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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각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소식부터 그 나라의 문화 소식까지 매일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여성의 날을 맞이한 칠레 여성들의 특별한 행진

  • [등록일] 2021-03-15
  • [조회]132
 

2021년 3월 8일 월요일마스크를 쓴 수많은 여성들이 산티아고 한가운데 이탈리아 광장(plaza italia)에 모였다. '노스 마탄(Nos matan, 그들은 우리를 죽이고 있다)'이라는 문구가 행진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 뚜렷이 보인다매해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로, 1857년 3월 8일 뉴욕 직물 공장에서 온 수백 명의 여성이 저임금에 맞서 행진한 날을 시작으로 만들어졌다이날 행진에 참여한 인원은 산티아고 시내에서만 추산 50만 명에 이른다예년 대비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코로나19가 나날이 기승을 부리는 산티아고 상황을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로 많은 숫자다.

 

<행진에 참여하는 여성들 칠레 여성의 날 코디네이터 페이스북(@coordinadorafeminista8M)>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많은 나라들이 경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칠레도 예외는 아니다특히 칠레 산티아고는 2020년 5월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세를 꺾고자 약 6개월 동안 전면 락다운을 실시한 바 있다이동안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었고아이들이나 노인들에 대한 돌봄 노동은 여성들에게 떠맡겨지기 십상이었다동시에 가정폭력 범죄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여성 폭력에 저항하는 칠레 네트워크'(Red Chilena, 레드 칠레나)에 따르면 페미사이드즉 여성혐오적 동기로 인한 남성의 여성 살해 범죄는 2020년 한 해에만 151건에 달한다고 한다여성에게 가해지는 살해와 폭력의 종식을 요구하는 칠레 여성들의 행진이 단순한 행진 문화를 넘어 절박한 외침으로 보이는 이유다. 3월 8일 여성의 날 행진을 주도하는 페미니스트 코디네이터 8M 홈페이지 관리자는 우리는 우리가 살고 싶은 삶을 위해 싸우고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우리를 가난하게 만드는 위태로운 상황을 끝내기 위해 거리에서 다 함께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의 목소리입니다.' 문구를 들고 있는 행진 참가자 출처 칠레 여성의 날 코디네이터 페이스북(@coordinadorafeminista8M)>

 

칠레 여성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예전부터 이어져 왔는데, 2019년 11월 25일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에 열린 퍼포먼스 또한 전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칠레 최대 항구도시인 발파라이소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 그룹 '라스테시스(Las Tesis)'가 만든 퍼포먼스는 칠레에 이어 남미의 다른 많은 나라로 퍼져 동조 시위를 일으키기도 했다눈을 가리고 손으로 앞을 가리키며 '내 잘못이 아니다내가 어디에 있었는지어떤 옷을 입었는지는 내 잘못이 아니다성폭행범은 바로 당신이 상황을 묵과하는 국가가경찰이당신이 강간범이다'라고 말하는 강렬한 퍼포먼스는 온라인을 통해 퍼져나갔고순식간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네가 가는 길에 있는 강간범(Un violador en tu camino) 퍼포먼스 출처 유튜브 채널 피에스타TV’(@Es Mi Fiesta TV)>

 

행진은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되었지만각종 시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바케다노(Baquedano) 장군의 동상이 도화선이 되어 대치가 이어졌다작년 칠레 시위에서 통신원이 소개한 바 있는 바케다노 동상은 모든 시위와 행진의 중심지인 플라자 이탈리아(Plaza Italia)의 한가운데 있는 동상으로시위로 사람들이 많이 모일 때마다 각종 그래피티와 페인트로 뒤덮여 매번 모습을 바꾼다이번에도 시위가 진행되며 8M(March 8, 3월 8일 여성의 날을 나타내는 글자등의 글자가 동상을 뒤덮었고행진 참가자들 중 일부가 바케다노 동상에 올라가자 이에 반대하는 두건을 쓴 남자들이 동상을 끌어내리려는 시도를 하다가 경찰의 대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동상에 글자를 쓰고 올라가는 행진 참가자들 출처 칠레 여성의 날 코디네이터 페이스북(@coordinadorafeminista8M)>

 

칠레의 코로나19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여성의 날 행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았다현재 칠레 산티아고의 전 지역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2단계로 상향 조정되었다매일 5천 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응급실도 93.3퍼센트로 포화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2단계에 진입하면 산티아고 모든 지역의 사람들이 주말에 집 밖을 나갈 수 없다매일 밤 10시부터 오전 5시 30분까지도 통금시간이 적용되어 외출이 불가능하다행진을 주최하는 측에서는 모두가 손 소독제를 사용하고 거리를 두며 행진하자는 목소리를 냈지만, 50만 명의 군중 속에서 거리 두기가 지켜질 리 만무하다평화를 향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코로나19에 감영될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위험한 행진의 날이었다.

 

※ 참고자료

http://www.nomasviolenciacontramujeres.cl/

https://www.facebook.com/coordinadorafeminista8M/

https://www.adnradio.cl/nacional/2021/03/07/8m-en-chile-estas-son-las-actividades-convocadas-para-el-dia-de-la-mujer.html

https://www.t13.cl/noticia/nacional/manifestaciones-distintos-puntos-pais-dia-mujer-08-03-2021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이희원[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칠레/산티아고 통신원]
  • 약력 : 전) 로엔엔터테인먼트(카카오M) 멜론전략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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