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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벨기에 일반 슈퍼마켓에서 한국 식품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식품들이 등장하더니 현재는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에 대해 북한보다 더 알지 못했던 벨기에 사람들이 한국 음식의 매력에 점차 빠져들고 있다. 현지에서 한식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감할 수 있는 요즘이다.
< 현지 슈퍼마켓에 새로 등장한 한국 식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벨기에 현지 슈퍼마켓에서 라면으로 시작된 한국 식품의 판매는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해진 것은 물론이며 고추장, 쌈장, 제육볶음 양념소스, 김치, 떡볶이 그리고 과자까지 등장했다. 불닭 라면 중 치즈맛을 고른 현지인에게 이 라면을 먹어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니 "당연하다. 다양한 맛을 먹어보았다."고 말했다. 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치즈 라면은 괜찮다. 라면 포장이 진한 빨간색일수록 매운맛이 강하다."면서 어떤 라면들이 매운지 가리켰다. 몇 달 전부터 새로 등장한 떡볶이는 없어서 못 살 정도이다. 매콤한 맛의 떡볶이는 대부분 품절 상태이고 김치맛과 짜장맛만 한두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현지 슈퍼마켓에 고추장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현재는 쌈장까지도 판매되고 있으며, 김치도 일반 김치에서 볶음 김치까지 그 종류가 늘었다. 이제 일반 슈퍼마켓에서 한국 과자까지 판매하다니 한국 식품의 인기가 절정에 닿았다는 생각이 든다.
< 현지 슈퍼마켓에서 자체 개발한 인스턴트 한국 식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무엇보다 '한국 닭'은 '베이징 덕'처럼 이제 고유명사가 될 것 같다. 현지 슈퍼마켓에서 자체 개발한 인스턴트 식품은 '한국 닭(Koreaanse kip)'이고 밀키트 역시 '한국 닭 요리(Koreaanse bowl met kip)'다. 인스턴트 한국 닭 식품은 우동과 함께 닭, 채소가 곁들어진 요리인데 한국에는 없는 요리다. 벨기에 지인들이 특별히 맛있어하는 요리는 밀키트 한국 닭이다. 밀키트에는 쌀, 브로콜리, 샐러드와 소스가 포함돼 있지만 닭은 따로 구입해야 한다. 소스는 고추장과 간장을 혼합한 맛이 나는데 맵지 않아 현지인들 입맛에 적합하다. 샐러드는 마요네즈 소스로 양념해 생으로 먹도록 돼 있는데 이 요리는 비빔밥을 흉내 낸 것 같으면서도 또 다른 요리이기도 하다. 중학생인 아론(Aaron, 11살)은 이 닭 요리에 대해 "맵지만 정말 맛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스턴트 식품 중 '한국 검은콩(Korean Black Beans)'도 있는데 한국에서 판매되는 요리는 아니다. 현재 한국이 인기이다 보니 모든 요리에 '한국'이란 이름을 넣어서 판매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한국 식품들은 현지화된 음식이다.
< 벨기에 내 한 맥주 바의 메뉴인 한국 닭 요리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 닭'의 인기는 벨기에 맥주 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맥주의 종류가 1,000개 이상인 벨기에에서는 맥주 바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지인들은 주로 안주 없이 맥주 고유의 맛을 느끼며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가끔 햄이나 치즈와 함께 즐기기도 한다. 한 맥주 바에서 '한국 닭과 김치'라는 메뉴를 보고 깜짝 놀라 주문해 보았다. 고추장으로 요리된 매콤한 닭 요리와 볶은 김치가 어우러져 정말 맛이 좋았다. 어떻게 이러한 요리가 탄생하게 됐는지 물어보니 매니저는 "주방장이 한국 김치와 닭을 이용해 직접 개발한 요리다."라고 전하면서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답변했다.
< 한국의 불닭볶음면과 유사한 라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의 다이소와 비슷한 마트에서는 태극기 마크가 들어간 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의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끄니 비슷한 포장으로 따라 만든 제품으로 보였다. 이제 '한국'과 '태극기'는 현지인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제품의 마크가 됐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닌 듯하다. '한국'이라고 적혀 있는 제품이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현지에서도 자체 개발한 요리에 '한국'을 붙여 넣는 것이다. 로제의 신보 <APT.>에서 브루노 마스(Bruno Mars)가 태극기를 흔들었으니, 태극기 역시 한국을 상징하는 마크로 제품 포장에 더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의 영향으로 다양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시청하는 벨기에 사람들은 이제 화면에서 등장하는 한식을 직접 맛보길 원한다. 현지 슈퍼마켓에서 자체 개발한 한국 음식은 정작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요리들이 많아 한국 음식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만큼 현지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 벨기에 일반 가정에서 김치와 한국 라면을 먹는 것은 물론 고기를 쌈장에 찍어 먹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