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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너무 매워 덴마크에서 리콜된 한국 라면, 스웨덴 반응은?

  • [등록일] 2024-06-29
  • [조회]1628
 

해외에서 매운 한국 라면, 특히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을 견디는 챌린지 틱톡 영상이 인기를 얻은지는 꽤 됐다. 라면을 먹는 영상 속 틱톡커들은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아 눈물까지 흘리며 고통스러워하기도 한다. 덴마크 수의식품청(DVFA)은 지난 11일 "삼양식품의 '핵불닭볶음면 3×Spicy', '핵불닭볶음면 2×Spicy', '불닭볶음탕면' 세 종의 라면 한 봉에 들어있는 캡사이신 함량이 너무 높아 급성 중독 위험이 있어 리콜 조치를 내렸다."며 "이미 갖고 있는 제품이 있다면 폐기하거나 반품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덴마크 수의식품청은 해당 제품에는 캡사이신 함량이 과다 포함돼 소비자의 '급성 중독'을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덴마크 당국의 이러한 입장은 세계 여러 미디어 채널에 보도되며 화제가 됐는데 이에 대한 이웃국인 스웨덴 언론의 반응을 소개하고자 한다.

 


< 한국 라면을 시식하는 중인 진행자들 - 출처: svt >

 

스웨덴 국립 공영 방송사 svt의 아침 뉴스 프로그램 <Morgonstudion>에서는 진행자들이 직접 해당 제품들을 시식했다. 해당 방송인들은 "오, 세상에. 처음에는 맛있는데, 라면 두 가닥을 먹자 입에 불이 난다."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함께 출연한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의 영양 신경과학 연구원인 야니나 수베르트(Janina Seubert)는 "캡사이신 때문에 기침 반사가 일어날 수 있다. 후추 스프레이와 같은 효과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진행자들은 "어떤 단계를 넘어서면 입이 파괴적인 고통을 느끼게 된다. 계속 먹으면 더 악화되느냐?"고 물었고, 연구원은 "더 악화된다."고 말했다. 체념한듯한 진행자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이 감각을 완화시키기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 있느냐?"고 물었고, 연구원은 "뜨거운 감각을 없애고 싶겠지만 물이 딱히 도움을 주진 않는다. 캡사이신은 당신의 몸이 뜨겁다고 생각하도록 당신을 속인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뜨겁지 않다. 설탕, 단백질, 우유 단백질, 요거트도 추천한다. 몸이 더 먹지 말라는 신호를 주면 그 신호를 믿으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는 "덴마크에서 금지된 바이럴 된 국수: 입 전체에 불이 난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해당 기사는 "캡사이신 함량이 높은 라면에 대한 내성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며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심장과 혈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나 체중에 따라 캡사이신 섭취 가능 정도가 달라지므로 또 해당 라면을 섭취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 한국 라면 관련 의사 인터뷰와 틱톡 챌린지 영상 - 출처: TV4 >

 

또 다른 스웨덴 뉴스 채널 TV4도 "틱톡 상 극심하게 매운 라면: 덴마크에서 금지"라는 제목으로 불닭볶음면에 대한 의사 트레이시 가타스(Tracey Ghattas)와의 인터뷰를 방영했다. 의사 트레이시는 "저도 트렌드를 따라 불닭 라면을 먹어봤다."고 말했고 자료화면에서는 틱톡커들이 불닭 라면을 먹는 영상이 재생됐다. 진행자는 "덴마크에서 왜 해당 라면을 금지하는 것인지" 물었고, 의사 트레이시는 상품명 '불닭(Buldak)'을 언급하며 "좋은 질문인데 사실 왜 덴마크에서 금지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 라면이 맵기는 하지만 재앙 수준으로 맵지는 않다. 꽤 강한 할라피뇨 정도고 불닭 라면은 할라피뇨보다 두 배 정도 강하다."며 솔직한 의견을 공유했다. 그는 또한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것은 열이 아니라 통증이며 사람들은 몸이 뜨거워진다고 느껴 몸에 해로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카제인이 포함된 유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핵불닭볶음면을 소개하는 현지 리포터들 - 출처: (좌)'Aftonbladet', (우)'Expressen' >

