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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화 원장 이임 인터뷰〉
정길화 원장의 3년간의 발자취
글·정리 서병기 선임기자 (헤럴드경제 대중문화부)
[CULTURE AND INNOVATION] The unstoppable Korean Wave (Photo: Robert Hegedus)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정길화 원장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4월 14일 제2대 진흥원장으로 선임돼 취임식을 가진 후 만 3년만인 2024년 4월 26일에는 퇴임식이 열렸다. 이제 정 원장은 K콘텐츠 연구자, 한류 정책 연구자로서 활약을 시작했다.
정길화 원장이 MBC 시사교양 PD 시절부터 기자와 취재원으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던 필자는 정 원장이 진흥원장직을 어떻게 수행할지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정 원장은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K-컬처 시대'에 맞는 국제문화교류 전담기관으로서 진흥원의 미션을 착착 수행하고 많은 걸 이루고 이임했다. 특히 다양한 문화산업 국제교류를 통하여 국가간 문화교류 및 협력기반 조성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길화 원장은 지난 26일 오후 열린 퇴임식에서 '지구촌에 코비드 팬데믹이 엄습했으나 이 기간 중에 한류와 K컬처의 세계적 수용성은 더 늘어났다'면서 '앞으로 우리 진흥원은 전문성과 자율성을 신장해 국제문화교류와 한류 활성화 면에서 더욱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이임 소감을 밝혔다.
정 원장은 MBC에서 시사교양CP, 홍보심의국장, 중남미지사장겸특파원 등을 지냈고 제12대 한국PD연합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외국어대에서 ‘중남미 한류 팬덤 연구’로 언론학 박사를 취득한 이후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를 거치며 이미 콘텐츠 산업과 문화교류 분야 전문가로서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았다. 다음은 퇴임 며칠전 가진 정 원장과의 인터뷰다.
Q.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으로 3년 임기를 잘 마치시고 이임하시는데, 소감은?
네, 먼저 고락을 같이 한 우리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하 진흥원) 직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코비드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처우개선, 사기진작 등을 못해드려서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관계자, 운영대행사, 학계 연구자 등 모든 분에게 송구하고 감사합니다. 여러 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더 좋은 날은 오지 않은 미래에 있다”는 말로 삼가 위안을 삼고자 합니다.
Q. 2003년 아시아문화산업교류재단으로 출범해, 2004년 사업할 때부터 취재했는데요, 지난해에는 진흥원이 국제문화교류 전담기관으로서 20주년을 맞기도 했죠. 정 원장님이 보시기에 업무의 변화, 변천사를 살펴보신다면...
(2003년부터 계산해서 창립 20주년이고, 국제문화교류전담기관은 2018년부터입니다)
진흥원의 연혁을 보면 2003년 아시아문화산업교류재단으로 출범해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등을 거쳐 2018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으로 명칭이 변경됐습니다. 이들 이름에는 당시의 인식과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2003년은 한류가 발흥하던 시기였지요. 1997년에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2003년에 〈겨울연가〉가 각각 중국과 일본에서 히트를 치던 시기로, 바야흐로 한류가 꽃을 피우던 무렵입니다. ‘아시아문화산업교류재단’이라는 이름을 보면 당시 한류의 권역을 아시아권으로 생각했던 같고요. 혐한류, 반한류를 고려해 진흥원 초기부터 아시아송페스티벌을 주최하게 됩니다.
이후 ‘문화산업교류재단’ 시절에는 한류를 문화이자 산업으로 인식하면서 교류의 창구, 나아가 허브를 지향하는 단계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이 시기에 코피스 해외통신원과의 만남을 계기로 'KOFICE'라는 영문 이름으로 먼저 재단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2011년에 MBC 중남미지사장겸특파원으로 브라질 상파울루에 주재를 했는데 현지의 코피스 해외통신원이 MBC지사를 취재하고 저도 코피스가 브라질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귀국 후에는 〈한류백서〉 집필진으로 참여하기도 했구요.
