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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상반기부터 메데인에 위치한 에아핏 대학교(Universidad EAFIT) 내 아시아태평양연구소(Centro de Estudios Asia Pacifico) 주관으로 '한국문화와 한국어 워크숍'이 열리고 있다. 해당 워크숍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운영되지 않다가 재개된 과정으로, 오랜만에 메데인 사람들에게 한국인으로부터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현장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원봉사단과의 공조로 무료로 진행되는 이 과정은 지난 5월 14일부터 8월 1일까지 1차 과정이 진행됐고, 8월 20일부터 10월 31일까지 2차 과정이 진행 중이다. 2차 과정은 초급 과정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점심반과 저녁반, 회화반으로 나누어 운영된다. 초급 과정 수업은 2시간, 총 일주일에 4시간씩 진행된다. 1차 과정을 학습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 저녁 한자와 1차 과정 때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표현과 회화를 연습하는 회화반이 2시간 동안 진행된다.
< 저녁 초급반 학생들과 수업을 담당하는 정광식 선생님 - 출처: 통신원 촬영 >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나이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다. 한국 드라마나 케이팝 팬이어서 한국어에 관심이 갔다는 학생부터, 기존에 수업을 들었었던 지인의 추천으로, 혹은 취미로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싶어서 등 수업을 들으러 온 이유도 다양했다. 한편 수업이 시작된 후 낯설고 멀게만 느껴지던 한국어를 조금씩 읽고 쓸 수 있게 되면서 느끼게 된 배움의 기쁨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 한자를 배우는 회화반 학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문학을 전공하는 발렌티나(19세)는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인스타그램 피드를 통해 해당 수업에 대해 알게 됐어요. 항상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었지만 멀게만 느껴졌고,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수업 기간이 짧아 아쉽긴 하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많이 배우고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워요."라고 이야기했다. 외국인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카롤리나(24세)는 "2018년 진행된 수업을 들은 친구의 추천을 받아 수업을 듣게 됐다."고 말하며 "한국어를 배우면서 대조언어학 관점에서 스페인어 수업에도 도움이 되고, 한국어와 스페인어를 비교하며 공부하니 재미있어요."라고 밝혔다. 지난 학기 기초반을 마치고 수요일 저녁 회화반 수업을 듣고 있는 후안(25세)는 "지난 학기 수업에 이어 이번 학기에도 수업을 듣고 있어요. 세종학당이나 사립 어학원이 있는 보고타나 칼리와 달리 메데인에는 현장 강의를 들을 기회가 없어 아쉬웠는데, 이 수업이 생겨서 좋아요. 앞으로 수업에서 회화를 더 많이 연습해서 한국어로 더 잘 말하고 싶어요."라며 수업을 듣는 소감을 전했다.
< 윷놀이를 즐기는 학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18일 회화반에서는 한국 민족의 명절 추석을 맞이해 학생들이 한국의 전통 민속놀이 중 하나인 윷놀이를 즐겼다. 윷을 처음 보는 학생들에게는 윷을 잡는 법, 던지는 법도 익숙지 않았지만, 게임을 하면서 금세 규칙을 익히고 게임에 몰입했다. 수업 중에는 조용하고 소극적이던 학생들도 게임이 시작되자 적극적으로 변했고 분반과 상관없이 서로 친해져 활기찬 수업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수가 만족을 표현한 수업에는 수업 준비에 열성을 쏟는 정광식 선생님의 노력이 숨어있다. 한국국제협력단 봉사단으로 파견된 정 선생님은 한국어 지도가 처음이기 때문에 더욱더 수업 준비에 많은 노력을 하신다고 한다. "윷놀이 같은 한국문화를 소개할 때는 먼저 한국어로 자료를 만들고 해당 자료를 영어로 번역합니다. 그리고 다시 그 번역을 스페인어로 번역해 자료를 만들어요. 한국어를 처음으로 배우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한국어로 모두 설명하면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설명이 필요할 때는 영어와 스페인어를 사용하려고 해요. 하지만 저도 외국어가 부족해 수업 준비에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라며 수업 준비 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봉사단 출국 전 현지에서 도움이 될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오리엔테이션이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현지에서 가장 필요한 건 언어이니 언어 교육 비중을 조금 더 높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도 전했다.
현지에서 보이는 한국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해 콜롬비아에서는 한국문화를 접하거나 한국어를 공부할 기회가 많지 않은 편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국제협력단과 에아핏 대학교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한국문화와 한국어 워크숍'은 이곳 지역민들에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도 각 지역에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소통 창구가 더 많이 열리길 바란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