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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각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소식부터 그 나라의 문화 소식까지 매일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인터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떠오르는 DJ 아니타 베 퀸(Anita B Queen)을 만나다

  • [등록일] 2025-01-30
  • [조회]1592
 

국적, 피부색, 언어만으로 정체성을 말하는 것이 어려워진 시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기반으로 DJ, 세셔트, 뮤지션, 연기자, 아티스트 자매김하고 있는 아니타 베 퀸(Anita B Queen)을 만났다. 

 


< 2023년 부에노스아이레스 히포드로모(Hipodromo)에서의 공연 사진  - 출처: 인스타그램 계정(@anitabqueen) >

 

아니타의 본명은 아니타 벨렌 김(Anita Belén Kim).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한국계 아르헨티나인 DJ이자 아티스트. 조부모 세대가 아르헨티나에 이민해 정착한 한인 3세다. 취미로 DJ를 배워 바에서 DJ 활동하기 시작해 부에노스아이레스 DJ 그룹 'Swerve' 에서 점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2024년 전 세계 음악가들의 성지인 NPR 'Tiny Desk'에 아르헨티나 뮤지션 카트리엘, 파코와 함께 출연한 공연 영상이 역대 최대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아르헨티나로 떠난 한인 이민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세실리아 강 감독의 영화 <장남>에서 주연을 맡아 연기하는  활동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아니타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 본명은 아나 벨렌 김이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께서 어려서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오셨어요. DJ로 활동해 왔으며 세션 음악가, 가수로도 다양한 음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영화에도 도전하며 여러 가지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나요? 

코로나19 전에는 이벤트나 행사 쪽에서 일했는데 그때 취미로 DJ를 시작했어요. 바와 소규모 공연장에서 음악을 틀면서 DJ로서 더 많은 기회를 얻었죠. 하지만 코로나19 봉쇄령이 떨어졌던 당시 속해 있던 부에노스아이레스 DJ 그룹 'Swerve'에서 정기 온라인 공연을 하면서 테크닉을 발전시키며 경험을 쌓고 인지도를 얻어 점점 공연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본격적으로 DJ로 활동하면서 국내외 페스티벌과 파티에서 저는 부르는 곳이 계속해서 늘어났어요. 카토(아르헨티나 트랩 가수 카트리엘*의 별칭)에서 협업 제안을 받으면서 최근에는 카트리엘, 파코(Paco)의 세션니스트로서 국내는 물론 해외투어를 다니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덕분에 저의 이름도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

* 카트리엘(Ca7riel)은 아르헨티나 트랩계에서 유명한 아티스트로 라틴아메리카 및 스페인어권 국가 2030 사이에서 잘 알려진 대표적인 트랩 아티스트

 

최근에는 한국계 아르헨티나 감독 세실리아 강의 영화에도 출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출연을 결심했나요?

세실리아 강 감독님이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장남>의 '릴라(Lila)'라는 주인공 역할 캐스팅 제안을 주셨고 그 계기로 출연을 결심하게 됐어요당시 카토와 파코의 해외투어 일정과 겹쳐 잠시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연기에는 늘 호기심이 있었던 만큼 새로운 분야를 직접 탐험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감독님이 제 경험을 반영해 캐릭터를 조정해 주신 덕분에 훨씬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었죠. 특히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간 한국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점에서 저와 저의 가족, 제 뿌리를 다시 한번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어릴 때는 한인 교회를 다니며 밴드 활동을 하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을 정도로 제 성장 과정에서 큰 울타리가 된 공간이 교회였는데, 어느 순간 저의 정체성 및 가치관과 충돌하면서 거리가 좀 멀어졌어요. 특히 교회와의 갈등은 제게 트라우마로 남기도 했고 한인 사회로부터 멀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하지만 이번 영화 작업을 통해 과거와 화해하고 제 뿌리에 대해 좀 더 다른 시선을 갖게 됐습니다. 

 

한국의 가치나 한국인으로서 경험이 예술가의 진로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예술이 정체성을 탐구하고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어요. 어렸을 때는 저도 초기 케이팝을 듣고 성장했고 그들의 음악에 영감을 받기도 했어요. 어느 순간 일렉트로닉 음악, DJ에 대한 열정을 확인하고 나서부터는 아르헨티나에서 남성 중심이었던 이 분야에서 DJ 아니타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는데 집중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는 일은 예술가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아르헨티나에서 제가 한국적인 콘텐츠로 현재의 위치에 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라도 한국의 미적 요소, 한국어를 통해 글로벌화된 예술 세계에서 저만의 스토리를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024년 10월 미국 라디오 NPR의 간판 프로그램인 <Tiny Desk>에도 출연하셨는데 그 경험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안을 받고 딱 15일 후에 워싱턴에서 촬영을 해야 하는 일정이었어요. <Tiny Desk>에 맞게 곡을 편곡하고 리허설을 하고 이틀 전 워싱턴에 도착했죠. 촬영 전날 하루 동안 저를 포함한 아르헨티나인 6인과 현지 아티스트와 함께 리허설을 하며 호흡을 맞췄어요. 정말 촉박한 일정이었지만 모두가 정말 실수 없이 잘 해내고 싶었어요. 다행히 그 결과가 너무 좋아서 감격스러웠죠. 

 

 

< 위 영상은 현재 2,000만 회 이상의 뷰로 'Tiny Desk' 영상 중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다 - 출처: 유튜브 계정(@nprmusic>

 

아시아계로서 현지에서 예술가로 활동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한류가 활동을 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활동 분야가 그래도 편견이나 차별이 적은 열린 분위기라서 사실 그런 어려움보다는 사회 전반에 존재하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여자 DJ들이 적어 남성 중심의 문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아요. 물론 예전에 비하면 케이팝이나 K-드라마, 한식 등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대체적으로 호감형으로 바뀌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건 맞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차별이라기보다는 한국에 대해 모르니 무지로 인한 오해가 있었고요. 현재 제가 속한 그룹이나 동료들은 저의 정체성이나 성향 등 가치를 공유하는 동료들이라 편하게 작업할 수 있어요. 

 

< 부에노스아이레스시 팔레르모에서 아니타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DJ로서 사람들이 제가 트는 음악에 맞춰 그때 그 순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행복하고 충만해져요. 제게 음악이 힘든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던 쉼터이자, 놀이터가 됐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같은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저와 에너지가 맞고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작업해야 제 자신도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지금까지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고 소수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편에 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요즘에는 그와 마찬가지로 음악산업에서 저만의 색을 구축하고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개인적으로 제 작업도 더 하고 싶어요. 현재는 1곡만 공개돼 있거든요. 2026년에는 DJ로서 두 번째 해외투어를 계획 중인데 지난 경험을 살려 여러 국가 출신의 아티스트과의 교류도 활발해졌으면 좋겠어요. 특히 한국에서도 더 많은 공연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연기자로서는 '릴라(Lila)' 이후로 더 독특하고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아직까지 아시아인에 대한 이미지가 고정돼 있는 경향이 강해서 그런 정형화된 이미지를 부수고 싶기도 하고요.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인스타그램 계정(@anitabqueen), https://www.instagram.com/anitabqueen/

유튜브 계정(@nprmusic), https://www.youtube.com/@nprmusic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약력 :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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