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새해는 모든 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특별한 날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 해의 마지막 날과 새로운 해의 시작을 축하하는 이날은 몽골의 전통과 현대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방식으로 기념된다. 새해를 맞이하는 역사는 약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12월 31일 자정을 새해의 시작으로 정한 첫 번째 나라는 오스트리아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불꽃놀이로 축하 행사를 열며 한 해의 끝과 새해의 시작을 알렸고 이 전통은 유럽과 미국을 거쳐 아시아로 퍼져나갔다. 몽골의 유목민들은 조상 대대로 별, 달,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시간을 계산하며 고유의 시간 측정법을 발전시켰다. 이는 현대 과학의 시간 측정 기초로도 여겨질 만큼 정교하고 체계적이었다.

몽골에서 처음으로 새해를 맞이한 기록은 1910년이며 당시 할흐 자삭트한 아이막의 에르데네두우렉치왕 나와잔찬에 의해 시작됐다. 그는 국경을 접하고 있는 러시아 친구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면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고 잔치를 열었다. 유럽의 문화를 존중하던 그는 가죽으로 만든 유럽식 의복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등 러시아 문화를 특히 좋아했으며, 그의 영지는 현재의 홉스골 아이막와 자브항 아이막 일대에 위치해 있었다. 이어 1930년대에는 몽골 유명 시인 다쉬도르지 나차그도르지가 몽골의 현대적 새해맞이 문화를 정착시켰다. 12월 31일을 한 해의 마지막 날로 지정하고 축하 행사를 열기 시작하면서 현대적인 새해맞이 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 수흐바타르 중앙광장에 자리 잡은 2025년 새해 크리스마스 트리 - 출처: 페이스북 계정 >

12월이 시작되면 몽골은 새해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찬다. 가정과 회사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며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변한다. 특히 울란바토르의 수흐바타르 중앙광장에서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과 함께 새해맞이 행사가 열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 몽골에서의 새해맞이 파티는 일반적인 파티와는 다르다. 최소 한 달 전부터 준비가 시작되며 특히 여성들은 화려한 드레스를 고르고 꾸미는데 정성을 다한다. 파티에서는 한 해 동안의 우수한 인물을 선정하고 시상하는 전통이 있으며 다음 해의 목표와 계획을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가정에서는 새해 전날 밤 가족들이 함께 모여 풍성한 음식이 차려진 식탁에 둘러앉아 지난 한 해의 추억과 성과를 나누고 새해 계획에 대해 이야기한다. 샴페인을 터뜨리며 새해를 축하할 때 어른들은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을 전하기도 한다. 주로 간식이나 장난감으로 구성된 이 선물은 아이들에게 새해가 마법 같은 날로 느껴지게 한다.

< 새해를 맞이하는 불꽃축제 - 출처: 'iKon.MN' >

12월 31일 18시부터 몽골에 있는 각국 대사와 정부 고위 관계자, 유명 기업 대표들이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23시 55분 몽골 대통령의 새해 축하 메시지가 방송되며 자정에는 중앙광장에서의 불꽃놀이와 함께 새해가 시작된다. 이 장면은 많은 몽골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선사한다. 최근 들어 서양 문화가 몽골에 유입되면서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났다. 하지만 12월 31일 새해맞이는 여전히 몽골에서 가장 큰 의미를 지닌 날이자 전 국민이 함께 즐기는 대표적인 축제다.

새해를 맞이하는 방식은 국가별로 다르지만 새해가 모든 이들에게 설렘과 희망을 안겨주는 특별한 날임이 틀림없다.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함께 나누는 몽골의 새해 축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기회가 된다면 몽골의 새해 전통과 함께 새로운 출발의 설렘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페이스북 계정, https://www.facebook.com/photo/?fbid=3723894401208508&set=pcb.3723894467875168

- 《iKon.MN》 (2021. 12. 23). Б.Гансүх: Салют буудуулах бол хамгийн багадаа гурав хоногийн өмнө хүсэлт гаргах хэрэгтэй, https://ikon.mn/n/2f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