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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을 찾은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RPO)

  • [등록일] 2024-11-23
  • [조회]1288
 

지난 11 15일과 16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Royal Philharmonic Orchestra, RPO)가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Grand Egyptian Museum)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1946 창단된 RPO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명성을 쌓아온 오케스트라이지만 이집트에서의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의 교향곡 5 <운명>,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같은 클래식 명곡이 공연 전반부에 연주됐다. 후반부에서는 <해리포터>, <스타워즈>, <슈퍼맨>  유명 영화의 배경 음악을 선보였다. 지휘는 마에스트로 스티븐 (Stephen Bell) 맡았다. 또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이집트 바이올리니스트 아미라(19, Amira Abouzahra) 마리암(16, Mariam Abouzahra) 자매가 협연해 공연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 공연 홍보 포스터 - 출처: 아라베스크 인터네셔널 페이스북 계정(@Arabesqueint) >

 

아미라와 마리암 아부자흐라 자매는 어린 시절부터 이집트에서 실력으로 유명해진 바이올리니스트다. 자매는 이집트 피아니스트인 아버지와 헝가리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음악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한 실력파다. 아미라는 빈에서 열린 프리츠 크라이슬러상(Fritz Kreisler Prize) 헝가리의 버츄오소(Virtuosos)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했으며, 마리암은 모스크바 넛크래커(Nutcracker) 대회와 벨기에 아르투르 그뤼미오(A. Grumiaux) 국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언니 아미라는 첫째 날 공연에서, 동생 마리암을 둘째 날 공연에서 각자의 솔리스트로서 각자의 섬세한 연주를 선보였다.


공연이 열린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고고학 박물관으로  10 이상의 고대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은 기자 대피라미드에서 2km 떨어진 위치에 있으며, 부지 면적 48만㎡, 바닥 면적 8만 1,000㎡의 규모를 자랑한다. 건립 20 넘는 시간이 소요돼 많은 사람들이 개관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박물관은 공식 개관 시범 운영 중이며, 공식 개관일은 공지되지 않고 있으나 올해 혹은 2025 초로 예정돼 있다. 이번 공연은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 단순한 고고학 박물관을 넘어 현대 문화와 예술의 교류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 이집트 그랜드 박물관의 외관과 공연이 열린 로비 전경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은 100달러에서 150달러로 책정됐고, 이는 이집트 대졸 사무직 근로자의 월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가격 책정은 현재 경제 상황과 공연 시장의 양분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최근에는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 어려운 상류층을 타깃으로 하는 고가의 공연 행사가 활발히 열리고 있는 중이다.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이번 공연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고가의 티켓임에도 불구하고 좌석이 거의 가득 찼다이집트는 빈곤층의 비율도 크지만 인구가 많아 소수인 부유층의 숫자도 상당수 존재해 이러한 프리미엄 공연 시장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연 관객층의 양극화는 이집트 문화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라 있다.

 

이번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의 로비에서 진행돼 실외 음향의 질과 공연 문화에 대한 개인적인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공연은 매끄럽게 진행됐다. 이집트에서는 공연 지연 문제가 흔히 발생한다. 이집트 오페라 하우스의 공연에서도 30분 늦게 시작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번 공연은 정시에 시작했고 관객들의 입장도 막간을 이용해 잘 관리됐다. 또한 이집트에서는 저작권 인식 부족으로 인해 공연을 불법 촬영을 하는 일이 많은데 이 부분도 잘 관리됐다. 공연이 끝난 관객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으며 이러한 매끄러운 운영은 앞으로 이집트 공연 문화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던 존 윌리엄스의 영화 음악 연주 - 출처: 통신원 촬영 >

 

영화 TV 작곡가 아미르 헤다야(Amir Hedayah) "6세 아들과 함께 이번 공연에 참석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차이코프스키와 라벨의 연주는 오케스트라의 예술적 정수를 보여주었지만, 무엇보다도 윌리엄스의 영화 음악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음악은 나에게 어린 시절의 황금 같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아들에게는 새로운 추억을 선사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역사적인 장소에서 세대를 초월하는 음악이 울려 퍼지며 관객들은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특별한 경험을 공유했다. 또한 다양한 국적의 관객들은 <스타워즈>나 <ET> 등의 영화 OST를 감상하며 각기 다른 기억에 잠기는 동시에, 보편적인 감정을 나누는 소통의 순간을 가졌을 것이다앞으로도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에서 이와 같은 글로벌 문화 행사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며 머지않아 한국의 공연 또한 이곳에서 만날 있기를 고대해 본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아라베스크 인터네셔널 페이스북 계정(@Arabesqueint)https://www.facebook.com/Arabesqueint/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손은옥[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집트/카이로 통신원]
  • 약력 : ANE(Artist Network of Egypt) 대표, 한국문화공간 The NAMU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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