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각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소식부터 그 나라의 문화 소식까지 매일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지난 10월 10일 몽골 언론은 김대중 전대통령의 노벨 평화상에 이어 한강 작가가 한국의 두 번째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는 현재 몽골어로 번역돼 현지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수상 소식을 접한 10월 둘째 주 몽골의 대형 서점 인터놈(Internom)에서는 『채식주의자』가 베스트셀러 1위에, 『소년이 온다』가 3위에 올랐다. 아직도 두 도서가 인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중 『채식주의자』는 2개월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몽골어판 - 출처: 인터놈(Internom) 홈페이지 >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아시아 최초 여성 작가라는 점에서 한강 작가는 많은 독자들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으며, 몽골에서 한강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지난 5월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개최된 몽골 최대 도서 박람회에서 인기 도서 20권에 작가 한강의 도서가 포함되기도 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 이후 출판사(monsudar)는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홍보를 진행했고, 온오프라인 도서 주문이 쏟아졌다. 특히 독자들은 『채식주의자』 소설 속 '몽고 반점'이 혹시 몽골과 관련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2010년 영화 <채식주의자>를 찾아보기도 하고 있다. 그만큼 K-문학의 열풍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몽골의 영향력 있는 주요 일간지 《Udriin Sonin(어드린 소닌)》은 10월 25일 '책을 이야기한다' 코너에 소설 『채식주의자』의 줄거리를 소개했다. 이 또한 현지 독자들의 『채식주의자』 구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 기사가 몽골 언론에 줄줄이 번역돼 나오고 있는 가운데 도서를 번역한 몽골 번역가가 도서 번역에 대한 소감을 밝혀 눈길을 끈다. 한국어 번역을 맡은 몽골인문대학교 한국어과 교수 에르데네수렌(D. Erdenesuren)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도서 『소년이 온다』 번역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도서의 내용과 표현, 단어 등은 도서 『채식주의자』에 비해 매우 어려웠다."면서 "번역 과정에서 한국인 교수님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 몽골 서점 인터놈(Internom)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도서 '채식주의자'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편 몽골 주요 일간지 《Zuunii Medee(쥬니 메대)》는 코너 '내 책에 대하여'에서 『채식주의자』의 몽골어 번역을 맡은 번역가(P.Nominbileg)와의 인터뷰 기사를 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그는 2016년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의 소설 『스파이』를 번역하며 번역가로서의 여정을 시작했다. 이하 인터뷰 내용은 아래와 같다.
"몽골어로 반드시 출간돼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8년 전부터 영어와 러시아어로 된 책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의 일기와 인터뷰 모음집 『시간 안의 시간』, 미셸 드 몽테뉴의 전기를 다룬 사라 베이크웰의 『어떻게 살 것인가』 등 여러 도서를 신문사 지시 아래 번역한 바 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주도적으로 번역한 책이 바로 한국 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다. 『채식주의자』는 2024년 5월 울란바토르에서 개최된 도서 박람회에서 공식 출간됐다. 그런데 얼마 전 놀라운 우연의 일치로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매우 흥미롭고 멋진 경험이었다. 번역한 책의 작가가 상을 받은 것도 기뻤지만, 아시아 여성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는 점이 특히 감동적이었다. 우리와 가까운 한국 작가라는 점을 생각하면 언젠가 몽골 작가도 이런 상을 받을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다. 처음 『채식주의자』
< 도서 '채식주의자' 몽골어판 번역을 맡은 번역가(P.Nominbileg) - 출처: 'Zuunii Medee' >
"번역가는 열정으로 하는 직업이다."
책이 독자에게 충격을 주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길 바란다. 『채식주의자』는 한국문화의 섬세한 요소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몽골의 문화와도 교차하는 흥미로운 접점을 만들어냈다. 이런 점이 해당 도서를 번역하고자 하는 열망을 더욱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독자들은 『채식주의자』를 반드시 문화적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은유와 상징적 측면에서도 살펴보길 바란다. 소설은 '영혜'라는 여성이 악몽을 꾼 후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시작된다. 그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가족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다룬 세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록 '영혜'의 이야기로 시작돼 주인공이 '영혜'인 것 같지만 그의 내면이나 감정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저널리즘을 전공한 만큼) 번역 작업은 기자와 유사하게 수익이 목적이 아니라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유명 작품을 몽골 독자들에게 소개하게 돼 무척 기쁘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인터놈(Internom) 홈페이지, https://internom.mn/
- 《Zuunii Medee》 (2024. 11. 5). П.Номинбилэг: Хүнд нэгийг бодогдуулсан ном олон байвал сайн, https://www.zms.mn/a/99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