 

스웨덴 뉴스 채널 Afftonbladet의 진행자는 '핵불닭볶음면 3×Spicy' 제품을 보여주며 소개했고 직접 조리하기도 했다. "이게 바로 불닭 소스"라며 화면에 소스 봉지를 보여줬다. 조리 방법이 제조사에서 제공한 것과는 조금 달랐는데 그는 끓이지 않은 생라면 위에 소스를 뿌리고 끓는 물을 부었다. 마침내 완성된 라면은 국물형 라면처럼 보였다. 시식을 시작한 그는 기침을 하기 시작하더니 눈물과 콧물 탓에 안경까지 벗고 연신 얼굴을 닦아냈다.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그는 국물까지 다 마셔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그는 "제 인생에서 먹은 것 중 가장 맵다. 사실 권하지 않는다."며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스웨덴 뉴스 채널 Expressen는 "덴마크인들은 비열한가 혹은 완벽히 합리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자들이 직접 해당 핵불닭볶음면을 조리해 시식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기자들은 매운맛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비속어를 사용하고 유제품과 물을 한참 들이마시는 모습을 보였다. 

 

불닭볶음면 제조사인 삼양식품은 이번에 덴마크 식품 당국에 반박 의견서를 내며 적극 대응 중이다. 삼양식품 측은 우선 "덴마크가 리콜 조치를 내린 제품들이 섭취해도 아무 문제 없는 정상적 제품들"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일 내놓은 의견서에서 "불닭볶음면은 전 세계 100여 국에 수출 중인 제품으로 각국의 식품법을 준수해 생산되고 있고 섭취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캡사이신 함량이 높다고 회수 조치가 내려진 것은 제품 판매가 시작된 이래 최초"라고 밝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마다 국내외에 팔리는 불닭볶음면만 연간 10억 봉지인데, 맵다고 사망한 사례 등 위급 상황은 단 한 건도 보고된 바 없다."며 "원래 매운맛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맵다고 리콜하니 다소 황당하다."고 밝히며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이번 덴마크의 리콜 요청이 오히려 불닭볶음면을 알리는 계기가 돼 삼양식품이 득을 볼 수도 있어 보인다. 구글 검색 트렌드에 따르면 전 세계 '불닭(Buldak)' 검색량은 이달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스웨덴을 포함한 세계 여러 방송 채널에서 기자들이 해당 제품을 시식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으니 놀라운 일은 아니다. '리콜'이라는 딱지가 오명으로 남을지, 아니면 이 논란이 불닭볶음면을 더 유명하게 만들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svt》 (2024. 6. 14.) Virala nudlar förbjuds i Danmark: ”Hela munnen brinner”, https://www.svt.se/nyheter/inrikes/virala-nudlar-forbjuds-i-danmark-hela-munnen-brinner

TV4 (2024. 6. 12.) Danmark förbjuder vissa chilinudlar: ”För starka”, https://www.tv4.se/artikel/2kRmHU3ec6ScyK43TDtfKS/danmark-foerbjuder-extremt-starka-chilinudlar

Expressen (2024. 6. 12.) Här testar vi de förbjudna nudlarna, https://www.expressen.se/tv/nyheter/sverige/har-testar-vi-de-forbjudna-nudlarna/

Aftonbladet (2024. 6. 12.) Här äter reportern nudlarna som är förbjudna i Danmark: ”Avråder”, https://tv.aftonbladet.se/video/371015/haer-aeter-reportern-nudlarna-som-aer-foerbjudna-i-danmark-avrader 

조선일보 (2024. 6. 27.) 불닭 리콜한 덴마크 당국 '덴마크인이 유독 매운 맛에 약해서가 아니라…', https://www.chosun.com/economy/weeklybiz/2024/06/27/HTKFPXEUINEQNH7KKILFRBQW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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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오수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 약력 : 현) 프리랜서 번역가, 통역사, 공공기관 조사연구원 전) 재스웨덴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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