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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은 대한민국 국군의 전신인 한국광복군 총사령부가 창립된 날이며 올해는 84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광복군 창설 기념은 충칭에서 올해로 5회째 진행되고 있는데 통신원은 기념식 때마다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글을 기고했다. 올해 84주년 기념식에서는 예년과 달리 특별한 합창공연이 열려 이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 김구 선생의 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동영상으로 편집해 상영하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합창공연은 84주년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창립을 기념하기 위함이지만 더 나아가서는 문화강국으로 변화한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충칭 한국인(상)회 이병욱 회장은 "의미 있는 날, 기존의 기념식도 좋지만 딱딱하고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좀 더 많은 이들에게 가슴에 더 가깝게 와닿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합창공연을 준비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념 공연을 준비함에 있어서 모든 사람들이 다 찬성한 것은 아니었기에 준비 과정에 있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어려움을 회상하기도 했다. 전문 합창단이 아닌 교민들로 이루어져 있는 합창단은 서로 모이는 것 자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 충칭 한국인(상)회 사무실에서 합창 연습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런 쉽지 않은 환경에도 이번 공연을 연출, 기획한 김하영 감독은 각기 다른 연령층의 총 28명의 합창단원들의 조합을 위해 밤샘 작업을 해가며 준비하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김하영 감독조차도 충칭 교민의 한 사람으로 직업이 따로 있다. 감독뿐만 아니라 단원 모두가 자신의 시간을 쪼개서 3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실제 교민 합창단 멤버들은 하교 혹은 퇴근 후 모여서 연습하거나 개인 연습한 녹음 및 녹화본을 감독에게 보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으며 열심히 연습했다.
< 아이들(수인, 현서, 보리, 수연)이 최근 유행하는 뉴진스의 'DITTO'에 맞춰 댄스와 노래 무대를 선보였다 - 출처: 장나라 유학생 제공 >
열심히 노력한 만큼 무대는 정말 많은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1부의 의식 행사가 끝남과 동시에 바로 시작된 2부 음악 공연은 미리 준비한 AI 사회자에 의해 진행됐다. AI 사회자 몽몽이의 진행에 맞춰 첫 곡은 충칭교민사회 어린이 휘슬 군의 <대지의 항구>로, 동영상을 통해 1940년 한국의 어려웠던 시대 상황을 보여주었다. 이어 두 번째 곡은 보리양이 <夜来香>으로 비슷한 시대 상황에서 중국인들이 즐겨 부르던 곡을 들려줌으로써 기념식에 참석한 중국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두 번째 곡이 끝난 후 다음 곡을 준비하는 동안 김하영 감독이 준비한 동영상이 재생됐다. '현재를 살아가는 독립운동가들'이라는 제목으로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 속 문화의 중요성에 대한 말씀을 동영상으로 시청했다. 이후에는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 걸그룹 뉴진스의 <DITTO>
< AI 사회자 몽몽이의 모습. 중국 관객을 위한 중국어 번역도 잊지 않았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그다음으로도 영화 <국가대표>의 주제곡 <Butterfly>와 소향의 <바람의 노래>,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의 노래가 이어졌다. 중간중간 영상과 함께 <광복군 제2지대가>가 나와 참석했던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으로 영화 <오빠생각>에서의 <고향의 봄>, 이문세의 <이세상 살아가다 보면>을 합창할 때는 관객과 공연단이 모두 하나가 돼 일어나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박수 쳤다. 아이들은 무대 앞까지 나와 박수 치며 분위기를 즐겼다.
< 무대 앞에 나와 합창 공연을 즐기는 아이들 - 출처: 장나라 유학생 제공 >
이번 공연은 사실상 우수한 노래 실력 혹은 댄스 실력을 뽐내고자 하는 자리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이날을 오롯이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획됐다. 그렇기에 조금은 미숙한 실력도 더 진실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또한 김하영 감독은 혹여나 몇몇 관객들이 '기념식에서 왜 합창공연을 하지?'라는 의문을 가질 것을 대비해 중간중간 AI 사회자의 설명과 생생한 동영상 자료를 통해 전체적인 공연 스토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날 공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AI 사회자 몽몽이가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 내용 일부를 소개한 시간이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는 말씀을 되새기며 한국문화가 앞으로도 더욱 번성해 지구 곳곳 어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세계 모든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역할을 해나가길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연구하고 노력하며, 겸손하면서도 포용적인 자세를 겸비해야 함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사천미술학원 장나라 유학생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