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전체 검색영역
  • Twitter
  • Facebook
  • YouTube
  • blog

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각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소식부터 그 나라의 문화 소식까지 매일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인도네시아 상영관 1위 시네마 21(Cinema XXI)과 한국 영화

  • [등록일] 2025-01-24
  • [조회]706
 

한국 영화는 1987년부터 시네플렉스 21(Cineplex 21)이 독점하고 있던 상영관산업과 영화 수입, 유통, 배급 부문에 2004년 2월 블리츠메가플렉스(Blitzmegaplex)가 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현지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블리츠메가플렉스는 CJ CGV가 2013년부터 사실상 위탁 경영하다가 2014년 4월 이 상영관 체인의 기업 공개 당시 14.75%의 대지분을 확보하며 인도네시아 상영관산업의 명실상부한 2위 사업자가 됐다. 이후 상호를 CGV 블리츠(CGV Blitz)를 바꾸었다가 2017년 현재의 CGV 시네마스(CGV Cinemas)로 변경했다.

 

블리츠메가플렉스는 개관 초기부터 <괴물(2006)>, <무영검(2005)>, <중천(2006)> 등 한국 영화를 종종 상영했고 이후 <베를린(2013)>, <국제시장(2014)>, <마스터(2016)> 등 흥행 영화들도 스크린에 올렸다. CGV는 자체 배급사인 CBI 픽쳐스를 통해 매월 한국 영화를 1~2편씩 수입해 상영했는데 현지 관객 20만 명 이상을 불러들인 <부산행>, <군함도>,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인도네시아에서도 60만 명 넘는 관객을 들인 <기생충> 외에는 딱히 괄목할 만한 흥행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국에서 대박을 터트린 영화들이 인도네시아에서는 왜 기대한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인도네시아 전국 극장과 스크린을 60%가량 점유하고 있는 시네마 21(Cinema XXI) 극장 체인이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영화를 단 한 편도 걸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생충>조차 시네마 21 스크린에는 걸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첫 번째 변곡점이 2023년에 왔다. 시네마 21이 선택적으로 한국 영화를 걸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시네마 21가 함께 상영한 <귀공자>는 24만 명, <더 문>은 37만 명을 넘겼는데 이는 <기생충>의 성적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상영된 다른 한국 영화들을 모두 뛰어넘었다. 누가 뭐래도 시네마 21의 상영 참여가 결정적이었다.

두 번째 변곡점은 2024년 시네마 21이 상영한 <파묘>가 260만 명의 관객을 들이며 파죽지세로 흥행한 것이다. 이로 인해 시네마 21이 품고 있던 한국 영화에 대한 일말의 반감이나 흥행 역량의 의구심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래서 2023년 한국 영화 세 편을 상영한 시네마 21은 2024년 14편을 상영했고, 2024년 12월 기준 <하얼빈>, <대가족>, <검은 수녀들> 이렇게 세 편이 상영 대기 목록에 올라있다.

 

▣ 시네마 21(Cinema XXI) 상영 한국 영화

포스터

영화 제목

개봉일

<귀공자(The Childe)>

2023년 6월 21일 인도네시아 개봉

<더 문(The Moon)>

2023년 8월 9일 인도네시아 개봉

<콘트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

2023년 8월 24일 인도네시아 개봉

<파묘(Exhuma)>

2024년 2월 22일 인도네시아 개봉

<범죄도시 4(The Roundup: Punishment)>

2024년 4월 24일 인도네시아 개봉

<탈주(Escape)>

2024년 7월 3일 인도네시아 개봉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Project Silence)>

2024년 7월 12일 인도네시아 개봉

<하이재킹(Hijack 1971)>

2024년 7월 12일 인도네시아 개봉

<파일럿(Pilot)>

2024년 8월 6일 인도네시아 개봉

<타로(Tarot)>

2024년 7월 5일 인도네시아 개봉

<빅토리(Victory)>

2024년 8월 14일 인도네시아 개봉

<행복의 나라(Land of Happiness)>

2024년 9월 4일 인도네시아 개봉

<베테랑 2(I, THE EXECUTIONER)>

2024년 9월 25일 인도네시아 개봉

<리볼버(Revolver)>

2024년 8월 7일 인도네시아 개봉

<대도시의 사랑법(Love in the Big City)>

2024년 10월 1일 인도네시아 개봉

<6시간 후에 당신은 죽는다(You Will Die in 6 Hours)>

 

2024년 10월 30일 인도네시아 개봉

<사흘(Devil's Stay)>

2024년 12월 6일 인도네시아 개봉

<하얼빈(Harbin)>

2025년 1월 1일 인도네시아 개봉

<대가족(About Family)>

2025년 1월 10일 인도네시아 개봉

<검은 수녀들(Dark Nuns)>

개봉 예정

 

2025년 1월 23일 기준 시네마 21에는 <하얼빈>은 이미 스크린에서 내려왔지만 <대가족>이 아직 상영 중이며 <검은 수녀들>이 임박한 개봉을 알리고 있다. 한편 CGV에서는 <하얼빈>과 <청설>이 상영 중이고 상영 대기작 목록에는 <검은 수녀들>과 함께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소방관> 등이 올라와 있다. 즉 CGV에서 상영하고 있거나 상영 중인 영화 여섯 편 중 네 편이 시네마 21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을 받아 주었던 시네마 21이 <청설>을 받지 않은 것은 배우 곽경윤과 나재원이 열연한 이 영화에 <도깨비>, <파묘> 등으로 이름을 알린 한류 스타 김고은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불시착>, <더 글로리>의 송혜교 주연 <검은 수녀들>이 거뜬히 넘은 시네마 21의 문턱을 청불 등급 <동화지만 청불입니다>는 두말할 것도 없고, 유명한 한류 스타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미약한 <말할 수 없는 비밀>과 <소방관>이 능히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2월 개봉한 <파묘> 이후 이렇다 할 흥행을 기록한 한국 영화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2024년 시네마 21가 상영한 한국 영화 숫자가 2023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에서 예전에는 굳게 닫혀 있었던 시네마 21의 문이 점점 더 크게 열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따라서 위의 표에 포함된 영화에서 시네마 21의 영화 선택 기준과 패턴을 좀 더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면 한국 영화가 시네마 21의 전국 극장 네트워크를 통해 더 많은 인도네시아 관객들을 만나는 길도 더욱 활짝 열릴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시네마 21(Cinema XXI) 홈페이지, https://21cineplex.com/

CGV 시네마스(CGV Cinemas) 홈페이지, https://www.cgv.id/en

- 영화진흥위원회 통신원 리포트, 「인도네시아 시장 아시아 영화 흥행 현황, https://blog.naver.com/dongsunkko/223709312827

통신원이미지

  • 성명 : 배동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통신원]
  • 약력 : PT. WALALINDO 이사, 작가, 번역가
  •  
  •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  
  • 덧글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