그러다가 2018년에 들어 문체부의 국제문화교류전담기관으로 지정이 됩니다. 국제문화교류진흥법에 의거해 각종 수교계기 기념행사를 주관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령 10년 단위로 정주년을 맞는 수교 국가와의 문화교류 행사를 맡으면서 전문성이 강화됩니다. 이 시기에 나온 진흥원 발간물 중에 〈한류에서 교류로〉라는 책이 있는데 당면한 국제문화교류를 잘 하고 싶은 진흥원의 진심이 엿보입니다.
이렇게 기관의 명칭을 통해 업무의 변천사를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Q. 아송페, ‘동반성장 디딤돌’ 사업, ‘아우르기’ 한미 수교 140주년 행사(2022년) 등등 중요한 문화행사와 문화교류사업을 추진해오면서, 진흥원이 앞으로 가야될 방향이 어떤 것이라고 느끼시는지요. 로즈베리, 스타비 등 저도 취재했던 동반성장디딤돌 그룹들이 기억에 나는군요. 다양한 이런 문화행사들 중 일부는 예산이 반영되지 못해 중단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는데...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한류의 세계적인 활성화와 저변확대에 진흥원이 기여했던 바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항간에 한류의 일방주의나 상업주의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았는데, 공공 부문에 있는 진흥원이 이런 부분을 완화해 주거나 불식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린 아시아송페스티벌을 필두로 초기부터 아시아드라마컨퍼런스, 융합한류 해외진출 기반조성 등의 사업을 했습니다.
또한 동반성장디딤돌, 민관협력 해외사회공헌, 문화잇지오 등의 사업을 했는데 대부분 수익논리가 아닌 지원과 협력에 방점을 두는 사업들입니다. 이익을 내야 하는 민간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지요. 이들 사업들은 진흥원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잘 맞는다고 생각해 제가 각별히 챙기고 애정하던 프로젝트들입니다. 성과도 좋았다고 자부합니다. 다만 지적하신 대로 2024년 예산에서 이들 사업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로즈베리, 스타비 현장에 오시고 기사도 많이 써 주셨는데 송구합니다.
Q. 한류의 부정적인 인식이나 부정적 현상을 극복하려면, 또 K-콘텐츠 제작에서 조심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긍정적 한류를 지속시키는 힘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류의 부정적인 인식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일부에서 드러나는 상업주의와 일방주의로 인한 현상들입니다. ‘빨리빨리’ 혹은 ‘먹튀’ 같은 것인데 한류의 수용자들에 대한 겸손함과 진정성이 부재하고 시장만능주의로 갈 때 이런 현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려는 취지에서 2015년부터 국내에 있는 주한외국인유학생을 상대로 한 ‘문화탐방단 아우르기 사업’이 시작되고, 2017년에는 ‘착한 한류 민관협력 프로젝트’라는 사업이 등장합니다.
제가 부임한 2021년부터는 동반성장디딤돌, 신한류문화다리(나중에 ‘문화잇지오’로 변경)와 같은 사업을 기획합니다. 전자의 경우 주로 아시아권에서 신진 아티스트를 초청해 국내 K팝 시스템에서 연수를 하는 프로그램이고요, 후자는 혐한류 지수가 높은 나라들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이들 국가의 문화에 대한 수용성을 보여주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들 기획은 한류의 일방주의를 극복하고 나아가 산업적으로 문화적으로 한류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K콘텐츠에서 유념해야 할 점은 전(全) 지구적 이해와 배려의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한국에서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면 바로바로 전 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문제가 되는 내용이 있으면 이전과 다른 확산성과 파괴력을 가지게 됩니다.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은 일종의 B2C 방식으로 시청자에게 거의 실시간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필터링되고 여과될 시간이 없습니다. 사전에 미리부터 조심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인종, 젠더, 세대 등 갈등 요소가 첨예하게 분출되는 상황에서 드라마 등에서 이를 정교하게 다루지 않을 경우 곤란한 일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다른 문화에 대한 편견을 담은 인종 차별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방송될 경우 K콘텐츠가 가장 경계해야 할 ‘혐한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문화권의 콘텐츠에 담긴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콘텐츠에 잘못 사용하는 ‘문화 전유나 도용’ 현상은 한류가 양적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질적인 성숙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입니다. 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제 문화의 정경이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Q. K-팝, 영화, 드라마 등이 K-컬쳐로 확장되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지만 게임, 웹툰도 시장규모 등등에서 만만치 않죠, 지역적으로, 장르적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까요?
