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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라산타(Pietrasanta)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루카(Provincia di Lucca)에 속하는 작은 마을로 예술과 조각으로 유명한 도시다. 매년 다양한 예술 축제와 이벤트가 열리며, 세계 각지에서 온 예술가와 관객들이 모여 다채로운 예술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으로 손꼽힌다. 특히 피에트라 산타(Pietrasanta)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대리석 산업의 중심지 중 하나이자 대리석 가공 기술과 예술적 전통이 깊이 뿌리내린 곳으로 알려져 있다.
< 대리석으로 지어진 피에트라산타의 두오모 - 출처: 통신원 촬영 >
대리석으로 유명한 피에트라산타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유명한 조각가들이 모여 창작 활동을 해왔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는 피에트라산타에서 여러 작업을 해오며 훗날 대리석으로 만든 그의 걸작 '다비드'의 기초를 다지기도 했다. 오늘날 피에트라산타 두오모 광장에는 미켈란젤로가 그곳에 살았다는 문구가 새겨진 명판이 있다. 안토니오 카노바(Antonio Canova)는 18세기 이탈리아의 유명한 조각가로 대리석을 주로 사용해 조각 작품을 만들었다. 그의 작업 또한 대리석이 풍부한 이곳 피에트라산타에서 이루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콜롬비아의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 폴란도의 조각가 이고르 미토라(Igor Mitora), 일본의 조각가 칸 야스다(Kan Yasuda) 등 세계적인 조각가들이 피에트라산타에서 거주하면서 피에트라산타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고 풍부한 대리석 재료를 실험해가며 위대한 작품들을 창조해냈다.
이러한 피에트라산타의 예술적 영광 뒤에는 피에트라산타시만의 특별한 예술가 지원이 있어 왔다. 피에트라산타는 시 차원에서 해외 예술가들의 거주를 돕고 예술가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장려해 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페르난도 보테로와 이고르 미토라즈에게 피에트라산타 명예시민권을 수여해 그들의 예술 활동을 적극 후원했다. 위 두 작가에 이어 세 번째로 피에트라산타 명예시민권을 수여한 이는 바로 한국 출신의 조각가 박은선이다. 경희대학교 조각학과와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 미술 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1993년부터 이 도시에 살고 있는 박은선은 2021년 세 번째로 피에트라산타 명예시민권을 수여받았다.
오늘날 전 세계의 조각가들을 비롯한 예술가들이 모여 살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유하거나 영감을 주고받으며 교류하는 도시가 된 피에트라산타는 지난 8월 15일, 페라고스토(Ferragosto) 즉 성모승천대축일을 맞아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탈리아에 전역에서 휴일로 지정해 기념하는 페라고스토에는 대부분 도시의 레스토랑과 상점이 문을 닫고 더위를 피해 해변으로 떠나는 날이다. 그렇지만 피에트라산타의 시내에는 상점들이 일제히 문을 열고 주변 도시에서 휴일을 즐기러 온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 피에트라산타 시내 - 출처: 통신원 촬영 >
때마침 피에트라산타 도시 곳곳에는 박은선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박은선 작가가 피에트라산타에 자리를 잡은 지 30년이 된 것을 기념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그의 동양의 뿌리와 서양 예술 전통에서 파생된 영감을 혼합한 작품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받았다. 피에트라산타에 좁고 기다랗게 난 상점 거리를 걷다 보면 골목 사이로 그의 작품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시야가 확 트이는 넓은 두오모 광장에 서면 그의 여러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세속적 경험과 인간 삶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그의 작품들을 길게 올려다보면 토스카나의 높은 하늘과 만난다. 이탈리아 미술지
< 피에트라산타 두오모 광장에 전시된 박은선 작가의 작품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박은선 작가의 이번 전시회는 6월 15일부터 9월 22일까지 '조각의 유산(L'eredità della scultura)'이라는 제목으로 피에트라산타의 두오모 광장, 카르두치 광장 교회(Piazza Carducci Chiesa), 산타고스티노 회랑(Chiostro di Sant’Agostino)에서 피에트라산타 시(Commune di Pietrasanta), 주이탈리아대한민국대사관, 주이탈리아한국문화원 주관으로 펼쳐지고 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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