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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2일 이집트 카이로의 사이드 다르위시(Sayed Darwish)* 극장에서 '제17회 한-아랍 우호친선 카라반'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한국과 아랍 간 문화적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양국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아랍 소사이어티가 주최하고, 외교부가 후원한 중요한 문화 외교 행사였다.
* 이집트 국가를 작곡한 이집트의 가수이자 작곡가인, 이집트 대중음악의 아버지 사예드 다르위시의 이름을 따서 만든 연주홀이다.
올해 카라반에서는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한국 전통 공연은 국립남도국악원이 주도했으며 사물놀이와 화관무, 승무 등 전통 춤과 음악을 통해 한국의 오랜 문화유산이 이집트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됐다. 특히 사물놀이는 이집트 관객들에게도 비교적 익숙한 한국문화 요소였다. 아인샴스 대학의 한국어과에는 사물놀이 동호회가 있으며, 한국문화원에서도 매년 국악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어 이집트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사물놀이의 흥겨운 리듬은 현장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고 관객들은 음악에 맞춰 자연스럽게 몸을 흔들며 즐거움을 표현했다.
또한 화관무와 같은 전통 춤은 아름다운 전통 복장과 함께 어우러지며 한국의 미적 감각을 한껏 드러냈다.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과 직접 교감하는 순간은 현장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이 공연을 본 교민 이한나 씨는 "진도국악센터에서 다양한 전통 프로그램을 선보여 우리나라의 전통미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 사물놀이와 화관무 공연 장면 - 출처: 통신원 >
이집트 공연자들의 참여 또한 행사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집트의 '컨서버토리 타악기 앙상블'은 서양 타악기를 기반으로 한 연주로 색다른 무대를 선사했다. 마치 한국의 난타 공연을 보는 것 같았다. 케이팝 댄스 그룹 비터스위트는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아랍 관객들의 관심을 반영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비터스위트는 지난 케이팝 경연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여성 그룹으로, 군무의 합뿐만 아니라 의상 콘셉트부터 디테일까지 맞춰 비주얼적으로 큰 매력을 끌며 초기 한류 팬들과는 다른 업그레이드된 면모를 보여주었다.
전통 공연과 더불어 현대적 요소도 이번 카라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익스프레션 크루의 비보이 쇼케이스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퍼포먼스로 아랍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이번 쇼케이스는 비보잉과 연극적인 요소를 결합한 <마리오네트>라는 작품을 선보였으며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퍼포먼스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다만 "스토리 전개와 비보잉을 연결하는 부분에서 하고 싶은 메시지가 많아 산만하게 느껴졌다."는 일부 관객의 의견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행사에 참석한 아랍 관객들은 한국의 전통 예술과 현대 예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무대를 통해 한국문화의 깊이와 다양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관객들은 "국악 공연에서 장인 정신과 진정성이 느껴졌다."는 평가를 내놓았으며 이는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공연을 관람한 한국인 피아노 연주자 유승혜 씨는 "예술가들의 눈빛에서 한국 예술에 대한 깊은 사랑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완전히 빠져드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하며 공연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집트 국립박물관에 근무하며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준 이집트인 샤이마 씨는 "최고의 공연이었고 한국 전통 무용과 비보이 댄스, 사물놀이 모두 너무 멋졌다."며 큰 감동을 받은 소감을 전했다.
한-아랍 우호친선 카라반은 꾸준한 문화교류를 통해 대표적인 민간 공공외교 행사로 자리 잡아왔다. 그동안의 꾸준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행사 규모가 넓어지고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집트 단체들과의 협업도 원활하게 이루어져 양국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이를 통해 한국과 아랍 간의 문화교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의 전통 문화와 현대 문화를 한자리에서 선보임으로써 아랍 대중들이 한국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행사가 더욱 다채로운 방식으로 이어져 양국 간 문화적 소통이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