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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6일 토요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적 중심지 마드리드 근교 도시 알칼라 데 에나레스(Alcalá de Henares)의 한 문화센터에서 한국문화 체험 행사 '꼬레아 팬 페스티벌(Corea Fan festival)'이 열렸다. 한국문화 관련 오프라인 행사를 오랫동안 개최해 스페인 한류 팬들에게 케이팝 등 체험 기회를 제공해 온 한류 커뮤니티 '한-아(Han-A)'가 주스페인한국문화원의 후원을 받아 기획한 행사다.
< 한류 커뮤니티 '한-아(Han-A)'가 주최한 '꼬레아 팬 페스티벌(Corea Fan festival)'에 몰린 많은 관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류 커뮤니티가 행사를 진행할 때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장소 선정이다. 입장료나 참가비를 받지 않는 행사를 조직하는 비영리단체의 경우 장소 대여를 위해 큰돈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주로 마드리드시의 문화회관이나 청소년문화회관을 빌리는데 이 같은 장소는 프로그램이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많아 고충을 겪고 있다. 이에 비교적 경쟁이 덜 치열한 마드리드 외곽 도시의 문화센터에서 개최하는 행사가 많아지고 있다. 커뮤니티 관계자는 "이번 행사도 마드리드 시내의 로컬을 빌리기가 쉽지 않아 마드리드시 문화부의 추천으로 이번 문화센터에서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물론 마드리드 시내보다는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버스 등의 대중교통으로 1시간 남짓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이고, 마드리드 시내의 문화 회관보다 더 좋은 시설과 넓은 공간을 쓸 수 있기 때문에 행사의 질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 참가자들이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16시에 시작된 행사는 시작하자마자 입구에서부터 한복을 구경하며 입어보고, 사진을 촬영하는 인파로 붐볐다. 입구에는 한복이 전시돼 있었고, 안쪽으로는 한복을 입어볼 수 있는 공간과 행사 주최 측이 직접 연락해 초대한 굿즈 제작 및 한국 서점의 판매대가 늘어져 있었다. 한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 등 여러 굿즈가 판매로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한류 커뮤니티는 이번 행사에 이들을 초대해 한류 팬들에게 더 풍성한 기회를 제공했다. 다양한 공간에서 여러 이벤트가 동시에 열리고 있었는데, 이 덕분에 행사를 즐기러 온 많은 사람들이 협소한 공간에서 긴 줄을 기다리지 않고 여유롭게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다.
살라1(Sala1)에서는 포토카드를 넣을 수 있는 카드 집을 꾸밀 수 있는 행사가 진행됐다. 다양한 스티커와 데코 스톤이 충분히 마련돼 있어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포토카드를 넣을 카드 집을 정성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한글로 이름을 써주는 행사가 마련됐다. 한글로 적힌 자신의 이름을 보며 기뻐하는 모습에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위층에 마련된 넓은 공간에서는 케이팝 팬들이 좋아하는 랜덤플레이댄스 행사가 진행됐다.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춤을 추며 친구를 사귀는 모습에서 한류 행사가 청소년들에게는 같은 취미를 가진 또래를 만나 우정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많은 한류 팬들이 케이팝 콘테스트 등과 같은 행사에서 만나 절친한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들로부터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과 응원을 받으며 힘든 시기를 무사히 지냈다는 이야기는 많이 접할 수 있다.
< 메인 강당에서는 태권도 시연회 및 케이팝 배우기 그리고 케이팝 경연대회가 열렸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편 메인 강당에서는 케이팝 안무를 배워볼 수 있는 케이팝 교실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직접 무대에 올라 스트레이 키즈의 안무 일부분을 함께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10살의 어린 참가자부터 함께 올라온 학부모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케이팝의 안무를 함께 배우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의 메인인 케이팝 커버댄스 경연은 마지막에 열렸는데, 강당을 가득 채운 관객들과 케이팝 의상을 차려 입고 줄지어 서있는 참가자들에서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솔로 혹은 그룹으로 참여한 20여 팀의 참가자들은 무대 위에서만큼은 아이돌이 된 듯 최선을 다했고 이들을 응원하는 관객들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아이돌 의상을 재현해낸 것, 아마추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무대 매너와 퍼포먼스에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하기도 했다. 큰소리로 함께 노래를 부르고 또 함께 춤을 추니 경연보다는 케이팝 축제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만큼 서로 하나가 돼 즐기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열정적인 무대가 모두 끝나고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춤을 추고 싶을 이들을 무대 위로 불러 흘러나오는 케이팝에 맞춰 자유롭게 춤추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야말로 축제였다. 무대 위, 아래 많은 이들이 자신이 아는 노래가 흘러나오면 춤을 따라 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흥을 돋웠고, 관객들은 큰 박수와 환호성으로 이들을 응원했다. 이번 행사에서 누가 상을 수상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참가자와 관객 모두 케이팝으로 하나가 돼 신나게 몸을 흔들고, 웃고,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즐거운 축제에서는 모두가 다 우승자였다. 케이팝을 비롯한 한국문화로 가득 찬 하루를 보낸 이들은 다음 행사를 기약하며 기쁜 마음으로 행사장을 나섰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