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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필리핀사회사박물관(Museum of Philippine Social History)이다. 앙헬레스에 위치한 사회사박물관은 필리핀 독립운동과 관련해 격동적인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1880년대 착공해 1890년에 완공된 이 저택은 마리아노 파민투안(Mariano Pamintuan)과 발렌티나 토레스(Valentina Torres) 부부가 아들에게 준 결혼식 선물이었다. 결혼 선물로 저택을 받은 돈 플로렌티노 토레스 파민투안(Don Florentino Torres Pamintuan)과 두 번째 부인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돈 플로렌티노 토레스 파민투안은 1900년 앙헬레스 '알칼데(Alcalde)'를 지냈던 인물이다. '알칼데'는 '시장(市長)'을 뜻하는 스페인어 단어로 스페인 식민지기에 도시나 마을 행정과 사법을 담당하는 행정관을 뜻했다. 1992년부터 1998년 그리고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앙헬레스 시장을 역임한 에드가루도 파민투안(Edgardo D. Pamintuan)은 앞서 언급한 파민투안 가문 후손이기도 하다.
< (좌)필리핀사회사박물관, (우)저택 주인 플로렌티노 토레스 파민투안과 부인 - 출처: 통신원 촬영 >
< (좌)박물관 내부, (우)아서 맥아더 장군 - 출처: 통신원 촬영 >
미국을 상대로 독립투쟁을 하던 시기인 1899년 7월까지 안토니오 루나 장군(General Antonio Luna)은 파민투안 저택을 필리핀군 사령부로 사용했다. 이후 앙헬레스를 점령한 미국은 1899년 11월 5일부터 해당 저택을 미군 지휘본부로 사용하기도 했다. 사진은 당시 미군 지휘관인 아서 맥아더 장군(General Arthur MacArthur)으로 그는 인천상륙작전으로 유명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General Douglas MacArthur) 아버지이기도 하다. 한편 태평양 전쟁 중에는 일본 가미카제(Kamikaze) 대원들이 이 저택에 머물기도 했다. 가미카제는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군이 항공기를 이용한 자살 공격 전술 및 이를 위해 조직한 부대다. 가미카제는 한자로는 '신풍(神風)'인데 이는 원과 고려 연합군이 일본 원정길에서 두 차례나 태풍을 좌절된 것을 두고 '신이 일본에 보호한 것'이라 생각해 이름 붙인 것에서 유래했다.
< (좌)필리핀 전통 가옥 모형, (우)과거 사용했던 조리 도구 - 출처: 통신원 촬영 >
파민투안 일가는 1959년에 이 저택을 페드로 타블란테(Pedro Tablante)에 매각했으며 이후 1981년에 필리핀 중앙은행(The Central Bank of the Philippines)이 저택을 매입했다. 2009년까지 중앙은행 사무소로 사용됐던 저택은 2010년 6월 17일에 필리핀국가역사위원회(National Historical Commission of the Philippines)에 인도됐으며 국가역사위원회는 2,200만 페소(약 5억 5,000만 원)를 들여 해당 저택을 박물관으로 바꾸었다. 필리핀사회사박물관이 된 파민투안 저택 안에는 넓지는 않지만 9개 전시실이 있다.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파민투안 저택 역사를 살펴볼 수 있으며, 두 번째와 세 번째 전시실에는 필리핀 전통 직물, 의류, 베틀 그리고 장신구 등이 전시돼 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전시실에는 필리핀 여러 지역에 있는 전통 가옥 모형과 가구가, 여섯 번째 전시실에는 필리핀 음악 관련 전시물이 있다. 일곱 번째 전시실에는 필리핀 전통 놀이 관련, 여덟 번째와 아홉 번째 전시실에는 요리 관련 전시물이 있다.
한때 미국을 상대로 독립 투쟁하던 필리핀군이 지휘부로 사용하던 파민투안 저택은 필리핀 독립기념일 행사와도 인연이 있다. 과거 기록을 보면 1899년 6월 12일에 사회사박물관, 즉 과거 파민투안 저택에서 첫 번째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2017년 발견된 《La Independencia(라 인디펜덴시아)》라는 신문을 보면 첫 독립 기념행사는 인근에 있는 성당(Holy Rosary Church)에서 열린 것으로 돼 있다. 해당 기록이 담겨 있는 《La Independencia》는 안토니오 루나 장군이 창간하고 편집을 맡은 필리핀 독립군 공식 간행물이었기에 해당 내용은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독립 첫 기념행사가 열린 장소가 필리핀사회사박물관 자리가 아니라고 해도 해당 장소는 한 일가의 역사, 그리고 필리핀 독립운동사에 중요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4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는 사회사박물관에 방문하면 필리핀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Inquirer.net》 (2015. 9. 10). Museum of social science opens in Angeles, https://newsinfo.inquirer.net/720794/museum-of-social-science-opens-in-angeles
- 《Inquirer.net》 (2017. 6. 11). 1st anniversary of 1898 Independence was celebrated in churchyard, https://newsinfo.inquirer.net/904320/1st-anniversary-of-1898-independence-was-celebrated-in-churchyard
- 《Philstar》 (2019. 6. 12). Virtual tour: Pamintuan Mansion, an enduring witness to Philippine history, https://www.philstar.com/other-sections/news-videos/2019/06/12/1925636/virtual-tour-pamintuan-mansion-enduring-witness-philippine-history
- 《Inquirer.net》 (2023. 12. 8). Iconic structures, landmarks that shaped the world, https://business.inquirer.net/436217/iconic-structures-landmarks-that-shaped-the-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