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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은 중국에서도 '3대 화로 도시'라고 불릴 만큼 옛날부터 무더위로 유명한 도시이다. 8월 말부터 9월 10일을 경과한 현재까지 거의 대략 3주간 충칭은 평균 4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내 모든 도시가 개학을 맞이했지만 유일하게 충칭만이 무더위로 인해 일주일 개학을 연기했다. 개학일을 연기하는 사태가 벌어질 정도이니 그 더위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듯하다. 이런 엄청난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9월 1일 주말을 맞아 충칭의 교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 40도가 넘는 무더운 날에도 한국 독립 유적지를 직접 탐방하기 위해 긴 시간을 걸었다. 줄지어 가는 교민들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교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충칭 속의 한국 근대사 산책'이라는 주제로 이루어진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과 충칭의 역사 깊은 관계를 잘 알 수 있다. 책 또는 매체를 통해 근대 역사를 접하는 것은 편리하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충칭대표처 박운본 소장은 "충칭시에 거주하는 교민 스스로가 현장 체험을 통해 직접 역사에 대한 추리, 이해, 확인을 해본다는 것은 또 다른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충칭 한인(상)회가 주최한 이번 역사 탐방 장소는 총 4곳으로 김구공관, 가릉빈관, 계원, 오사야항이다.
< 김구공관에 도달하기 전에 무수히 많은 역사기념관과 조형물들을 접할 수 있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다만 아쉽게 첫 방문지인 김구공관은 예상치 못한 고온으로 인한 산불 사고 예방을 위해 8월 21일부터 충칭 내 산 진입이 전면 금지돼 입구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2021년 복원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 김구공관은 일제의 무차별 폭격을 피해 충칭시 정부도 피난을 간 샤핑바구(沙坪坝区) 가락산 정상에 위치해 있다.
< 뒤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한국 광복군 총사령부 창립 기념식을 했던 가릉관 호텔이다. 현재는 철거와 보존의 갈림길에 서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두 번째 방문지인 가릉빈관(賓館)은 현 국군의 전신이자 뿌리인 한국 광복군 창설기념식장으로 당시 충칭의 핫플레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 중턱에 걸쳐 있는 호텔은 지금은 폐허로 변해 보는 우리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원래 도시 재개발로 철거 결정이 내려졌다가 다시 복원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이곳은 헤밍웨이도 묵었던 곳으로 그 당시 빈관을 그린 스케치와 비교하면 현재는 주변의 모습이 그야말로 모두 변했지만 복원을 통해 우리 근대사와 연결점이 보전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 충칭 내에서도 임시정부는 총 4번의 이동이 있었다고 한다. 예전의 모습은 아니지만 올해 새로 복원된 옛 임시정부 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세 번째로 방문한 오사야항은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세 번째 청사 터로 이미 과거 청사는 10여 년 전에 철거됐다. 최근 주변에 고층 빌딩이 지어졌음에도 단층 구조물이 복원됐다. 김구선생의 백범일지 하권이 집필된 장소였던 세 번째 청사. 박운본 소장은 정부 관계자와 만나 예전과 같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터라는 안내 표지판 설치를 두고 소통 중이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계원은 국공 담판 장소다. 이곳에서는 9월 3일 국공 담판을 위해 온 모택동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방문했다는 자료를 볼 수 있어 그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외교적으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엿볼 수 있다.
< 계원은 충칭 담판이 있었던 곳으로 9월 3일 모택동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방문했다는 자료를 볼 수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역사 탐방 행사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말 의미 있는 일이긴 하나 날이 너무 무더워 이병욱 한인회회장과 박운본 소장이 진행에 있어 많은 걱정을 했다. 하지만 교민들의 한국 근대사 열정만큼은 충칭의 더위보다 더 뜨거웠다. 이번 탐방 코스는 이미 중국인들 스스로도 힘든 길들을 한 곳 한 곳 찾아갈 정도로 인기다. 한국의 근대 역사에서 중요한 곳일 뿐만 아니라 한, 중 양국의 역사적 연결점도 찾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인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많은 한국인들이 이곳 충칭에 있는 근대 역사 유적지를 직접 볼 수 있길 바란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