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은 해당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자산이다. 자국민에게는 자부심과 애국심을 고취시킬 수 있으며, 외국인에게는 해당국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관광산업에 적극 활용되기도 한다. 세계 각국은 소실을 방지하기 위해 문화유산을 문화재로 지정하거나 지원금을 통한 개보수, 유네스코 등재 등 여러 정책적 노력을 기울인다. 미얀마 역시 문화유산 보존을 장려하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예산 부족, 관심 저하가 애로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얀마는 2014년 고대도시 쀼(Pyu), 2019년 불탑의 도시 바간(Bagan)에 이어 2024년 12월 5일 물 축제 띤잔(Thingyan)을 유네스코에 등재했다. 12월 11일 미얀마 주요 일간지 《Eleven Myanmar(일레븐 미얀마)》에 따르면 전통 화장품 타나카(Thanaka) 또한 유네스코 등재 시도되고 있다. 미얀마 종교문화부 고고학연구국 및 국립박물관 책임자인 난라웅은(Mrs. Nan Laung Nginn)은 "천연 화장품인 타나카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타나카를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하기 위해 유네스코에 서류를 제출했으나 보완 요청을 받았다. 현재 가이드라인에 따라 재작성 중이며 내용상의 문제가 아닌 서류 제출 양식의 보완이기 때문에 등재 가능성이 높음을 밝혔다. 이외에도 미얀마의 전통의상인 론지(Chiet Lone Chein)를 등재할 계획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선제조건인 국가 차원의 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4년 3월 기준 국가 차원의 미얀마 문화유산에는 2,289개의 항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미얀마 전통 화장품인 타나카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 관련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Eleven Myanmar' >

한편으로는 재단의 폐쇄를 알리는 안타까운 기사도 있었다. 12월 7일 《Eleven Myanmar》에 따르면 15년간 운영한 인레(Inle) 문화유산재단이 2024년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미얀마에서 가장 넓은 호수의 이름이 인레(Inle)이며, 미얀마의 샨(Shan)주에 위치해 있다. 인레 문화유산재단은 멸종 위기에 처한 버마 고양이를 보존하고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15년 전부터 활동했다. 2010년부터는 샨주 지역의 식당, 기념품 가게 등 지역 전통산업을 활성화하거나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을 운영했고, 고유의 생활방식을 알리기 위해 전통 수상가옥을 건설하며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더불어 발생한 국가적 위기로 인해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다. 인레 문화유산재단은 2024년 12월 31일부로 공식적으로 활동을 중단할 것을 밝혔다.

< 인레 문화유산재단 활동 중단 관련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Eleven Myanmar' >

국가 차원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의 국가적 위기로 인해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던 단체가 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현실에서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타나카, 론지 모두 매우 중요한 미얀마 문화유산인 것은 사실이지만 미얀마의 전통 수상가옥, 지역 특유의 음식, 버마 고양이도 이에 못지않게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 미얀마가 내외부적으로 소란스럽기 때문에 자국의 문화를 모두 지킬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명맥 유지를 위한 자구책이 등장해 후대에도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