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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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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술의 중심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더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 미술을 소개하다

  • [등록일] 2024-09-23
  • [조회]949
 

2023년부터 다양한 규모의 아트페어와 갤러리에서 여러 한국 작가와 갤러리가 뉴욕 현지 미술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보스턴 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링컨센터 등 미국 전역의 주요 미술관과 문화 기관에서 한국 미술 특별전과 행사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 미술의 중심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는 지난해 한국관 개관 25주년 특별전에 이어 올해는 박물관 전면에 작품을 설치하는 프로젝트인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Genesis Facade Commission)에 한국 작가 이불을 선정했다.


2024년부터 현대 제네시스의 후원으로 5년간 진행되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2019년부터 이어 온 현대미술 프로젝트다작가를 초청해 작품과 박물관의 소장 컬렉션, 공간으로서 박물관과 관객 사이의 소통을 이어간다. 한국 작가로는 이불 작가가 처음으로 참여하게 됐다. 특히 이번 9월에 공개된 이불 작가의 작품 '롱 테일 헤일로(Long Tail Halo)'는 지난 20여 년간 미국에서는 처음 선보인 큰 규모의 프로젝트다. 2001년 뉴뮤지엄 전시에 이어 이번 작품은 뉴욕 대중에게 작가를 다시 한번 소개하는 기회가 됐다. 작품이 공개되기 전 《New York Times(뉴욕 타임스)》와의 심도 있는 인터뷰를 통해 이불 작가는 이번 작품이 관객들에게 "(박물관 입구의 가디언처럼) 처음엔 익숙하게 느껴지기를 바라지만, (작품을 볼수록) 미묘한 낯설고 불편한 무언가를 관객들이 느끼고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정문에 설치된 이불 작가의 작품 '롱 테일 헤일로(Long Tail Halo)'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불 작가의 새로운 작품 공개와 시기를 맞춰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한국 미술과 작가에 관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기획하는 행사에는 관광객들보다는 현지 관객들이 주로 참여한다. 현지 관객들은 박물관 행사를 통해 단순히 전시를 관람하는 것 이상으로 해당 주제나 미술에 관해 관심 있게 배우고 이해하는 기회를 얻는다. 통신원은 지난주 있었던 두 개의 행사에 참여해 현지 관객들의 한국 미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미술사 강의를 관심 있게 듣는 현지 관객들, 화면에서는 흥신자 작가의 퍼포먼스가 소개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첫 행사는 '우리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만나야 할까?: 20세기 한국 미술(Where, in What Form, Shall We Meet Again?: On 20th-Century Art in Korea)'이라는 제목으로 기획된 한국 미술사 강의로, 뉴욕대학교 인스티투테 오브 파인 아츠(The Institute of Fine Arts, New York University)의 조안 키(Joan Kee) 교수가 19세기 말부터 1970년대까지의 한국 미술의 흐름과 변화를 주제로 강의했다. 강의에서 조안 키 교수는 현재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한국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 '계보: 더 멧의 한국 미술(Lineages: Korean Art at The Met)'에서 소개되는 작품과 개념들을 주로 다루며 박물관 파사드에 소개되는 이불 작가의 작품까지 한국의 다양한 근현대 미술을 현지 관객들에게 소개했다특히 19세기 말 개항 시기의 서구 영향과 안동숙, 송정인, 흥신자 등 20세기 한국 여류 작가민중 미술과 한국의 개념 미술을 소개하며 현지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한국의 근현대 미술 작품을 현지 관객들과 공유했다박물관 내부의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강의에는 상당한 수의 관객이 찾아왔다. 강연장은  이상이 차 있었다. 특히 다수의 관객이 중장년층 백인이었던 점이 인상 깊었다.

 


관객이 가득 찬 다큐멘터리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상영 행사 - 출처: 통신원 촬영 >

 

두 번째 행사는 작가 백남준에 관한 다큐멘터리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Nam June Paik: Moon is The Oldest TV)'의 상영이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2023년 개봉한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아만다 킴의 데뷔작으로 2023년 선댄스영화제에서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에 후보로 선정되고, 개봉 당시 뉴욕 현대 미술관, 보스턴 미술관, LA 가고시안 갤러리 등 다양한 미술관에서 상영되며 관심을 받았다. 18 30분에 상영을 시작하는 다큐멘터리를 보기 위해 많은 관객이 일찍부터 박물관 오디토리움 앞에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중장년층 백인 관객, 젊은 라티노 관객, 가족이 함께 온 아시안 관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상영회를 찾았다. 상영 내내 관객들은 백남준의 위트에 같이 웃기도 하고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인 '티브이 붓다(TV Buddha)'가 소개될 때는 곳곳에서 감탄의 소리가 들려왔다. 한국에서 백남준 작가는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근현대 미술 작가지만, 백남준 작가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던 뉴욕에서는 사실 모두에게 알려진 작가는 아니다. 이러한 행사는 현지 관객들은 쉽게 보지 못했던 한국 작가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다큐멘터리 상영회가 끝난 오디토리움 앞에서는 여러 관객이 남아 백남준과 한국 미술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난 몇 년간 미국의 여러 주요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한국 미술 특별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24년에 들어서는 전시뿐만 아니라 한국 미술사 강연, 아티스트 토크, 영상 상영회 등 현지 관객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 미술을 소개하는 것이 눈에 띈다. 미술관과 박물관의 다양한 관객 프로그램들은 현지인들에게 전시의 형태보다 더 적극적으로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경험과 시각을 전해준다. 이를 통해 현지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더 깊은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갖는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홈페이지https://www.metmuseum.org/exhibitions/the-facade-commission-lee-bul

- 《New York Times (2024. 9. 2). The Four Mysterious Guardians of the Artist Lee Bul, https://www.nytimes.com/2024/09/02/arts/design/lee-bul-korean-artist-metropolitan-museum.html

- 《Observer (2024. 9. 16). Lee Bul’s Unsettling Guardians Now Grace the Met’s Facade, https://observer.com/2024/09/art-lee-bul-met-facade-commission-long-tail-halo/ 

통신원이미지

  • 성명 : 박진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 약력 : YS Kim Foundation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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