결과 새해를 맞아 행하는 여러 행사 중에서도 중국으로부터 영향받은 것이 많은데 이는 필리핀에 정착한 중국계들이 보여준 부를 축적하는 능력과도 관련이 있다.


< 비논도 차이나타운 - 출처: 통신원 촬영 >

 

미국 포브스 자료를 보면 필리핀 10대 부자 가운데 6명이 중국계이며 순위를 50위까지 확대해도 30명 이상이 중국계다. 필리핀에서 가장 큰 SM 쇼핑몰은 중국계 필리핀 가문 소유이며 필리핀 최대 은행인 메트로 뱅크 역시 중국계 부자가 운영하고 있다. 중국계 필리핀 사업가들은 한국의 컴포즈커피를 인수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졸리비를 비롯, 필리핀 항공과 세부 퍼시픽과 같은 항공사 및 건설회사 그리고 다양한 언론사를 소유하고 있다.

 

   

< (좌)마닐라 시내에 있는 빈센트 림 장군 동상, (우)구 1000페소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빈센트 림 장군 - 출처: 통신원 촬영 >

 

중국계 필리핀인들은 사업 분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2011년 설날을 특별 비근무 공휴일로 지정한 베니그노 아키노 3세 대통령 역시 모계가 중국 혈통이다. 필리핀 독립투쟁을 상징하는 인물인 호세 리잘 역시 중국계다. 구권 1000페소 지폐 속 인물 중 한 사람인 빈센트 림 장군(General Vincent Lim)은 일본군과 맞서다가 처형을 당한 인물이며 6.25 전쟁에 필리핀 한국 원정군으로 참여해 율동 전투에서 전사한 콘라도 얍(Conrado Yap) 대위 역시 중국계였다.

 

이처럼 필리핀에서 중국의 문화 또는 그 관련 영향을 찾아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비논도에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설날을 함께 즐기는 필리핀인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설날에 "Kung Hei Fat Choi(恭喜發財)" 등 새해 인사를 주고받거나 아이들 또는 결혼하지 않은 친인척들에게 돈이 든 빨간 봉투인 '앙빠오(Angpao)'를 준다. 또한 화합과 축복을 상징하는 '티코이(Tikoy)'라는 떡을 나눠 먹는다. '티코이'는 중국 민난어(閩南語)어로 '티케(Ti Ke, 甛粿)'가 어원이다.

 


< 사자춤 대회에서의 우승팀 기념 촬영 - 출처: 'Manila Bulletin' >

 

설날에는 필리핀 쇼핑몰에서 행운과 번영을 부르고 악귀를 쫓아내는 힘이 있다는 용춤과 사자춤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 1월 26일 필리핀 산 후안(San Juan) 그린힐스 쇼핑센터(Greenhills Shopping Center)에서는 사자춤 경연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대회 주최 측은 "용춤을 통해 중국계 공동체를 통합과 함께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해당 대회에는 필리핀 전역에서 온 10개의 팀이 참여했으며 우승팀은 상금 10만 페소(약 250만 원)를 받았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필리핀에는 중국의 문화, 중국계 필리핀인이 함께 만드는 역사를 찾아볼 수 있지만 사실 현재 양국 관계는 복잡하다. 영해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간첩 혐의로 중국인이 체포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유화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양국 관계는 바다를 통해 수출과 수입을 하는 한국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그렇기에 필리핀 정부가 이러한 정치적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Senate of The Philippines (2013. 1. 21). Senate declares Chinese New Year as special working holiday, https://legacy.senate.gov.ph/press_release/2013/0121_prib1.asp

Presidential Communications Office (2024. 1. 19). Palace declares February 9 special non-working day for Chinese New Year, https://pco.gov.ph/news_releases/palace-declares-february-9-special-non-working-day-for-chinese-new-year/

Tatler Asia (2024. 2. 2). Chinese New Year trivia: Why is nian gao called tikoy, tikoy recipes, and more, https://www.tatlerasia.com/dining/journeys/chinese-new-year-treat-turned-filipino-favourite-5-facts-on-tikoy-you-probably-didnt-know

Forbes (2024. 8. 7). Philippines’ 50 Richest, https://www.forbes.com/lists/philippines-billionaires/

Lifestyle (2025. 1. 14). 10 Chinese New Year traditions everyone should know about, https://lifestyle.inquirer.net/529048/10-chinese-new-year-traditions/

Manila Bulletin (2025. 1. 26). Winners of Lion Dance competition announced, https://mb.com.ph/2025/1/26/winners-of-lion-dance-competition-announced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조상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앙헬레스 통신원]
  • 약력 : 필리핀 중부루손 한인회 부회장/미디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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