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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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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 시민들의 한국 경험하기 - 예술 체험 워크숍

  • [등록일] 2024-08-30
  • [조회]2153
 

상파울루는 브라질에서 한국문화를 즐기기에 최적화된 곳이다. 한인들의 오랜 터전으로 한국의 삶과 문화가 깃들어 있고 한국문화원, 교육원, 영사관 등 주요 기관들의 다양한 활동과 지원, 국제적인 대도시 특유의 다문화 개방성, 높은 접근성 등은 브라질의 다른 도시들이 가지지 못한 상파울루만의 것이다. 태권도, 한글, 캘리그래피, 서예, 민화, 요리, 도자기, 무용, 문학, 영상, 비즈니스 등 각계 전문가들의 삶의 터전이자 한국 드라마팬 도라메이로들이 한류 관광을 위해 찾는 곳, 한국어, 한국문화 전시, 학회, 발표, 활동 등이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상파울루다. 재능 있는 개인 사업자들은 물론 문화 기관들이 학교, 도서관 등 현지의 문화 단체와 협심해 상파울루 시민들의 한국 체험 자리를 적극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 강좌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상파울루대학교의 한국 민화 워크숍에 참관해 보았다.

 

상파울루대학교는 국내 유일 한국어 전공이 있는 브라질 최고 대학이다. 한국 전문가 양성과 양국 교류에 이바지하고 있으며 문화원과 파트너십을 맺어 교내에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코리아 코너를 개장하는 등 한국과 연이 깊은 곳이다. 이번 민화 워크숍을 맡은 나성주 작가는 서예, 한국화, 캘리그래피 전문가로 한국 문화제, 전시회에 다수 참여하며 브라질 한인 서예한국화지도강사 및 예술강사로도 널리 활약하는 한인 예술가다. 매년 개인전을 통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브라질 내 동포와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 예술을 알리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8월 17일 상파울루 한국문화의 날 오프닝 퍼포먼스를 맡아 독보적인 한글의 미를 보여주었다.

 


< (좌)상파울루 한국문화의 날 나성주 작가의 오프닝 퍼포먼스, (우)작가의 캘리그래피 대표작 '겨울나무숲' - 출처: 나성주 작가 제공 >

 

이번 워크숍은 약 두 시간 동안 한국 민화에 대해 배우고 체험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한국관 앞에 마련된 체험실에서는 오늘의 강사 나성주 작과와 한국문화원 직원들이 미리 나와 한국화 물감종이 등의 재료를 인원수에 맞춰 준비하고 있었다오늘의 주제로 모란화를 준비했다. 모란은 부귀와 출세를 의미한다. 미리 준비된 밑그림에 학생들은 마련된 재료로 채색을 하기로 했다. 나성주 작가는 전통 민화를 통해 한국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민화의 상징성, 전통적 의미가 어떻게 표현되는지 배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전했다. 민화 기법을 따른 채색이 끝나면 이름 한글 캘리그래피와 낙관까지학생들이 완성 과정을 두루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 코리아 코너 앞에서 나성주 작가가 학생들에게 조선시대 민화의 시대적 배경과 상징을 설명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일찌감치 친구들과 와서 자리를 잡은 하께우아만다사브리나지오바나는 미술 전공 1학년생이다한국 드라마 팬인 아만다가 친구들과 함께 워크숍을 신청한 것이다한국과 관련된 워크숍에는 빠지지 않는다는 아만다는 이전에 이미 캘리그래피사물놀이 워크숍에 참여한 적 있다며 장구 치는 시늉을 보여주었다사브리나는 한국에 대해 잘 모르지만 덕분에 새로운 미술도 배우고 다양한 문화 경험을 할 수 있어 즐겁다고 했다도란도란 수업 내내 즐거운 웃음을 피우던 네 명의 친구들은 미대생답게 완성도 높은 모란화를 그리고 만족스러운 얼굴을 보였다.


