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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각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소식부터 그 나라의 문화 소식까지 매일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기타][기타통신원]소위 ‘한류(韓流)’라는 것에 대해

  • [등록일] 2005-04-01
  • [조회]4190
 

나는 1년을 거의 대부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시간을 보낸다. 동남아시아란 쉽게 말해 중국, 한국, 일본을 축으로 한 동북아시아 지역과 중국의 북서부 지역 구소련 접경지역, 옛 실크로드 지역 중앙아시아를 제외한 아시아 대륙 동남부에 위치한 나라들을 일컫는다.

누가 뭐라 해도 동남아시아의 허브는 태국의 수도인 방콕이다. 서구 쪽에서 아시아로 들어올 때 관문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방콕이고 실제로 방콕에서 인근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인 하노이, 호치민 시, 비에티안, 프놈펜 그리고 앙코르와트가 있는 캄보디아의 시엠레아프 등 인도차이나 국가들이 비행기로 적게는 45분, 멀게는 2시간 남짓 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아래로는 싱가포르, 콸라룸푸르가 1시간내 거리에 있고 2~3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자카르타, 발리 섬이 있는 덴파사,그리고 스리랑카의 콜롬보까지 거의 커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인도, 파키스탄, 네팔까지 모두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어 이 지역의 Hub base로 이용하는데 가장 적합한 곳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 지역에서 무엇을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나는 직업적인 여행가도 아니고 오지 탐험을 하는 탐험가도 아니다. 그렇다고 사업을 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도 아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시민단체 활동가다. 바로 NGO Activist다. 내가 주로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분야는 인권이다. 이 지역에서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나를 'Human Rights Activist'라고 부른다. 

지난 7~8년 동안 나는 이 지역을 중점적으로 돌아다니며 한국의 민주화 운동사와 그 과정에서 도저히 비켜 갈 수 없는 1980년 5월 광주 민중항쟁이라는 텍스트를 가지고 이 지역 인권단체의 무수한 워크숍, 세미나, 심포지움 그리고 컨퍼런스 또는 일선 투쟁현장에서 우리들의 경험을 그들과 공유함으로써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작업을 하고 있었고 그 프로젝트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어쩌면 한국의 연예인들이 이 지역에서 소위  "Korean Wave" 또는 "Korean Fever" 로 알려진 '한류'가 일어나기 전에 또 다른 형태의 한류를 일으키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렇다. 한류란 연예인들만이 일으킬 수 있는 건 당연히 아니다. 잘 나가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의 상품으로도 한류를 일으킬 수 있고, 유명한 석학의 지식공장에서 창출된 사상이나 새로운 논리개발로 한류를 일으킬수 있으며 정치권에서 혁명적인 제도를 창출해 여타 국가들이 따라한다면 그것도 한류라고 말할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지역에서 일하면서 체험적으로 느끼는 것은 한국이 지역의 모든 나라들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태국을 제외한 이 지역의 모든 나라들이 모두 식민지 경험이 있고 한국이 지난날 겪었던 전쟁과 가난 그리고 독재와 부패의 연장선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해 그야말로 질곡의 터널에서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어떻게 연명해 가는 일반 대중들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역사인식이 있고 사회변혁운동에 관심있는 식자층이나 시민단체 활동가들 눈에 비친 한국은 그야말로 환상의 대상이요, 그들의 카타르시스다. 그 짧은 시간에 경천지동 수준의 역동적인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의 모습에 그들은 말을 잃을 정도다. 단연코 이야기 하지만 이것은 절대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다. 비단 정치적인 자유 그리고 경제적 수준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것이 아니라 (물론 이 두 요소는 이러한 획기적인 변화의 필수요건이긴 하지만) 문화적으로도 그들을 압도할수 있는 한국 젊은이들의 창의성에 할말을 잃는 것은 사실이다.

그들의 끊임없는 질문의 요체는 어떻게 그렇게 짧은 기간에 이러한 변화가 가능하냐는 것이다. 전쟁, 가난, 독재, 부패로 얼룩졌던 불과 얼마 전까지 우리의 자화상은 이제 인권과 민주주의, 현대 자동차, 삼성의 애니콜 휴대폰, LG의 휘센 에어콘 등의 발전적인 모습으로 변모되었고, 이와 함께 한국의 무수한 영화 포스터를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으며 <겨울연가>, <대장금> 방영 시간대에 거리가 썰렁해지는 동남아 대도시들의 풍경은 더이상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획일적으로 어느 한 부분에만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와 입체적인 접근으로 현재의 파고를 뛰어 넘는 더 큰 웨이브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이 우리 젊은이들에게 있다고 나는 확신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몹쓸 통제문화의 벽이 하루가 멀다 하고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현시점에서 내가 어떤 계량적 사실로 뒷받침 할 수 없어 안타까운 실정이나, 내가 이 지역에서 체험적으로 느끼고 있는 사실은 21세기의 아시아는 특히 정치, 경제, 문화 부분에서 세계의 각축장이 될 것이고 한국이 살아 남을 수 있는 보고가 바로 이 지역이라는 생각 때문에도 이곳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새로운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편승한 한국의 기업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다만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들의 쾌재만이 아니고 한국의 새로운 이미지를 벤치마킹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 이제 이러한 모멘텀을 계속 유지하고 새로운 웨이브를 창출하기 위해 어디선가 꾸준히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전략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팀이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발판으로 이 분야에 뛰어든 것이 KOFACE가 아니겠는가?
아시아문화산업교류재단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크다.

                                                                                  글 : 서유진(동남아지역 통신원)


-글쓴이 서유진은 전주태생이나 현재는 미국국적을 갖고 동남아 지역에서 NGO활동의 일환으로 현지 인권 사회조사 활동 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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