문화취향과 수용성은 동일 권역에 있는 국가간에도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진흥원이 매년 해외한류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데 한류현황지수와 한류심리조사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2023 해외한류실태조사〉를 보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UAE 5개국이 한류현황지수 결과 ‘한류 대중화단계’로 파악됩니다. 한류심리조사로는 인도, 태국, 튀르키예가 고성장그룹에 들어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동북아, 동남아, 미주, 유럽 등의 권역으로 한류 확산 수준을 구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개별 국가에 대해 심지어 지역에 대해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은 결국 정보와 협력 기반입니다. 다양한 문화 장르에 호환가능한 국가별 정보를 수집해 국내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동시에 예술적 혹은 산업적 협력 파트너를 연결해주는 정책적인 노력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Q. K-드라마, 영화는 오징어 게임. 기생충, 우영우 등 소위 대박 콘텐츠들이 나왔습니다. 원장님은 ‘오징어게임과 콘텐츠 혁명’이라는 책도 공동집필하셨는데, K-콘텐츠의 인기비결은 무엇이며,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혁명〉은 2021년 공전의 히트작인 〈오징어 게임〉의 성공요인을 여러 전문가와 함께 공동집필한 책입니다. 저는 이 책에서 드라마의 성공 비결을 친숙한 놀라움 즉 익숙한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이른바 MAYA(Most Advanced Yet Acceptable) 법칙에서 찾았습니다. 특히 등장인물에 핍진성을 부여한 서사의 힘을 주목했습니다.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위력을 강조한 필자도 있습니다. 〈오징어게임〉이 론칭된 2021년 9월 17일은 K콘텐츠의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날이지요.
여기서 다시 해외한류실태조사를 보면, K콘텐츠 선호 요인으로는 외모적 선호, 창의적이고 다양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한국 생활문화에 대한 간접적 경험 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해외 주류 시장에서는 새로운 장르로, 인접 시장에서는 익숙하면서 세련된 장르로 인식되어 수용성이 높은 이유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K콘텐츠는 더 많은 국가에서 인기를 얻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를 더 안정적이고 지속시키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한류에 대한 획일화, 식상함, 상업성, 비윤리적 경영 등 지속해 대두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업계와 정부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콘텐츠는 창·제작자가 만든다는 것입니다.
Q. 진흥원은 매년 해외한류실태조사를 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다년간 조사를 통해 한류의 방향을 잡아본다면?
K콘텐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인 만큼 트렌드를 파악하기 매우 용이합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는 K팝, 드라마, 게임 중심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과 소비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K콘텐츠 전 장르에 대해서 해외 접근성을 높이고 이용 편의성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한 지점일 것입니다.
국가별로 한류 확산의 수준 또한 매우 다릅니다. 이러한 수준에 따라 전략을 차별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국가별 정밀한 조사와 정보 습득이 중요한데, 정부가 해외 현지에 콘텐츠기업 지원사무소를 설치 운영하는 것도 바로 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시행하는 콘텐츠진흥원의 역할과 활약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한류에 대한 해외의 소비 규모와 선호 수준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습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그 상승의 수준이 둔화되는 현상이 종종 관찰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작년에는 일부 지표들이 감소하는 상황들도 있었습니다. 여러 이유가 상존하지만 그중에서도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한류라는 개념은 국가적 정체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콘텐츠에 대한 인식과 소비 행위가 한국에 대한 평가와 연관성을 가지게 됩니다. 그 효과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동전의 양날과 같겠지만, 그럼에도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 한류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콘텐츠 자체만으로 새로운 트렌드와 장르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한류의 지속가능성 여부가 한류담론에서 가장 큰 관심사이자 과제가 아닐까요.
Q. K-콘텐츠가 민간 영역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습니다. 음악 콘텐츠 기업인 하이브는 대기업 진입을 바로 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런 민간 영역 산업을 어떻게 보시면서, 또 진흥원이 해야 할 일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말씀해주세요.