우연히 워크숍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뒤늦게 참석한 마리아는 어문학 1학년생이다내년에 있을 전공 선택으로 한국어를 지망하고 있다고 했다경쟁률이 높은 한국어 전공을 위해 현재 학점 관리에 힘쓰고 있다며 눈을 반짝였다미술은 잘 모른다더니 과감한 붓놀림으로 강사들을 깜짝 놀래키기도 했다모란이 출세와 부귀를 상징한다는 말에 꼭 방에 걸어두겠다는 말을 소감으로 전했다.


수업 내내 진지하게 채색에 집중하던 루이자는 한국어학 4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는데 덕분에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한국 예술 교내 워크숍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이전에 만든 한글 캘리그래피 텀블러를 보여주었다전공생답게 능숙한 솜씨다기억에 남는 한국문화 행사로는 투호놀이 체험을 꼽았다졸업 후에는 다른 도시에서 한국어 선생님으로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사회과학대 3학년에 재학 중인 까이오는 교내 문화 체험 워크숍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답했다. 80년대 한국 민중미술에 큰 관심이 있다는 까이오는 그중에서도 오윤과 그가 소속된 미술그룹인 '현실과 발언'을 좋아하는 한국 작가로 꼽았다사회운동 미술로 한국에 대해 연구하다가 민화 워크숍을 통해 직접 붓도 들어보고 전통 미술을 접해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브라질 미술은 다른 문화의 여러 가지 것을 접목하는데 자유롭지만 한국은 전통과 뿌리를 보존하는 예술이 많은 것 같다고 개인적인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민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이 진지하게 채색에 임하고 있다 - 출처통신원 촬영 >

 

채색이 마무리되자 나성주 작가의 낙관과 한글 캘리그래피가 화룡점정으로 학생들의 작품에 개성을 더했다학생들은 끝까지 즐겁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한국문화원의 이자벨라에 의하면 이와 같은 문화예술 체험 행사는 매번 인원이 가득 찰 만큼 인기가 좋고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예술이 결코 한두 번의 워크숍으로 온전히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배울 기회를 얻는 것은 흔치 않은 소중한 경험이다학생들은 헤어지며 다음을 기약했다이번에 자신이 만난 한국을 소중하게 기억하며 각자 다른 형태로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갈 것이다.


한류는 브라질 내 한국 문화예술 위상이 크게 변하는 계기가 됐다. 나성주 작가는 한류가 가져온 관심을 기회 삼아 한국 예술이 현지 사회와 상호 교류를 확대하고 다양한 창작 활동을 통해 유의미한 소통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브라질 한인 예술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보았다. 또한 한류는 이곳의 젊은 예술가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 브라질 일러스트레이터 잉리 작가의 '무궁화' 한국시 일러스트 시리즈는 민화의 종류인 책거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고전적인 사랑방 기물과 한국의 근현대 물품이 뒤섞인 속에 던져진 요구르트병에서 작가의 브라질 아이덴티티가 어렴풋이 느껴진다(요구르트는 브라질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일반적인 음료다).



< 민화와 한국시에서 영감을 받은 잉리 작가의 '무궁화' 시리즈 - 출처: 잉리 작가 홈페이지 >

 

이처럼 각계의 예술가들의 활약이야말로 문화도시 상파울루가 가진 보물이자 한국문화를 알리는 공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붓 끝에서, 무한한 상상력에서 한국의 전통 민화는 타투, 공예, 그래픽 디자인 등 여러 형태로 현지 사회에 스며들고 있다. 한류를 경험한 예술가들이 이 나라에서 펼쳐 보일 수많은 아이디어가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나성주 작가 제공

- 통신원 촬영

- 잉리 작가 홈페이지, https://www.inglee.art/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서효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 통신원]
  • 약력 : 전) 서울여자대학교 의류학과 졸업 현) 리우데자네이루 YÁZIGI TIJUCA 한국어 강사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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