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전체 검색영역
  • Twitter
  • Facebook
  • YouTube
  • blog

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각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소식부터 그 나라의 문화 소식까지 매일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패션업계의 악동 알렉산더 맥퀸 전시회로 만난다

  • [등록일] 2022-05-31
  • [조회]358
 

지난 4월 24일 LACMA에서 개막한 <리 알렉산더 맥퀸: 마음, 신화, 뮤즈(Lee Alexander McQueen: Mind, Mythos, Muse)> 전시회는 ‘패션업계의 악동’이라고 불리던 영국의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에 대한 회고전으로 그의 삶과 패션 철학, 그리고 작품들을 미술사의 맥락에 맞게 전시해 한 눈에 볼 수 있게 기획됐다. 이 전시회는 10월 9일까지 LACMA의 레스닉 파빌리온(Resnick Pavilion)에서 계속된다. 

 

활동하기에 편하고, 부담 없는 옷을 선호하다 보니, 지나치게 장식적이거나 존재를 압도하는 옷이 대부분인 패션 브랜드, 또는 패션쇼 등에는 좀처럼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그래서 알렉산더 맥퀸이라는 디자이너에 대해서도 그다지 아는 바가 없었다. 코코샤넬도 아니요, 크리스찬 디오르도 아닌, 젊은 이들에게 인기 있는 스니커즈 하나로 유명한 알렉산더 맥퀸에 대해 LACMA가 전시회를 한다고 했을 때 '뜨악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알렉산더 맥퀸은 과거 한국 아이돌 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하는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했었고, 2003년 CFDA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수상했으며, 끊임없이 화려하고 흥미로운 옷을 만들었다. 전시를 돌아보면서 작품이라 할 만한 그의 옷들은 수많은 예술 작품과 다양한 문화에서 영감을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전시는 신화(Mythos), 패션으로 표현된 내러티브(Fashioned Narratives), 테크닉과 혁신 (Technique and Innovation), 그리고 진화와 실존(Evolution and Existence) 이라는 4개의 커다란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다. ‘신화’ 부문은 알렉산더 맥퀸이 패션에 대한 영감을 신화와 종교적 신념 체계에서 어떻게 얻었는지를 살펴본다. ‘패션 내러티브’ 부문은 그가 티베트를 거쳐 시베리아를 건너 일본으로 갔던 여행에서 얻은 아이디어들을 보여준다. 이 섹션에 전시된 시베리아 의상은 어찌나 한복을 닮았던지, 그가 극동 지역의 옷과 섬유, 예술 작품에서 영향을 받으면서도 한국의 패션과 문화는 왜 놓치게 되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진화와 존재’ 부문은 그가 삶, 자연, 진화, 죽음의 순환에 대해 얼마나 매혹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기술과 혁신’ 부문에서는 그가 견습생 시절부터 얼마나 완벽함을 추구했었는지를, 그리고 레이저 커팅과 디지털 프린팅 등 옷을 만들 때에 얼마나 새로운 첨단기술을 사용했는지를 보여준다. 패션 매장이 아닌 뮤지엄 전시 공간에서 만나는 그의 옷들을 보면서 맥퀸에게 다가왔던 삶과 예술의 주제들을 헤아리고, 그런 주제들을 보이는 무언가로 만들어낸 장인으로서의 그의 진지함에 경의를 표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알렉산더 맥퀸이 직접 디자인한 70개 이상의 드레스와 옷들을 포함해 뮤지엄의 회화, 직물, 의상, 사진, 조각 등 총 200여 점의 작품들이 대화하듯 함께 전시되어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LA에 거주하고 있는 수집가 레지나 제이 드러커(Regina J. Drucker)가 가장 큰 기여를 했다. 알렉산더 맥퀸의 예술 작품과 같은 옷들을 그녀의 관심으로 인해 비로소 빛을 발했다. 

 

안타깝게도 알렉산더 맥퀸은 현대를 사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우울증 끝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는 해골 문양의 디자인을 세상에 내놓으며 죽음을 친숙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를 라거펠트는 “맥퀸의 디자인에는 늘 죽음에 대한 동경이 서려 있었다.”라고 말했었고 맥퀸 자신도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죽음에는 생명이 있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그 생명을 축하하는 것이 아닐까. 

 

알렉산더 맥퀸의 전시회를 돌아본 후 그의 이름을 딴 브랜드에 대해서도 사뭇 다른 시각을 갖게 됐다. 이제까지는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값비싼 옷을 몸에 걸침으로써 개인의 정체성은 내동댕이치고 스스로를 자본주의의 속물로 전락시킨다는 비판의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왔었지만, 전시회를 다녀온 후에는 디자이너의 비전과 창의성, 그리고 삶을 응축시킨 작품으로서의 패션을 대할 수 있게 되었다. 전시회에서는 그의 패션쇼를 보는 것처럼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바바라 살라자르(Bárbara Salazar)의 음악도 함께 즐길 수 있어 눈과 귀가 함께 즐거웠다. 

 


<리 알렉산더 맥퀸 전시회에 진열된 드레스들>

 


<1960년대의 드레스. 알렉산더 맥퀸의 작품과 비교해볼 수 있다>



<투우를 주제로한 알렉산더 맥퀸의 드레스들>

 


<한복과 매우 비슷한, 시베리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운동복 기능을 지닌 알렉산더 맥퀸의 작품들>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이미지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  
  •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  
  • 덧글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