우리 기업의 국제적 활약을 보면서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응원하게 됩니다. 진흥원은 기업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곳은 아닙니다. K-콘텐츠에 대한 산업으로서의 진흥은 예의 콘텐츠진흥원(KOCCA)에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흥원은 문화교류를 통해서 우리 문화에 대한 해외 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곳입니다. 이 노력은 K콘텐츠에 대한 해외수용성을 높이고 간접적으로 콘텐츠 기업이 해외에서 성과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변 확대, 분위기 조성 이런 것이지요.
아이러니하게도 한류 확산은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과 비례적 관계를 갖습니다. 즉, 한류가 국가적으로 확산할수록 한류를 싫어하는 목소리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문화교류, 문화ODA, 공동창제작 지원 등 우리 진흥원이 추진하는 사업들은 일방향적이 아니라 상호이해와 동반성장의 가치를 기반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상쇄하는 측면에서 나름대로 기여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짐과 동시에,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와 책임이 의무적으로 부여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타국에 대한 이해,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한류에 대한 식상함, 획일화, 상업성 등 부정적 인식의 요인들을 타개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정길화 원장님은 진흥원 원장으로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 잘한 것, 보람 느끼는 것, 아쉬운 것 등등을 말해주세요.
제가 부임한 2021년 4월은 코비드 팬데믹이 엄중했던 시기입니다. 초기에는 많은 사업과 행사들을 비대면으로 전환했고 점차 대면을 병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준비할 게 늘어나고 업무량이 증가하면서 우리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문체부가 주최하고 진흥원이 주관하는 한미수교 140주년(2022) 한중수교 30주년(2022), 한영수교 140주년(2023) 등 수교계기 기념행사를 비롯해 멕시코 세르반티노 축제(2022), 영국 에든버러국제축제(2023)에 주빈국 또는 중점국가로 참가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 한국문화축제, 아시아송페스티벌, 생활문화한마당 모꼬지 등 한류 활성화를 위한 사업들도 주관했는데요. ‘동반성장 디딤돌’ 사업을 통해 한국에서 K팝 연수를 한 태국의 아티스트 로즈베리, 인도네시아의 스타비는 해당국에서 신예스타로 떠올랐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제가 각별히 애정하여, ‘한류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로 명명한 지역문화 국제교류 지원, 동반성장디딤돌, 민관협력 해외사회공헌, 아우르기, 해외 한류 커뮤니티 지원 등 5개 사업이 모두 일몰(日沒) 처리되어 이들 다섯 손가락은 지금도 아픕니다.
2023년에는 창사 20주년을 맞아 기념 엠블럼을 제정하고 기념일 지정 및 20주년 백서를 발간했습니다. 지난해 한국공공브랜드진흥원이 주관하는 ‘한국공공브랜드대상’에서 문화부문 대상을 수상한 것은 보람으로 남아 있습니다.
재임 중 위상강화, 역량강화, 소통강화, 복지강화를 위해, 그리고 윤리경영과 책임경영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진흥원은 6월에는 10년간 정들었던 DMC 첨단산업센터 시대를 마감하고 인근 더팬 빌딩으로 사무실을 이전합니다. 소망하기로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새 사옥에서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맞을 수 있기 바랍니다. 그러고 보니 ‘산업’과 ‘팬덤’을 아우르는 것이 진흥원의 숙명처럼 느껴지네요.
Q. 정 원장님,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MBC에서 교양 PD로 〈세상사는 이야기〉, 〈인간시대〉, 〈PD수첩〉,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 연출했습니다. 그중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반민특위’ 편은 본방송 이후 5번이 재방송되어 ‘6방 프로그램’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래 뵈어도(?) ‘6방 피디’입니다(웃음). 2005년 멕시코 한국인 이민 100주년 특집 〈에네껜〉은 멕시코 현지 채널을 통해서도 두 차례 방송되었습니다. 일찍이 방송콘텐츠의 국제교류를 실현한 셈이지요.
자랑을 해서 송구합니다. 마지막이니 용서해 주신다면... 저는 프로그램 창·제작, 콘텐츠 비즈니스 유통, 중남미 한류 팬덤 박사논문으로 한류 연구 등의 이력에 더해 지난 3년간의 진흥원장직 수행을 통하여 행정과 정책에도 일정한 경험 요소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원장직이 끝나는 5월 1일 이후에는 더 배우는 자세로 임하여 K콘텐츠 연구자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동안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파이팅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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