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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3일 필리핀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 파사이시에 있는 필리핀 문화센터(Cultural Center of the Philippines)에서 한국과 필리핀 양국 수교 7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거북이 마라톤 대회'와 '한필문화교류축제'가 열렸다. 이 행사는 필리핀 한인총연합회에서 주최하고 주필리핀대한민국대사관과 재외동포청, 주필리핀 한국문화원, 필리핀 문화예술국가위원회(NCCA)에서 후원한 행사다. 필리핀 한인총연합회는 "양국 정상이 수교 75주년을 맞아 최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만큼 미래 관계를 위해 함께 나아간다는 뜻을 담아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 (좌)행사장을 수놓은 태극기, (우)필리핀 국기(Pambansang Watawat) - 출처: 통신원 촬영 >
마라톤 대회는 한-필리핀 수교 60주년인 2009년에 처음 시작돼 5년 주기로 열리고 있다. 14시부터 열린 '거북이 마라톤 대회'는 왕복 8차선 도로 교통을 통제한 후 75주년 기념 티셔츠를 입고 2km 거리를 약 1시간가량 달리는 형태로 진행됐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제일 앞에 선 참가자들은 대형 태극기 및 필리핀 국기를 들고 걷고, 거북선 모형과 수군 등이 뒤따르며 거리 공연을 선보이는 퍼레이드를 진행한다. 16시부터 진행된 '한필문화교류축제'는 노래와 말하기, 댄스 등 종목에 양국 국민이 출연하는 경연 대회, 미디어 퍼포먼스 전문 단체인 생동감 크루의 축하 공연 등으로 구성됐다.
< 제33회 '한필문화교류축제'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필문화교류축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한때 중단되기도 했지만 지난 2022년 2년 만에 비대면으로 행사가 재개됐으며 올해로 33회를 맞고 있다. 이 축제는 주필리핀대한민국대사관, 필리핀 한인총연합회, 필리핀 문화예술위원회가 매년 공동 개최하고 있다. 2023년에는 배우 김승수 씨가 홍보대사로 참석했으며, 사물놀이, 태권도 시범과 함께 필리핀 문화예술국가위원회가 문화예술 관련 서적과 전통 공예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 축제에는 한인 1,000여 명과 필리핀인 2,000여 명 등 총 3,0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대사, 필리핀 한인총연합회 윤만영 회장, 에미 루비아노 파사이시장 등도 참석했다.
이번 축제에는 본명이 김영대인 가수 김큰산이 함께했다. 김큰산은 1999년 KBS <근로자가요제> 대상 출신으로 MBC <난영가요제>, <삼성가요제>, <부산가요제>, <신라가요제> 등에서도 상을 받은 바 있다. 이후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가면서 앨범을 발매했고, 트로트 가수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김큰산은 한국 가요계에 '큰 산'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예명을 '김큰산'으로 지었다. 히트곡인 <갑이야>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을'이 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경쾌한 곡이며, 또 다른 곡인 <내 사랑 부산>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응원곡으로 사용되는 등 대중과 함께하고 있다.
< (좌)마라톤 대회에 등장한 거북선 모형, (우)함께 길거리는 행진하는 양국 시민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1949년 3월 3일 한국 정부는 아세안에서는 가장 먼저 필리핀과 정식 수교를 맺었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올해는 양국 수교 75주년이 되는 해다. 필리핀은 수교 1년 후인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에 군을 파병했다. 한국에 온 필리핀군은 1950년 10월 1일 비행장 경비 임무를 시작으로 1955년 5월까지 한국에 주둔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힘을 썼다. 필리핀 정부는 6.25 전쟁 동안 총 7,420명에 달하는 군인을 한국에 파병했으며, 전쟁 동안 실종 16명, 포로 41명, 전사 또는 사망 112명, 부상 299명이라는 피해를 입었다.
전쟁으로 시작된 인연은 이제 문화, 경제, 국방 등 다방면에서 협력하는 관계가 됐다. 2023년 기준 필리핀을 방문한 약 545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한국인은 약 144만 명으로 외국인 관광객 중 26.4%를 차지했다. 또한 한-필 자유무역협정(FTA)에 양국이 정식 서명하면서 한국과 필리핀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러한 동반자적 관계는 문화와 경제뿐만 아니라 국방에서도 드러난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토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상대적 군 전력 증강을 위해 한국에서 경공격기와 군함 등을 도입 중에 있다.
한국과 필리핀의 지속적인 동반자 관계는 공유된 역사에 뿌리를 두고 문화, 경제, 국방 협력을 통해 더욱 강화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거북이 마라톤', '한필문화교류축제' 등의 행사는 양국 사이 우정과 상호 존중을 의미하며 동시에 활기차고 역동적인 교류를 상징한다. 이러한 축제는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공동 번영과 지역 안정을 위한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양국은 이번 행사를 통해 함께 했던 지난 여정을 축하하면서 동시에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ABS-CBN News》 (2024. 11. 7). Exhibits, performances: Catch these Korea-PH cultural events this November, https://www.abs-cbn.com/lifestyle/2024/11/7/exhibits-performances-catch-these-korea-ph-cultural-events-this-november-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